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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형 교수 “구해근 교수가 도정일 학위사칭 사실 호도”

진보학자 도정일, 학위사칭 파문 2라운드 시작?

강규형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의 박사학위 학력사칭 파문과 관련해 ‘학력 집착 사회의 단면을 드러냈다’는 취지로 도 교수를 옹호하고 나선 구해근 하와이대 사회학과 교수글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19일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에 <도정일 교수의 학위 사칭 옹호글에 반론한다-구해근 교수의 구원등판을 환영하며...>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구씨는 문제의 핵심을 완전히 벗어나 사실을 호도했다.”며 “이 문제는 한국사회의 학위집착증과는 상관없는 일이고 박사학위가 중요하냐의 문제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강 교수는 “도씨가 박사학위를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허위로 사칭하고 이에 대한 검증도 회피해 온 것이 문제”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그는 “도씨의 학위사칭 이력은 매우 길고 화려해서 다 언급할 수 없을 정도”라며 그간 도 교수가 자신에게 제기된 학력 의혹에 대해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용감하게 학위의혹 제기를 한 경희대 한학성 교수의 외로운 외침에 귀 기울인 언론이나 방송은 거의 없었다.”며 “만약 우파진영의 유명교수가 이런 식의 학위사칭을 했다면 그는 집중공격을 받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난자당했을 것이다. 새삼 기울어진 운동장인 한국 언론방송의 지형을 알 수 있다.”고 개탄했다.


강 교수는 아울러, 도 교수의 학위사칭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던 중앙일보가 느닷없이 도 교수를 옹호하는 칼럼을 게재한 점, 이에 강 교수가 반론을 제기하자 반론을 싣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 이하 강규형 교수의 데일리안 기고글 전문-


도정일 교수의 학위 사칭 옹호글에 반론한다

<기고>구해근 교수의 구원등판을 환영하며...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의 박사학위 학력사칭 건이 알려졌을 때 믿을 수가 없었다. 도씨가 평소에 “진실·진리·도덕·정의”를 지나칠 정도로 외쳤던 사람인데 설마 자신의 학위를 속였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이후 속속 밝혀지는 사실들은 놀라왔다.


평소에 “하와이대 영문학박사”라고 약력을 소개했는데 사실 그는 석사학위도 없었다. 이제 학위사칭은 사실로 정리됐다. 그런데 느닷없이 올라 온 하와이대 구해근 교수의 도씨 옹호 글(중앙일보 10월26일자)을 읽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구씨는 문제의 핵심을 완전히 벗어나 사실을 호도했다. 이 문제는 한국사회의 학위집착증과는 상관없는 일이고 박사학위가 중요하냐의 문제도 아니다.


도씨가 박사학위를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허위로 사칭하고 이에 대한 검증도 회피해 온 것이 문제이고, 구씨가 손쉽게 얘기하듯이 도씨가 학위를 못 받은 것을 인정하고 학력을 ‘박사 수료’로 정정했으니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박사학위의 유무는 중요치 않다. 한국고대사의 거장이었던 고(故) 이기백 교수는 학사학위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학문적 권위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는 이력에 석박사 학위를 허위로 기재한 적이 없다.


도씨의 학위사칭 이력은 매우 길고 화려해서 다 언급할 수 없을 정도다. 변명도 때에 따라 달라졌다. 학교나 출판사 등 다른 이들의 실수라고 책임을 전가하다가, 자신이 직접 기입한 자료가 나오면 얘기가 곧 달라졌다. 이 문제가 불거져 나오자 도씨는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경희대 홈페이지와 네이버 등 포털에서 학력이 “영문학 박사”에서 갑자기 “미국학 박사과정 수료”로 고쳐졌다. 그러나 그동안 너무 많은 증거를 남겨 놨다.


