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공개한 대졸신입 초임 액수 논란이 거센 가운데, 통계청이 오늘(28일) 올 상반기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소식을 접한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당초, 경총은 ’2015년 임금 조정 실태조사’를 언론에 공개, “41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금융과 보험업계 초임 수준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면서 올해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초임이 월 290만 9천원이며 지난해(278만4000원) 보다 4.5%올랐다고 밝혔다.
경총은 조사 자료를 통해 기업 규모와 업종별 직급별 초임을 각각 구분지어 발표했지만, 해당 소식을 접한 이들에게 ‘과한’ 좌절감을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기사가 보도되자,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모바일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오아시스 뉴스 이주의 댓글’에 해당 기사와 댓글을 노출했는데, 가장 인기 있는 댓글은 “???????????” 였다. 어느 나라의 누구 이야기냐는 것이다.
언론들은 해당 내용을 전하면서도 기사 말미에 “현실이냐?” “4년제에 석사까지 나온 나는 200만원도 못 받는데 내가 XX인 거냐”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함께 전하는 한편, 경총 조사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 중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에 게재된 ‘‘대졸 신입사원 초임 월290만원’ 기사에 당신이 놀란 이유’는 “경총의 이 자료는 과거에도 신뢰성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기사에는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는 내용”이라며, 보고서 끝에 덧붙여진 ‘그 수준이 높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 이용하기를 바란다’는 문구를 함께 알렸다.
조선일보 김태근 논설위원은 ‘만물상’ 코너를 통해 “항의 글 1만개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뒤덮었다. 청년실업률이 10%를 넘나드는데 이런 통계로 고(高)연봉 타령을 한 것은 지나쳤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첫 월급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여전히 직업의 가치를 돈으로 매기려는 세태를 보여준다. 그래서 더 씁쓸하다”고 말해, 타인의 초임 액수와 비교되는 상대적 박탈감에 쓴 웃음을 남겼다.
이러한 가운데, 통계청은 ‘201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 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을 발표, 월 2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 임금 근로자가 전체의 48.3%로, 전체 임금근로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임금 근로자 가운데 월급여가 100만원 미만인 비율은 11.9%, 한 달 100만∼2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 사람은 36.4%다.
100만원미만, 100만~200만원 미만 임금 근로자 비율은 1년 전보다 각각 0.5%포인트, 0.9% 포인트 하락했지만, 임금인상폭이 크지 않다 보니 큰 변동을 보이지는 못했다.
한 달 200만∼30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 임금 근로자는 24.8%였고, 월 급여 300만∼400만원미만, 400만 원 이상의 임금 근로자 비율은 각각 13.1%, 12.4%로 집계됐다.
한편, 고임금 근로자가 가장 많이 포진한 분야는 금융•보험업 과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분야였다. 이들 분야의 경우 각각 31.3%, 30.6%의 종사자가 월급여 400만 원 이상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중 3명 이상이 한 달 4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받는 셈이다.
이 같은 통계청 발표 기사에 네티즌들은 “얼마 전 발표한 대졸 초봉 290만원 기사보다 이게 더 현실감 있네” “대기업이나 들어가야 초반에 월급 200이상씩은 떨어지지 중소기업이나 일반 직장은 월200가져가기 힘들어” “월200이면 결혼 안 하는 게 맞지. 특히 본가에 재산 없으면 무조건 혼자 사는 게 진리” 등 비교적 현실적인 이야기를 댓글로 이어갔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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