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부실법안 양산이 우려되고 있다. 야당 내 비주류 의원들의 집단탈당 및 호남세력 신당창당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를 맡았던 안철수 의원의 혁신제안 등 당 지도부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역사교과서 문제로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면서 연합모드를 취하는 듯 했으나, 외부적인 이슈가 사라지자 다시 내홍국면에 접어들었다.
여야 지도부는 정기국회 기간 동안 내년도 예산안조차 제대로 심의해 처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음에도, 잇따라 여야 회동이 결렬되면서 노동개혁 등 4대개혁 관련 법안들은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 당 지도부를 만나 핵심법안 국회통과를 위해 회동을 갖는 등 수차례 법안 처리를 요구했지만, 새민련은 ‘일단 안된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고 당 내에서 지도부 결속에만 골똘해 있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와 청와대에서 회동, 노동개혁 5법과 경제활성화 법안, 테러방지법의 연내 처리를 거듭 당부했다.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연말을 넘길 경우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을 넘어 추진 자체가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위기 의식도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 “(법안이 제출된 지) 1437일이 됐다”, 테러방지법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처음 제출한 2001년부터 15년 동안 (국회 통과가) 안 되고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하며 여야의 협조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청와대 회동 브리핑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수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가 내일(9일)로 다가온 현재, 여야가 당초 이번 정기국회에서 합의 처리키로 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은 처리 일정조차 못 잡고 있다. 여야는 또 노동개혁 5대 법안을 합의 처리키로 했지만 여당은 ‘연내 처리’에, 야당은 시점을 특정하지 않은 채 ‘합의’에만 방점을 찍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 야당지도부와 자주 만나 소통을 했다고 본다”며, 야당 지도부와의 회동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법안처리를 위해 청와대와 여당이 야당의 협조를 촉구하고 있는 데 반해, 새민련 문재인 대표는 8일 “안 전 대표는 공동창업주…탈당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안 의원의 제안에 대한 답은 않고 붙잡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 참석, “안 전 대표가 ‘대표 물러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탈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총선을 앞두고 경쟁하는 전당대회는 분열과 많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 분명한데, 그러면 언제 총선을 준비하며, 언제 혁신하겠느냐”고 강조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주승용 최고위원은 같은 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7일 문재인 대표를 만났다…당을 단합시키기위한 방안과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지만 결론적으로, 대표에게는 당을 살리고, 화합을 위한 진정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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