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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일부 이사들, “법인카드 사용 지적은 녹취록 ‘정쟁화’ 시도”

“가벼운 저녁 자리...실제로 이뤄진 것 없다” 해명에도 의혹제기로 이사회 갈등 심화


백종문 MBC미래전략본부장이 17일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 이사회에 업무보고 차 출석, ‘녹취록’ 관련 해명과 질의응답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야당 추천 이사 3인은 ‘녹취록’ 최초 폭로자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는 한편, 최 의원이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거론한 ‘법인카드 사용 여부’까지 확인하는 등 MBC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당초, 최민희 의원은 지난 1월 25일 녹취록을 폭로하며 식사자리에서 주고받은 대화내용에 더해 수많은 의혹을 제기했으나, 親언론노조 매체들의 집요한 취재 속에서도 1개월여가 지난 시점까지 사실로 드러난 내용은 없었다.

그러자, 최 의원은 2월 19일 대정부질문과 보도자료를 통해, “‘MBC 법인카드’로 식사비를 냈다면 더 이상 ‘사적 만남’이라고 우길 수 없다”며, 또 다른 방식으로 방문진을 압박해 MBC경영진을 조준케 했다.

17일 이사회 종료 후 방문진 일부 이사에 따르면, 백종문 본부장은 박한명 전 폴리뷰 편집국장 등 인사들과의 만남에 대해 직원들이 만든 자리에 우연히 참석했으며, ‘술을 곁들이는 가벼운 저녁 자리’라 설명했다.

최 의원이 제기한 ‘증거 없는 해고’ 주장에 대해 백 본부장은 사규와 인사위원회 절차에 따른 결정이었음을 언급하며, 현재 대법원 계류 중 이므로 옳고 그름은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프로그램 압력’ ‘내부 기밀정보 제공’ ‘프로그램 출연 및 재정지원’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실제로 이뤄진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밝히며, 다만, 이와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산 데 대한 사과를 표명했다.

이에, 최강욱 이사는 MBC 임원이 만난 자리가 단순한 친목 모임은 아닐 것이라는 취지로 질문하며 누가 식사비용을 지불했는지 물었고, 백 본부장은 본인이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답했다.

최강욱 이사가 법인카드로 계산했다면 반환조치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그치자, 백 본부장은 ‘사적인 친교를 위한 업무’였으며, 직원이 식사를 하면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통상적 범위라는 식으로 해명했다.

이처럼 통상적 범위 내에서 용인되는 부분까지 꼬투리 잡아 국회의원이 제기한 의혹을 사실화 하려는 시도에 대해 방문진 일부 이사들은 불필요한 정쟁을 유발시키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법인카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무조건 ‘공식적’이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사적인 자리에서도 비공식적으로 회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골자다. 일례로, 상사가 부하직원들을 데리고 식사를 할 경우, ‘결속력 강화’ 등 리더로서의 업무가 비공식적으로 행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공적’ 성격을 띠려면 회의 안건이 있어야 하고 공개돼야 하며 참석자가 기록되는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한편, 백 본부장은 이 외에도, ‘라디오는 다 빨갛다’ ‘경력채용 시 지역을 본다’ 등의 발언 취지에 대해 백 본부장은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의 균형이 맞지 않다는 의미로, 표현이 과장된 것이라 말했고, 채용 시 지역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 답했다.

유기철 이사가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지고 보직사퇴 혹은 인사위원회 사퇴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백 본부장은 보직사퇴는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인사위원회 사퇴는 본인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최 의원이 지난 해 국감 이후 바로 입수했다고 밝힌 6시간 분량의 음성파일 전체와 녹취록 전문을 검토했다. 이 후, 이사회는 대화의 성격이 ‘사적’이며, 대화 내용에 따라 명백히 사실로 드러난 구체적 사건이 없는 상황에서 당사자를 추궁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관련 논의는 사실상 종결된 분위기였다.

또, 고영주 이사장은 방문진이 MBC대주주로서 회사 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있지만, 회사 임원의 비리나 비위행위에 대해 방문진이 직접 조사나 징계할 권한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 의원의 폭로에 의해 실명이 알려진 박한명 전 폴리뷰 편집국장은 녹취록 속 발언의 취지와 자신의 입장을 일부 언론의 취재 과정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백 본부장 역시 방문진 이사회에서 실제로 이뤄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녹취록 폭로 이후 3개월여가 된 현재, 최민희 의원이 제기한 의혹이 일부 매체와 방문진 야당추천 이사들의 입에만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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