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5일)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 일부 의원들이 ‘교육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TF팀 운영’ 의혹을 제기하며, 국립국제교육원을 급습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새민련 도종환 의원은 25일, 교육부의 ‘T/F 구성운영계획안’을 입수했다고 밝히면서, 교육부가 21명 규모의 TF를 구성하고 서울 종로구 대학로 국립국제교육원내 사무실에서 국정교과서 추진을 논의해왔다고 주장했다.
자료에 따르면, TF는 교육부 오석환 국장이 단장을 맡고 있으며, 교육부내 관계자들이 실무자로 구성돼 있다.
또, 기획팀, 상황관리팀, 홍보팀 등 3개의 팀이 운영 중이며, 이중, 상황관리팀은 ‘청와대의 일일점검회의 지원’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 의원 측은 해당 TF팀이 교육부 내 역사교육지원팀과 별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비밀조직’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관련 업무가 증가해 현행팀에 한시적으로 인력을 보강한 것이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도종환․김태년․유은혜․정진후 의원 등은 ‘T/F운영계획안’을 언론에 공개한 25일 오후 8시 경, 해당 TF 사무실이 위치한 것으로 알려진 동숭동 국제교육원 외국인 장학생 회관 1층 현장을 직접 찾았다.
도 의원은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하는 일들이 이렇게 국제교육원 건물에서 21명이 사무실을 마련해 비밀스럽게 진행해선 안 된다. 법에 맞지 않다"며, "집필진 구성 등의 문제들을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하게 돼 있는데 이런 일을 몰래 추진하는 것이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도대체 일을 어떻게 추진하는 것인지 알아보려고 왔는데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만나주지도 않고, 불을 끈 상태에서 저 안에서 나오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 만나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 이종걸 원내대표, 정청래․김광진․박홍근․유은혜․진성준 의원이 합류해 모두 10명의 야당 의원들이 현장에 나타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건물 출입구를 통제해 사무실 직원과 야당 의원들이 경찰을 사이에 두고 자정이 넘어서까지 5시간 넘게 대치하는 등 일요일 한 밤중에 ‘교육부 비밀조직’ 소동이 이어졌다.
경찰관계자는 “누군가 창문을 깨고 들어오려 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야당도 팀 구성해 반대하잖나...TF팀을 대단한 결사조직처럼 왜곡․여론호도 해”
도 의원의 문건 공개와 교육부의 해명, 그리고 국제교육원 소동까지 교육부 역사지원팀이 하루 안에 ‘비밀 TF’로 둔갑한 일련의 사건들은 주요 매체들을 통해 인터넷과 지면으로 신속히 보도됐다.
야당 측의 갑작스러운 의혹 제기와 즉각적으로 벌어진 일요일 소동에 대해 새누리당과 청와대 측은 ‘뜬금없다’는 반응이다.
26일 오전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해당 부서가 “국정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정상적인 연구팀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 등에서는 정부에서 팀을 만들면 이것을 비밀팀이라고 하는데 교과서 국정화를 발표하기 전에 아무런 준비를 안 하고 하겠느냐”면서,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쪽도 팀을 구성해 반대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 말하며 야당 측 의혹에 반론을 제기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또, “이것을(교육부 TF팀) 대단한 결사조직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야당이나 진보좌파쪽에서 그런 조그마한 문제가 있으면 왜곡해서 여론을 호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즉, 25일 소동은 야당 측의 ‘준비된 퍼포먼스’였다는 의미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5자회동’이후 정국경색으로 3+3회동 개최 불투명 관측에 대해 “야당에서 3+3회동을 안하겠다는 것은 국회 활동을 보이콧하겠다는 것”이라며, “형식적으로 국회만 열어놓고 예산이나 법안을 안 다루겠다는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야당에서 엉거주춤하다 안한다는 말도 안하고 한다는 말도 안한다”며 “산적해 있는 법안이 워낙 많다. 이런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고강하게 말했다.
청와대 역시, 교육부 TF팀에 대해 “그런게 있다는 건 알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으며, “왜 비밀리에 운영했느냐”는 질문에, “누가 비밀이라고 하느냐? 어떻게 하는 게 비밀인지는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또, TF팀이 일일점검회의를 지원한 것에 대해서는 “교육문화수석차원에서 상황을 관리한다든지 하는 건 있었지않았을까 생각한다”고답했다.
미디어내일 박필선 기자 newsp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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