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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관련 사업이 ‘불순하다’?

방문진 이완기 이사, 북한 인권문제 공감한다면서 “북한 체제와 상충돼선 안 돼”

MBC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가 북한 주민 인권 관련 사업 추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야당추천 이완기 이사가 사업추진을 제안한 여당추천 이사들을 향해 “불순하게 본다”며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28일 방문진 이사회는 ‘2016년 사업 추가 결의건’으로 ‘북한 주민의 한국방송 시청확대를 위한 지원사업 추진 결의안’을 논의했다.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국제사회가 함께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보가 차단된 채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세계를 알릴 수 있는 사업을 방문진이 1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진행해 보자는 것이 골자다.

해당 안건은 지난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상정됐지만, 제안자의 안건설명이 끝나자 이완기 이사는 “그렇지 않아도 대북방송을 북한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고려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전 협의 없이 여당추천 이사들이 함께 안건을 제출한 점을 들며, “불순하게 본다”고 큰 소리를 냈다.

이에, 제안자였던 김광동 이사는 “다음 회의에서 추가논의하고 의결하자는 데에 양보하겠다”고 말했고, 이완기 이사는 “단, 심사숙고하고 시민사회 (목소리) 듣고 소위원회를 만들자”고 했다.

그러나, 이 날(28일) 이완기 이사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이완기 이사는 “방송사업을 하자는 것인지, 남북교류사업을 하자는 것인지. 응모(공모)를 하더라도 이런 저런 사업에 응모하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성격의 사업들을 가지고 올텐데 혼란스럽기도 하고, 상당히 많은 제약들이 있을 거라고 예측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추진해왔던 대북정책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며, 기본적인 남북관련 대북정책은 화해와 협력을 기조로 하고 있지만, 해당 안건은 북한 체제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논했다.

또, “그 동안 민간영역에서 해 왔던 사업들이 성과를 별로 얻지 못했다”며, 그 이유로 대한민국 콘텐츠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체제 비판 등 부정적인 측면의 문제점들만 담아서 전달했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남측에서는 전달할 수 있지만, 북한 지역으로 들어가면 북한 주민들에게는 불법 입수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들며,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가를 먼저 연구하는 것이 방문진의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완기 이사의 이 같은 발언을 제안 내용의 보완점으로 이해하자, 야당추천 유기철 이사는 “논의의 핀트가 빗나가 있다”고 지적하며, “어떻게 이게 가능하다 생각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사업제안에 대한 사실상의 거부인 셈이다.

권혁철 이사가 지난 번 논의에서 이완기 이사가 “불순하다”고 말한 의도를 묻자, 이완기 이사는 해당 안건이 ‘급조됐다’는 의심이 들고, 국정원이나 청와대 혹은 특정 우익단체의 요구가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유의선 이사는 야당추천 이사들이 제안하는 안건 역시 사전 숙의 없이 이사회에서 받아본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또, 자신의 양심을 걸며 누군가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문제’이기에 제안에 찬성한 것이라 설명했고, 보완을 위한 시기를 늦추는 것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같은 여당추천인 이인철 이사는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실상을 안다면 현 시점에서 ‘시급성’이 있다”면서 울컥한 심정을 내비치기도 해, 여당추천이사들 사이에서도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그러나 이완기 이사는 “왜 이런 문제를 방문진에서 이렇게 깊이 있게 논의하고, 급속도로 해야 하는가”라 반문하며, 사업 추진의사가 없음을 거듭 시사했다. 평소 노사문제 등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의 목소리를 이사회 안건으로 제출해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열의를 보여왔던 이완기 이사가 북한에 외부세계를 알리자는 취지의 사업은 한없이 미루고자 하는 태도를 보인 것.

또, 결의사항으로 안건이 올라왔음에도 “이 안건을 꼭 오늘 결의해야 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면서 논의 자체를 기약 없이 뒤로 미루려 했다. 그 동안 여당추천 이사들이 신중한 결정을 위해 일정한 시간을 요청한 것을 두고 ‘시간끌기’라고 비난했던 이완기 이사가 이번에는 결정을 내릴 의사도 없이 논의를 무작정 ‘미루는’ 형식으로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이완기 이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다. 민언련은 좌파진영 대표적 언론시민단체로, ‘종북성향’ 논란에 대해 일부 언론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1심은 패소, 2심은 일부승소한 바 있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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