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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사장 선임 미묘한 때마다 “공정방송” 읊었던 미디어인사이드

친언론노조 학자 등 등장시켜 언론노조 주장 그대로 반복, 사장 선임에 영향 주려? ‘방송사유화’ 의혹

KBS의 비평 프로그램 <미디어인사이드>가 자사의 사장 해임·선임 정국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언론노조 KBS본부 측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노조와 민언련 등 야권이 주장하는 내용의 방송 공정성과 독립성, 제작자율성, 국장 임명동의제나 중간평가제 도입과 같은 제도마련을 강조하는 등 특정단체와 진영의 편향된 주장을 그대로 방송했던 것.

이 같은 사실은 작년과 올 한해 미디어인사이드가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는 이슈들을 분석해 본 결과를 통해서 확인됐다.

길환영 사장 해임 뒤 보궐 사장 선임 민감한 시기에 “사장 선임 구조 바꿔야” 방송

KBS 미디어인사이드는 지난 해 이른바 KBS 사태로 인한 길환영 사장 해임 논란으로 정국이 뜨거울 때였던 6월 8일과 6월 15일 2주 간에 걸쳐 각각 “공영방송 지배구조 어떻게?” “공영방송 KBS의 과제는?” 등의 주제로 관련 방송을 내보냈다.

당시는 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통과시킨 직후로 30일부터 시작되는 보궐 사장 공모를 앞둔 미묘한 시기였다. 길 사장은 언론노조 측의 공작 의혹이 의심됐던 ‘세월호 교통사고’ 발언으로 궁지에 몰린 김시곤 보도국장과 갈등을 빚다가 김 국장의 ‘청와대 외압’ 일방 폭로 파문 끝에 해임됐다.

<미디어인사이드>는 길 사장의 해임이 결정된 후인 8일 “공영방송 지배구조 어떻게?” 방송에서 “이번 KBS 사태와 관련해 좀 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면서, “공영방송은 정치적인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공영방송 사장의 임명 방식 자체가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 “따라서 사장 선임 구조를 바꾸는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작진은 방송에서 사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과 문제점을 짚겠다며, 현재 사장 선임 구조가 “사장의 임명에 청와대 등 정치적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며, 과거 사장 선임 사례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제작진은 방송 내내 “친정부 성향의 인사들이 KBS 사장 자리에 앉는 과정에서 KBS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때문에 KBS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은 꾸준히 제기돼왔다”며, 같은 취지의 비판을 이어가면서, KBS 사장 국회 인사청문회 도입과 함께 특별다수제를 강조했다.

특히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의 특별다수제 옹호 발언과 함께, 여야 이사회 비율이 여당에 치우친다는 지적을 하면서 이사회 여대야소 구조를 비판한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코멘트도 내보냈다. 아울러 제작진은 사장 선임 참여 인원을 늘리고 다원성, 사회적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과 논리는 언론노조와 민언련 등 야권의 언론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내용이다. 표면적으로는 그럴듯한 명분이지만 과거, 현재의 제도와 구조대로 해왔던 이른바 좌파정부 10년 동안에는 인정해오다 우파정부로 바뀐 뒤 바꾸자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우파진영에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특히 특별다수제는 국회선진화법처럼 어느 정권이든 간에 야당의 제동걸기로 악용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많은 제도이다.



2주 연속 공영방송 이슈 다룬 제작진...언론노조 입맛에 맞는 인사들만 출연시켜 동일 주장 반복

미디어인사이드는 15일에도 “공영방송 KBS의 과제는?” 주제로 방송을 내보냈다. 제작진은 특히 “보도 개입 논란의 중심에 있던 KBS 길환영 사장이 해임되면서 이제 관심은 KBS가 어떻게 달라질 것이냐에 모아지고 있다”며 “KBS 내부에서는 일단 이번 일을 계기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할 기틀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노골적인 의도까지 내비쳤다.

제작진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공영방송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KBS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인지 진단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미디어인사이드 자문단의 일원인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홍성구 교수를 출연시켰다.

