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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대통령은 자기 위해 개헌하는 대통령"
참석자들 "결단 성사됐으면 좋겠다" 덕담



*사진설명 :ⓒ연합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0일 낮 임채정(林采正) 국회의장, 이용훈(李容勳) 대법원장, 한명숙(韓明淑) 국무총리, 고현철(高鉉哲) 중앙선관위원장 등 4부 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날 오찬은 노 대통령의 전날 4년 연임제 개헌 제안에 대한 각계 의견수렴의 일환으로 이뤄진 첫 자리로,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노 대통령은 개헌 제안의 취지와 배경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고, 참석자 대부분은 이에 대폭 공감을 표시하면서 "이미 결단했으니 성사됐으면 좋겠다"는 식의 덕담을 주로 건넸다고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개헌 제안 취지를 설명하면서 "임기중에 할 일을 안했다는 심적 부담과 책무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한 뒤 "이번 개헌 제안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쁜 대통령'은 자기를 위해 개헌하는 대통령이다. 이번 개헌은 나를 위한 게 아니라 차기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자신을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공격한 박근혜(朴槿惠) 전 한나라당 대표와 장기 독재를 위해 3선 개헌을 했던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참석자들은 노 대통령에게 `개헌 내용은 공감하나 현정부에서의 개헌은 반대'한다는 시중 여론조사 결과를 공통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채정 의장은 "4년 연임제는 광범위한 공감대와 필요성이 널리 인식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기적으로 본다면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찬반간에 정략적 접근이 아닌, 토론이 이뤄져서 국민이 이 문제를 진지하고 깊이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으면 한다"며 "가능하면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고,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명숙 총리는 "저는 시기가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다음 정부에서 개헌을 하게 되면 다음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가 임기를 1년 줄이겠다는 공약을 해야만 가능하다. 그건 굉장히 무리수가 따르고 후보들이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는가를 보면 지금이 가장 적기임을 국민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윤승용 수석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개헌을 명시적으로 지지하는 것과 식사자리에서 한 덕담 수준은 구분했으면 좋겠다"며 "참석자 중 누구도 개헌에 대해 `찬성' `지지'라는 표현을 안썼다"고 언급,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했다.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헌법기관장인 이용훈 대법원장과 고현철 중앙선관위원장은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매스컴을 통해 이미 알려진 개헌에 대한 여론을 전달하고 덕담을 건네는 것 외에는 개헌 문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법원장은 "여론조사 결과나 여론을 보니 4년제 연임 개헌의 필요성은 대부분 공감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시기 문제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같다"며 "좀 더 설득이 필요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현 정부에서의 개헌은 반대한다'는 의견이 다수인 여론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고 선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현행 국민투표법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법 개정 필요성을 개진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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