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기사는 뉴탐사 측과 특약으로 뉴탐사의 기사 ‘한동훈 10억 손배소 선고 앞두고 '친윤' 견제구을 그대로 전재하는 것입니다.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둘러싸고 제기한 10억원 손해배상 소송이 6월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당내 권력투쟁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스스로를 '중도 친윤'으로 규정하는 서정욱 변호사가 18일 유튜브 방송에서 "왜 알리바이를 제시하지 않느냐"며 한동훈을 향해 날카로운 견제구를 던졌다.
서정욱 변호사는 16일 보도된 '한동훈 측 입증 실패' 기사에 대한 반응으로 "한동훈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윤계 송언석 의원이 당선된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친윤 '스피커'의 계산된 비판
서정욱 변호사는 과거 방송에서 "저는 친윤, 중도 친윤"이라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그는 한동훈계와는 선을 긋고 있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일관되게 옹호해왔다. 이런 그가 한동훈의 재판 대응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단순한 법리 해석을 넘어선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서정욱 변호사는 "제가 한동훈이라면 확실하게 이겨야 되잖아"라며 "타워팰리스 아파트에 차가 들어가는 CCTV만 내도 입증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은 하루에 CCTV에 100번 이상 찍힌다"며 "동선이 다 드러나는데 왜 간단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느냐"고 의아해했다.
권력 지형 변화 속 한동훈의 반격
한동훈 전 대표는 6월 3일 대선 후보 경선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당대표 선거를 향한 행보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보수 진영 '킹메이커'로 불리는 이영수 새미준 회장과 1시간가량 회동을 가졌다. 이 회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를 승리로 이끌 마음이 있으면 당대표로 나오셔라"고 조언했다고 전해졌다.
1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윤계 송언석 의원이 106표 중 60표를 얻어 당선되자, 한동훈 측은 17일 이영수와의 회동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친윤계가 원내대표까지 장악한 상황에서 보수 외곽 조직의 지원을 확보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정욱 변호사의 18일 공격은 이런 한동훈의 반격 시도에 대한 친윤계의 대응으로 보인다.
재판부 거듭된 입증 요구 외면
법원은 한동훈 측에 거듭 입증을 요구했지만, 한동훈 측은 2년 6개월간 핵심 쟁점을 회피했다. 재판부는 "인증이 아닌 물증을 제시하라"고 주문했지만 한동훈은 2022년 7월 19일 자신의 구체적 행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서정욱 변호사는 "정치인은 무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낼 수 있으면 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는 "패소되면 또 무슨 망신이냐"며 "90% 패소하면 소송비용의 90%를 한동훈이 물어야 한다"고 현실적 계산도 제시했다.
10억원 청구의 역설
서정욱 변호사는 "예전에는 명예훼손해봤자 3천만원, 2천만원이었는데 1억 넘는 걸 거의 본 적이 없다"며 10억원 청구 자체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10억원을 청구해 1억원만 승소해도 소송비용 부담 때문에 "남는 게 없다"는 지적이다.
명예훼손 소송에서는 '상당성 원칙'이 적용돼 기자들이 그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면책된다. 한동훈 측은 이 원칙을 무너뜨려야 승소할 수 있지만, 취재 과정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정치적 계산과 향후 전망
서정욱 변호사는 계엄 당일 한동훈의 행적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너무 많다"며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정치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6월 25일 선고를 앞두고 한동훈의 정치적 미래에도 관심이 쏠린다. 원내대표 선거 패배 직후 이영수와의 회동을 공개하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서정욱 변호사의 재판 공격으로 다시 수세에 몰리고 있다. 재판마저 패소할 경우 당내 입지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서정욱 변호사의 계산된 비판은 친윤 진영이 한동훈의 정치적 약화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한동훈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