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를 들고 휴대전화 대리점에 침입해 돈을 빼앗은 강도가 수백m 를 달아나다 추격해온 용감한 시민들에 의해 붙잡혔다.
9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후 7시30분께 서울 성북구 장위동 한 휴대
전화 대리점에서 "강도야"라는 외침이 터져나왔다.
이 소리를 들은 사람은 건너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양모(46)씨와 길을 지나던
권모(48)씨.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30대 남성이 뛰쳐나와 급히 도망가고 있었고 가게 안을 들
여다보니 주인 왕모(28)씨가 손과 발이 묶인 채 소리를 치고 있었다.
도망가던 범인은 특수강도죄로 복역한 뒤 작년 8월말 출소한 오모(32)씨. 오씨
는 손님으로 가장해 휴대전화 대리점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강도로 돌변, 왕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76만원을 훔친 뒤 도주 중이었다.
양씨와 권씨는 도망가는 오씨를 200m가량 뒤쫓았고 골목길에 들어선 오씨가 갑
자기 돌아서 흉기를 휘두르자 격투가 벌어졌다.
격투 과정에서 양씨는 오른쪽 어깨에, 권씨는 볼에 상처를 입었지만 결국 흉기
를 빼앗고 오씨를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양씨는 경찰에서 "강도라는 소리를 듣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쫓아갔다. 흉기를
휘두르자 겁도 났지만 나 말고도 다른 시민이 함께 강도에 대항하고 있다는 생각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10일 오전 서울경찰청에서 포상식을 열고 양씨와 권씨에게 `용감한 시민
상'을 시상하는 한편 각각 100만원의 신고보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씨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