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공정방송노조(이하 공정노조)를 이끌고 있는 이윤재 위원장이 27일 돌연 경인지사로 발령이 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공정노조 전임 위원장인 이상로 전 IMBC 이사가 “대단히 위험스러운 행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전 위원장은 28일 통화에서 “공정노조는 MBC 좌경화를 막는데 일조한 우파노조인데 그런 노조와 노조원을 어떤 이유로든 힘을 무력화시킨다면 앞으로 누가 그런 애국적 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며 “그런 면에서 안광한 체제가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영 등 듣기 싫은 소리를 한다고 해도 회사가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고 시정할 부분은 시정해야 하는데, 이번 인사가 혹시 그런 비판의 목소리를 듣기 싫어서라고 한다면, 좌파세력이 득세하는 데 도움이 될까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는 노동조합 활동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 밖에 판단이 안 든다”며 “이제 총선정국도 시작되고 정치의 계절이 왔는데 MBC내 좌파세력이 가만히 있겠나. 과거에 우파노조가 강력하게 제지했는데, 이번 인사는 매우 위험스러운 신호라는 게 전임 위원장으로서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MBC 출신의 한 관계자는 “노조는 법이 보장하는 기구인데 노조위원장을 물리적으로 노조일을 하기 어렵게 지방 발령한다는 건 인사권자가 제고해줘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사는 회사대로 근거를 갖고 인사권을 행사했다고 하겠지만, 분명한 근거를 가진 인사라고 보기 어려운 무리한 인사로 보여, 회사를 비판했다고 이런 인사를 낸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윤재 위원장이 일을 너무 열심히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공감대 없이 이루어진 만큼 회사 입장에서도 근거를 밝힐 필요가 있다.”며 “회사에서도 우파노조의 틀을 세워야 하는데, 회사 경영에 일조하는 조직의 위원장을 어떤 이유로든 밖으로 내쫓는 건, 우파의 힘을 빼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근거를 밝히고 공정한 인사라는 점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이윤재 위원장도 회사에 대한 비판에 있어서 오해의 소지를 주는 부분은 없는지 생각을 조금 달리해야 한다”며 “우파노조는 일관되게 우파노조의 기본철학을 준수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윤재 위원장은 “아직 회사에서 어떤 이야기도 들은 게 없다. 이번 인사에 물어볼 데도 없다. 회사에서 직종폐지를 했는데 본보기인건지, 아니면 그 부분을 내가 1노조(언론노조MBC본부)처럼 불합리하다고 동조해서 그런 건지 생각이 많다”면서, 노조활동과 관련해선 “지난 MBC 파업 때 회사를 지키고 이끄는데 앞장선 게 우리 공정노조였다. 공정노조는 분명한 우파노조”라며 “회사 경영을 비판한다고 그것이 1노조와 이념의 궤를 같이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1노조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