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미디어워치 (국내언론)


배너

‘필리버스터’ 중단… 결국 총선에 초점 모아져

조중동, 유권자 눈길 끄는 ‘총선 이벤트’ vs 경향 한겨레, ‘유종의 미’ 총선으로 승부

지난 달 23일 오후 7시께 시작된 필리버스터가 2일 중단 예정인 가운데, 주요 조간신문들이 소식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성향의 매체 모두 필리버스터 중단의 이유를 ‘4.13 총선’으로 귀결시켜, ‘테러방지법’을 명분으로 한 야당의 ‘이벤트’적 성격을 반증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2일자 1면에 ‘‘필리버스터 중단’ 결정하고도 끌려다닌 野 지도부’ 제하의 기사를 게재, “야당 지도부가 필리버스터 중단을 놓고 혼선을 거듭하며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야당 의원들은 '전리품'은 챙겼다는 분위기다. 세계 기록까지 깨며 진행된 필리버스터가 화제가 되면서 야권의 고정 지지층 결집을 가져왔다는 것이다”라며, “인권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는 정치적 효과를 노린 '이벤트'로 끝난 셈이다”라 비판했다.

9일여에 걸친 야당의원들의 연설을 야권 지지층 결집 등 ‘총선용 이벤트’로 규정했다. 또, 사설과 비평 기사를 통해 ‘야당심판론’ 언급하면서도, 동시에 여당의 무능함을 지적하며 각성을 촉구했다. 이는 지난 29일 새누리당 국회 대표실 뒷벽에 '한 방에 훅 간다'는 글귀가 붙은 것을 고려한 ‘충정어린’ 제안으로 풀이된다.



필리버스터 조지오웰 소설 읽은 최민희, 중앙일보 “‘국회 필리버스터 신기록…경제는 마이너스 신기록’” 꼬집어

중앙일보는 1면에서 ‘국회 필리버스터 신기록…경제는 마이너스 신기록’ 기사를 통해 필리버스트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수출부진과 내수침체 위기가 닥쳤음에도 야당의 필리버스터로 모든 법안 처리가 마비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당 기사는 “국회는 8일째 야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에 막혀 사실상 마비됐다. 1일 오후 11시 현재 172시간으로 세계 최장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 사이 서비스발전기본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부업법 개정안 등 경제활성화 법안은 아직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진 지면에서는 각종 경제지표를 언급하며 독자로 하여금 ‘경제적 위기감’ 고조시킨 후 필리버스터를 비롯한 정치권 기사가 이어졌다. 특히, ‘무박9일 170여 시간 이어진 발언…협상의 정치는 멈췄다’ 제하의 기사에서는 아흐레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를 총체적으로 되짚으며, “필리버스터 와중에 국회방송에 시청자가 몰리고 페이스북 등에 실시간 중계창이 떴다. 김광진·은수미·정청래 의원 등은 인터넷에서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은 의원에겐 후원금이 몰려 입금액이 통장 8개 분량에 달했다고 한다”고 보도, 필리버스터 발언자에 쏠린 유권자의 높은 관심을 시사했다.

또,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은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긴 연설문을, 최민희 의원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장시간 읽었다. 이학영 의원은 김남주 시인의 ‘진혼곡’을 낭독했다”고 지적하며, 테러방지법 이외의 발언으로 기록경쟁에 몰두하는 듯한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은수미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의총에서 “어떻게든 버텨서 다른 의원님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겠다”고 말했다"고 밝혀, 10시간을 넘긴 본인의 ‘기록’이 다음 주자들을 위한 시간벌기 성격을 내포하고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하기도 했다.

또, 최민희 의원은 은 의원의 기록을 지켜주기 위해 본인의 연설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하기도 해, 필리버스터를 통한 야권의 ‘스타만들기’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동아일보, ‘필리버스터’ 지역 예비후보 선거운동한 의원 지적

동아일보는 ‘필리버스터’ 관련 뉴스를 1면에 올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지난 1일 오전 9시 필리버스터 종료 발표 예정이었음에도 정의당과 더민주 강경파 반발로 미뤄지는 등 험난한 과정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서는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오락가락’ 행보라며 비판했는데, 필리버스터 중단이 총선에 도움 된다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발언과 당내 강경파의 반대 의견에서 저울질하는 모습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이 원내대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호응이 좋으니까 갈팡질팡하는 것 같다”며 “전략을 아는 분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고 전했다.

또, 기록에만 집중된 필리버스터였음을 강조하며, “긴 시간 토론하면서 테러방지법과 관련 없는 내용들로 빈축을 사는 경우도 있었다. 노래를 부르거나 인터넷 댓글을 줄줄 읽어 대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출마하는 지역의 예비후보라고 선거운동을 하는 의원도 있었다”고 꼬집었다.

필리버스터 중단에 반발한 좌파신문, 야당 총선전략 드러내

이른바 진보좌파 성향의 경향신문과 한겨레도 ‘필리버스터’ 중단의 이유로 ‘선거’를 꼽았다.



경향신문은 2일자 1면에 ‘선거 위해 ‘필리버스터’ 접은 더민주’를 게재, “여야는 2일 본회의를 열고 테러방지법 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선거구 획정)을 처리키로 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 중단을 놓고 야권 일각과 시민사회가 반발하면서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논의된 필리버스터 중단 이유를 보도하면서, ‘당과 야권 및 시민단체 그리고 당 지지층 사이의 대립’ ‘당 내 대립’ 등을 균형있게 보도했다. 다만, 비평 기사로 야권과 지지층 발언을 그대로 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필리버스터에서 주목되는 몇몇 발언으로 결과를 아름답게 마무리 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한겨레 신문은 ‘끝내 막힌 ‘9일간의 호소’…국정원 ‘국민사찰’ 빗장 풀린다’ 제하의 기사를 톱으로 냈다. 기사는 “전날 의원총회에서도 필리버스터를 이어가자는 의견이 우세했으나 김종인 대표와 박영선 비대위원 등이 필리버스터 중단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해, 필리버스터 중단 이유를 밝히면서도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박영선 비대위원 등에 책임을 지웠다. 사실상, 총선 후보자로 나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비난 여론을 제지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사는 또,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세세히 알리는 데 성공했지만, 야당 의원들이 입이 닳도록 지적한 문제점, 즉 국정원이 ‘테러위험인물’을 자의적으로 선정해 감청·금융거래 정보를 수집할 가능성은 현실화됐다”면서 독자를 자극했다.

하지만, “홍익표 더민주 의원은 “국정원이 당장 테러방지법을 동원해 권한을 남용하진 않을지 몰라도 1~2년쯤 지나면 그 폐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며 부실한 근거를 들었다.

이어, “야당은 “20대 국회에서 테러방지법을 개정할 테니 이번 선거에서 밀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읍소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해, 야당의 이번 총선전략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신문은 시민단체 및 야권의 반발의견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도 사설을 통해 “이제 중요한 것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느낀 문제의식과 정치에 대한 관심을 4·13 총선으로 이어가는 것이다”라고 해, 박영선 비대의원이 눈물을 흘리며 “국민 여러분께서 의석을 주시면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한 것과 궤를 같이 했다.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