사실 그는 하와이대 영문과를 다닌 것이 아니고 미국학과를 다녔는데, 영문과 교수로는 “영문학 박사”라는 타이틀이 더 적합해보여서인지 그렇게 여기저기에 썼다. 그동안 여러 언론 인터뷰나 저술의 약력 난에도 그랬다. 소위 박사학위 논문 제목도 몇 군데에 기재했는데 매번 논문제목이 다 달랐으며, 학위 취득연도도 그때그때 다르게 쓰는 해괴한 일도 벌어졌다.


최근엔 자신의 학위사칭을 문제 삼는 사람들에게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차라리 그렇게 해서 더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남 탓만 하다가 이후 본인이 직접 기입한 증거들이 속속 등장했다. 본인이 프로필을 작성하는 연합뉴스 한국인물사전에도 1984년 하와이대 문학박사로 기입됐다. 역시 본인이 직접 기입하는 조선일보인물 정보에도 도정일의 박사논문 통과시기 1983년도로 게재됐다.


그런데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교육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의 '한국연구자정보'에 석·박사 학위를 취득일자를 포함해서 허위로 직접 등록한 사실이다. 도씨는 이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이후 게을러서 박사학위 취득이 아닌 거로 수정하는 것을 잊어버렸다는 황당한 변명을 했다. 이것은 국가의 공식자료이기에 법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학위를 받기 위해 유학한 것이 아니다”라는 최근의 항변도 그토록 박사학위 간판에 집착한 과거를 보면 설득력을 잃는다.


경희대도 이 문제로 비판을 면치 못할 상황이다.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됐을 때 엄격하게 조사하지 않고 넘어갔고, 오히려 면죄부를 준 측면도 있다. 그동안 경희대 요람에는 도정일의 학위를 하와이대 박사라고 계속 표기해왔으며, 경희대 홈페이지에도 그렇게 기재해왔었다. 이제 와서 영문학박사라고 공공연히 소개하고 선전한 것에 대해선 "너무 오래된 일이라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며 발을 뺐다.


그러나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2011년 신입생 입학행사에서 도씨의 환영인사에 앞서 사회자는 확실하게 “하와이대학 영문학 석박사 학위를 받으시고...”라고 소개하고 도씨는 근엄하게 단상에 올라 말씀을 이어갔다. 2013년 신입생대상 특강 포스터에도 그의 최종학력은 영문학 박사로 돼있다.


사정이 이런데 용감하게 학위의혹 제기를 한 경희대 한학성 교수의 외로운 외침에 귀 기울인 언론이나 방송은 거의 없었다. 만약 우파진영의 유명교수가 이런 식의 학위사칭을 했다면 그는 집중공격을 받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난자당했을 것이다. 새삼 기울어진 운동장인 한국 언론방송의 지형을 알 수 있다.


중앙일보의 태도도 이해하기 힘들다. 도정일의 학위사칭에 대해선 한마디 보도도 안하다가 느닷없이 도정일 옹호칼럼이 실리고 여기에 대해 내가 반론을 제기하니 10일 내로 반론을 실어준다는 약속을 하곤 계속 미뤄왔다. 계속 문의를 하니 나중에는 12월에나 실어준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면서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도정일 교수의 학력사칭에 대해 옹호한다는 의혹이 제기돼도 별로 변명할 얘기가 없을 것이다.


야구에서 팀이 위기에 몰리면 구원투수가 등장한다. 그가 위기를 잘 벗어나면 불을 끈 소방수로 불려진다. 그러나 구원투수가 기대와 달리 난타당해 오히려 불을 지르는 경우도 많다. 구교수의 어설픈 구원시도는 오히려 꺼져가는 관심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구씨의 구원등판을 환영한다. 이 학위사칭 건은 이제 더 철저히 조사돼야 할 사안이 됐다.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지적 진실성 결여를 고칠 기회이기도 하다.


글/강규형 명지대 교수(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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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중앙일보 10월 26일자 구해근 하와이대 교수가 쓴 '[시론] 실력 대신 학력을 묻는 사회'에 대한 반론 기고


출처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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