하지만 홍 교수는 언론노조 측 입맛에 완벽히 들어맞는 발언을 이어가며 제작진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시켜줬다. 홍 교수는 “길환영 사장 해임 전후로 KBS 뉴스에 변화가 좀 있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네. 저는 일단 긍정적 변화가 보인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고 답했고, “특히 그 문창극 총리 후보자 검증이나 밀양 송전탑 보도에서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왜곡보도’ ‘악마의 편집’ 이라며 언론과 여론의 강한 비판과 질타를 받으며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낳았던 보도를 “감시 기능이 돋보였다”며 칭찬한 것이다. 홍 교수의 이 같은 시각은 언론노조 측의 시각과 동일하다.




제작진은 또한, “새 홍보수석에 YTN 정치부장 출신인 윤두현 씨가 내정됐다는 소식에서 별다른 검증이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웠다는 평이 많았다”면서, “비판이 쏟아지자 신임 보도국장은 기자들 앞에서 변화를 약속했다”며 당시 박상현 보도국장의 "그동안 자기검열이나 팀장, 부장에 의해 자기가 진짜 해보고 싶었던 리포트나 이런 걸 그동안 내보내지 못했던 거 지금부터 갖고 오세요. 제한 없이 내드리겠습니다." 발언을 전했다.

기자들이 원하는 리포트를 제한없이 내겠다는 보도국장의 상식 이하의 아부성 발언도 황당하지만, KBS 이사회의 보궐 사장 선임을 앞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 내용을 제작진이 굳이 내보낸 것도 상당한 의도성이 엿보이는 대목으로, 노조 측의 ‘방송사유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날 방송은 특히 홍성구 강원대 교수, 김경환 교수 상지대 교수,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부소장 등 친언론노조 인사로 분류할 수 있는 인사들의 한쪽 의견만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대목 역시 제작진이 사장 선임 정국이란 미묘한 시기에 2주간에 걸쳐 내보낸 이유가 따로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제작진은 또한 노사 동수의 공정방송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며 함철 언론노조 KBS 본부 부위원장의 주장도 전했다. 아울러 국장 임명동의제나 중간평가제 도입, 평기자 대표 등이 참여하는 편집위원회의 운영 방안 등, 언론노조 측의 주장이 그대로 강조됐다.

2015년 조대현 사장 임기 끝날 무렵 신임 사장 정국에서도 또 언론노조 주장 반복

미디어인사이드는 조대현 사장이 임기를 마칠 무렵 신임 사장 공모에 들어간 올해 11월 1일에도 “고품격 공영방송의 조건은?”이란 주제로 관련 내용을 다뤘다. KBS 사장 선임 정국이란 미묘한 시기 때마다 이 프로그램은 사실상 같은 주장을 담은 언론노조 측 주장을 지속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제작진은 해당 방송에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하려면 제작비 인상이 필요한데,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논지를 펴갔다. 그러면서 수신료 인상의 전제조건은 방송공정성이라며 '공정방송 위원회'와 '보도 위원회',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이 제대로 적용이 돼야 한다며,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최 교수 역시 평소 언론노조 측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모습을 보여, 친언론노조 인사로 분류된다.

제작진은 또한 “야당 등에서는 KBS 사장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이 먼저라고 주장한다”며 다시한번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논지를 강조했다. 이 역시 야권이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미디어인사이드> 제작진이 사장 선임 정국 때마다 언론노조 측 일방 주장을 사실상 그대로 담은 방송을 제작, 내보낸 것은 사장 선임 정국에 영향을 주고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송사유화’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한명 시사미디어비평가는 “신임 사장을 뽑을 때마다 미디어인사이드가 친언론노조 학자들을 출연시키고 언론노조의 주장을 그대로 담은 방송을 일방적으로 내보낸 것이 과연 우연일까”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고대영 사장은 향후 노조들의 방송사유화 문제는 없는지 제대로 내부를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디어내일은 제작진의 입장을 듣고자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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