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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YTN 사장 취임7개월, 평가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 비언론인 출신 언론사 사장, 신통찮은 성적에 노조 압박도 본격화

조준희 YTN 사장이 내일(23일)로 취임 7개월을 맞는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YTN 사장에 깜짝 발탁되어 지난 3월 23일 취임한 뒤, 은행장 출신의 언론비전문가 사장이라는 우려와 함께 오히려 참신하고 개혁적일 수 있다는 기대가 엇갈리면서 YTN 호를 이끈 조준희 사장.

취임 6개월을 훌쩍 넘은 조 사장은 YTN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조 사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YTN 보도화면 개선, 의욕적인 프로그램 신설 등은 좋은 평가

조 사장이 YTN에 취임한 뒤, 일단 눈에 띄게 달라진 것 가운데 하나는 YTN 보도화면을 꼽을 수 있다.

YTN 보도 화면은, 자막이나 색상 등 각 프로그램별로 상이했던 화면구성을 일괄적으로 통일시키면서 눈에 띄게 정돈돼 방송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종합편성채널 출범 이후 시청률 경쟁을 의식해 검증되지 않은 패널들을 출연시켜왔던 것을 자제하고 YTN 내부 인력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긍정적인 점수를 줄만하다.

YTN의 위상 회복과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의욕적으로 신설 프로그램 제작에 나선 것도 평가할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개국2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생활 밀착형 뉴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한 가운데, 서민과 기업들이 겪는 불편한 규제 등을 지적하는 ‘국민 신문고’와 작지만 강한 기업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강소기업이 힘이다’ 가 새롭게 선보였다.

이 외에도 국민 생활상식과 관련된 ‘원 포인트 생활상식’, ‘재미있는 낱말풀이’,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에 살갑게 다가가려는 시도들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조 사장이 탕평인사에 노력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 같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반면에 조준희 사장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은 조 사장 체제에 들어 시청률에서 연합뉴스에게 본격 뒤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연합뉴스에 역전당한 시청률, 크게 나아지지 않는 경영적자

YTN은 월별 시청률에서 8월 연합뉴스TV에 첫 추월당했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의 월별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연합뉴스TV의 전체 가구 시청률은 0.730으로 YTN의 0.708을 상회했다. 케이블가입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시청률 조사에서도 연합뉴스TV는 0.871, YTN은 0.825로 연합뉴스TV에 뒤진 것이 확인됐다.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0.2%p 가까운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이던 양사의 시청률은, 11월 이후 0.1%p 이내로 좁혀졌고 조 사장이 취임한 올해 3월 이후 차이가 더 줄어들면서 8월 시청률에서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TNMS의 시청률 조사에선 연합뉴스TV가 여전히 YTN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올 3월 이후 YTN을 바짝 추격하며 8월 들어 양사의 시청률이 두드러지게 좁혀진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추세는 이어져 9월에도 YTN은 월간 시청률에서 연합뉴스TV에게 뒤지며 두 달 연속 보도전문채널 가운데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 1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9월 1∼30일 연합뉴스TV의 평균 시청률은 0.713%를 기록했다. 보도전문채널 중 1위, 전체 유료 플랫폼 중에서는 7위에 해당한다. YTN은 0.678%로 8위를 기록했다.

조 사장이 직접 지시해 만든 ‘국민 신문고’ 등 신설프로그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저조한 시청률로 YTN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 같은 시청률 역전 현상에 대해 YTN의 한 관계자는 “보도전문채널을 찾는 시청자들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편성전략의 실패라고 본다”며 “연합뉴스의 경우는 시간을 5분, 10분씩 앞당기는데 YTN은 정시를 고집한다. 이미 다 본 뉴스가 나가는 것이다. YTN으로 채널을 돌릴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밖에도 현장취재, 심층취재 등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여러 기획프로그램들도 만들었지만 뉴스를 모르는 사장이 하다 보니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YTN의 경영수지 악화가 이어지는 것도 조준희 사장으로서는 곤혹스러운 문제다. YTN은 2015년 상반기(1월~6월) 72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조 사장이 취임하면서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영업적자가 작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사장이 수익사업으로 추진 중인 1636 전화회선 판매사업 등도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신통찮은 성적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장 출신인 조 사장이 YTN 사장으로 전격 발탁된 배경에는 경영악화로 흔들리는 YTN을 굳건히 잡아 줄 그의 경영전문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사장 역시 지난 3월 13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대주주 쪽에서 YTN이 경영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만약 기회가 되면 고생 좀 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땐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태였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고, 대주주 쪽에서 저를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오늘 등과의 인터뷰에서도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한 좋은 경영을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뚜렷하게 나아지지 않는 영업적자는 조 사장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요인이다.

