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트럼프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이 이란 전쟁과 핵 문제를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보유를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사안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강조한 반면, 교황은 전쟁 자체에 대한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이란 핵무기 보유 불가… 세계 전체 위협하는 문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교황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고 하는 성명을 냈다”고 주장하며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황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나도 교황이 하고 싶은 말을 하길 바라지만, 나는 그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교황과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내게는 반대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레오 14세 교황을 향해 “교황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선 안 된다는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비판적 메시지를 이어갔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교황이 있는 이탈리아를 포함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곤경에 처할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문제를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닌 국제 안보 질서 전반을 흔드는 구조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핵 확산이 현실화될 경우 중동을 넘어 유럽과 서방 전체로 불안정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또 “핵 보유를 사전에 차단하지 않을 경우 더 큰 군사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핵 억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핵 개발을 방치할 경우 오히려 장기적으로 더 큰 전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선제 억지’ 인식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교황과 다투는가”라는 질문에 “나는 옳은 일을 해야 하고, 교황은 이란이 지난 몇 달 동안 4만 2000명 이상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교황의 형 루이스 프레보스트가 ‘열렬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라고 언급하며 “나는 교황과 아무런 원한이 없고 그와 싸우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발언 수위를 일부 조절하면서도, 이란 핵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할 수 없는 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교황 “폭군들이 세계 유린… 신의 이름으로 전쟁 정당화 안 돼”
같은 날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에 아프리카 카메룬 바멘다를 찾아 “한줌의 폭군들이 세상을 짓밟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종교와 신의 이름을 군사·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작하는 이들에게 화가 미칠 것”이라며 전쟁을 정당화하는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신성한 것을 암흑과 오물 속으로 밀어 넣으면서 종교와 신의 이름을 자신의 군사·경제·정치적 이익을 위해 조작하는 이들에게 화가 미치리라”라 비판했다.
또 “전쟁의 달인들은 파괴는 한 순간이지만 재건에는 한평생이 걸린다는 사실을 외면한다”며 “살인과 파괴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도 치료와 교육, 복구에는 같은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황은 특히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폭력과 공포를 통해 질서를 세우려는 시도는 결국 더 큰 혼란을 낳는다”며 군사행동 자체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이날 교황의 발언은 종교 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강한 수위의 정치적 메시지로, 이란 전쟁을 둘러싼 국제 정세 속에서 특정 국가의 안보 대응을 비판하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외신들은 이를 미국 정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핵 위협에 대응하는 현실적 안보 조치를 종교적·도덕적 잣대로 평가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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