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 이사진을 추천·임명한 뒤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에 대한 야당과 언론노조 진영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우파성향의 이념과 소신이 뚜렷한 특정 인물들을 중심으로 맹공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디어오늘은 28일 MBC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공격에 재차 나섰다. 이번에는 고 이사장이 ‘PD수첩’ 등 MBC 프로그램에 대해 “이런 방송은 없는 게 낫다”고 발언했다며 시비를 걸었다.

미디어오늘은 이날 '방문진 이사장, “PD수첩, 이런 방송 없는 게 낫다”'란 제하의 기사에서 “보수 편향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고영주 신임 이사장이 등 MBC 프로그램을 두고 “이런 방송은 없는 게 낫다”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트집 잡았다.

기사는 “MBC 사장을 포함해 공영방송 주요 임원 인사권을 지닌 대주주 방문진 수장의 정치적 편향성이 이사회 석상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공안 검사 출신이자 9기 방문진 감사였던 고 이사장은 이사 선임 전부터 정치적 편향성 시비를 몰고 왔던 인사”라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이 문제 삼은 고 이사장의 발언은 지난 27일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나왔다.

기사에 따르면, 이날 이사들은 방문진 사무처로부터 MBC 소유 구조, 재무 상태, 방문진 권한 등 경영 전반에 관한 정보를 개괄적으로 보고 받았다.

사무처 보고가 끝난 뒤, 야당 추천 유기철 이사는 “MBC 구성원들이 이사장 과거 경력을 보고 ‘이념의 편향성이 두드러지지 않느냐’고 우려한다”며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미디어오늘이 고영주 이사장 이념을 공격? 법원이 인정한 ‘종북논란’ 민언련·경향신문이 인정한 미디어 김정일 미디어오늘 사장 출신 이완기 이사부터 검증하라”

이에 고 이사장은 “나는 이념적으로 편향됐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대한민국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 어떠한 의견도 포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전통적 의미의 좌파 정책, 이를 테면 세입자 철거민 보상 정책은 내가 가장 먼저 실시하도록 했다”며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경제기획원 같은 곳에서는 철거민 보상 정책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시 서울시 실무위원으로 있으면서 어려운 사람 입장을 많이 들어줬다”고 밝혔다.

고 이사장은 이어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았다”며 MBC 간판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을 언급했다.

그는 “광우병 파동이라든지, 국정원이 KAL기를 폭파했다든지 방송이 대한민국 안전이나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나간다면 그런 방송은 없는 게 낫다”고 말했다.

고 이사장이 사례로 든 두 가지 프로그램은 왜곡, 편파 논란이 일면서 정치·사회적으로 큰 후유증을 남겼다. 지난 2003년 방영한 ‘PD수첩-16년간의 의혹, 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 편에서 ‘PD수첩’은 이정희 옛 통합진보당 대표의 남편 심재환 변호사를 출연시켜 ‘김현희는 가짜’라는 주장을 다뤄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가짜 공작원’으로 지목된 김현희씨는 2013년 1월 15일 MBC 특별대담에 출연해 "제가 가짜면 어떻게 되냐? 대한민국이 858기를 폭파했고, 대한민국이 테러국이 된다. 테러를 한 북한은 누명을 쓴 게 된다"며 "편안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먼 훗날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 어떻게 진짜가 가짜라고 말할 수 있냐"고 밝히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사과와 함께 관계자들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자신을 가짜 공작원으로 몰아간 PD수첩을 비판했다.

‘PD수첩’ 광우병 편은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수입 정책의 위험성을 비판한다는 구실로 사실과 다른 왜곡된 내용을 방송해, 촛불사태를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헌법에 따라 들어선 정당한 민주정부에 대한 정권퇴진 운동으로 번지는 등 이른바 우파정권에 치명타를 가한 프로그램이다.

고 이사장은 두 편이 사실을 왜곡한 방송으로, 자유민주주의체제에 도전한 심각한 사례라고 본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이 외에도 고 이사장을 비롯해 김광동·권혁철 이사가 같은 우파단체 소속으로, 친북인명사전편찬사업을 펼쳤던 것을 트집 잡았다.

이 같은 미디어오늘의 시비에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공동대표 겸 시사미디어비평가는 “대한민국 국민을 테러한 북한 공작원을 가짜라고 주장하고 대한민국을 테러국으로 만드는 반대한민국 프로그램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그럼 존속시켜야 한다는 말인가? PD수첩이 아니라 그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대한민국 체제를 파괴하고 부정하는 방송을 계속 만든다면 당연히 없애야 한다”며 “고영주 이사장의 발언은 대다수 국민이 생각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박 비평가는 “미디어오늘이 과연 고영주 이사장을 이념편향이라고 공격할 주제나 되는지 모르겠다.”며 “법원으로부터 ‘종북’소리 들을만하다고 판결받은 민언련 출신이자, 경향신문이 ‘미디어 김정일’이라고 부를만큼 친북성향이 강한 미디어오늘 전 사장 출신 이완기 이사의 이념부터 검증한 뒤에 헛소리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