경쟁력 없는 YTN 보도, 친노조 행보도 도마에

YTN 보도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긴 어려워 보인다. 가령, 여야 정치권의 한국사교과서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YTN이 먼저 치고 나가 이슈를 주도하는 치밀한 보도전략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야 찬반 양측의 주장을 기계적으로 보도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YTN을 찾아봐야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종종 터지는 크고 작은 보도사건도 있었다. 지난 6월에는 KBS의 첫 보도였던 ‘이승만 일본망명설 오보’를 받아썼다가 논란이 일었고, ‘연평해전 트집잡기’ 보도, ‘태극기 훼손 사건 좌편향 보도’, ‘외환은행 때리기 일방보도’ 논란이 이어지면서 YTN 보도가 균형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일었다. YTN 시청률 하락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도 경쟁력 상실과 함께 이 같은 좌편향 논란 지적도 나온다.

우파시민사회와 YTN 안팎 일각에서 조준희 사장에게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조 사장이 지나치게 親노조 노선을 걷는 게 아니냐는 점이다. 조 사장은 지난 4월 취임하자마자 단행한 첫 인사에서 노조의 대부격인 김 모씨를 회사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획조정실장이라는 핵심 요직에 앉히며 논란을 자초했다.

또한 당시 노조 측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들을 중용하는 등 전임 배석규 사장 체제와 달리 노사화합이라는 측면에서 탕평인사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노조와의 야합이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최근 10월 초 단행한 인사에서도 노조 측 인사들을 요직에 발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직자 복직 노리고 사장 압박에 나선 YTN 노조, 조 사장은 압박에 굴복할까?

최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권영희, 이하 YTN 노조)는 4년 6개월 만에 임장혁 기자에 이은 새로운 공정방송추진위원장으로 김도원 기자를 지난 8월 선출하고 새롭게 활동에 들어간 모양새다.

조준희 사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시청률 하락과 경영수지 악화 등에 대해 그동안 전과 다르게 이례적인 침묵을 지켜오던 노조는 본격적인 공추위 활동을 시작하면서 조 사장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도 시작된 형국이다.

YTN 노조는 지난 9월 노조홈페이지 공지게시판에 <조준희 사장의 독주를 경고한다.>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방송 비전문가인 조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YTN 구성원들의 폭넓은 의견
수렴 절차 없이 프로그램과 편성 등을 독단적으로 결정해왔다. 최근 급격히 떨어진 시청률의 최종적인 책임은 결국 사장에게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사회가 조 사장의 주요 선임 이유로 꼽았던 경영 개선도 여의치 않다. 오히려 외부 컨설팅업체 보고서를 근거로 퇴직금 누진제 폐지 등 심각한 노동조건 저하의 감내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아서 이룬 경영 개선이야말로 가장 금기시 돼야할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시청률 하락과 경영 악화 문제를 꼽으며 조 사장에게 경고장을 날렸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은 조준희 사장이 취임한지 반년 동안 노사화합을 위해 묵묵히 지켜만 봐왔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통해 사장이 앞으로 YTN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를 직시하게 됐다.”며 “조 사장은 또 다른 성격의 낙하산이지 YTN의 주인이나 점령군이 아니다. YTN 구성원들은 20년 넘게 YTN을 만들어 지금의 위상에 올려놓았고 앞으로도 사장보다 더 오랫동안 YTN을 지켜갈 것이다. 이 시점에서 YTN 노동조합은 조준희 사장의 독선과 독주를 경고한다.”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언론노조 측 기관지격인 미디어오늘을 비롯한 일부 매체들이 다시 해고자 복직 이슈를 꺼내들면서 YTN 노조가 시청률 부진, 경영악화 등을 빌미로 조 사장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원 판결 무시한 해직자 복직은 원칙 파괴하는 것”

이 같은 모습은 조 사장이 경영개선을 위해 퇴직금누진제 폐지 및 임금피크제 등을 실시할 경우, 희생에 대한 대가차원으로 노조가 해직자 복직을 요구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조 사장이 심한 압박을 느낄 경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뒤집고 지난 파업으로 해고된 노종면 등 3인을 변칙적으로 복직시킬 수도 있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YTN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런 염려를 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일이 설마 벌어지겠느냐”고 했다.

박한명 시사미디어비평가(미디어그룹 내일)는 “일종의 허니문 기간을 끝낸 노조가 조준희 사장 본격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조 사장이 노조 압박에 굴복해 해직자 복직 요구를 들어줄 리는 없다고 믿는다. 그런 일은 법치와 원칙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해직자 복직을 노리는 YTN 노조가 본격적인 조준희 사장 견제에 들어간 가운데 취임 6개월의 ‘밀월기간’을 끝낸 조 사장이 노조의 견제 속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내년 총선과 관련해 YTN 안팎에서는 조준희 사장이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출마설이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조 사장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마설은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우리 직원들도 어디서 들었는지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정치를 할 리도 없고, 전혀 터무니없다. 저는 정치 안한다”고 말했다.

미디어내일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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