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파인더 김승근 대표] 유승민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 아니다를 놓고 집구석이 떠나가라 싸우는 여당을 보면서 궁금한 것이 있다. 지금 정부여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원내대표를 지킬 것인가 말 것인가로 시간을 보낼 만큼 여유롭고 한가로운가 하는 점이다. 메르스 사태 막바지이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닷새 만에 메르스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 산불이 나도 마지막 불씨까지 확인하지 않으면 방심한 틈을 타 다시 번지게 마련이다.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이 더 이상 안 되는 것 같아도 마지막 의심환자 한명까지 정부당국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시기이다.
경제도 어렵다. 그리스 사태가 악화되면 한국경제에 아마겟돈이 올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이런 마당에 아내와 남편이 집안싸움을 벌이고 서로 네가 옳으니 내가 옳으니 삿대질로 난장판을 벌인다면 그 험악한 분위기에서 가족들은 마음이 편할까? 부부가 끝까지 서로 고집을 꺾지 않고 싸움판을 끝까지 끌고 간다면 그 집안꼴은 어떻게 될까? 그 판국에 아내가 옳으면 어떻고 남편이 옳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친박과 친이가 유 원내대표 거취를 놓고 서로 상대를 제압하겠다고 싸우는 꼴은 딱 이짝이다.
버티는 유승민 원내대표…‘그건 아니올시다!’
더 웃긴 건 새누리당 집구석이 돌아가는 꼴을 보면서 끝까지 ‘난 모른다’ 식으로 나오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태도다. 마치 본인은 아무 잘못이 없는 것처럼 버티기로 일관 중이다. 부부싸움을 가문싸움으로 만들고도 ‘내가 무슨 잘못?’ 이러고 있다. 보는 사람도 환장할 노릇이다. 그렇게 끝까지 버틴다고 유승민 원내대표가 얻을 건 또 뭔지 궁금하다. 본인 인기 좀 올라간다고 집안이 풍비박산이 됐는데 그게 무슨 소용일까 싶다. 무엇보다 유 원내대표가 국회법개정안 협상을 잘못했다는 게 국민 여론이었음을 잊지 말자. 박근혜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았던 게 증거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협상하면서 엉뚱하게 국회법개정안을 들고 왔다. 이런 비유가 어떨지 모르지만 농사지은 것 잘 팔아서 돈 잘 챙겨와라 격려했더니 사기꾼과 놀다가 물건도 돈도 잃고 와선 ‘내가 뭘 잘못했냐’고 배짱부리는 식이다. 친박이 ‘당신 사기 당한 책임져야 할 것 아냐’ 지적 좀 했다고 이게 그렇게 큰 잘못일까? 비박계란 사람들은 자꾸 명분 어쩌고 하는데 잘못한 사람 책임은 말하지 않고 비판하는 사람들만 나무라는 건 일의 순서가 거꾸로 된 건 아닌지 묻고 싶다.
비박계에 눌려 할 말 못하는 친박계는 각성해야 합니다
친박계는 새누리당 소수파에 불과하다. 오히려 잘못한 사람 감싸며 계파 주장만 키우는 게 비박계다. 유승민 원내대표에 비판도 제대로 지적하지 못하고 욕만 먹고 있는 게 친박계다. 책임 당사자가 책임지라는 당연한 소리 좀 했다고 친박계가 차기 공천권 때문에 그런다는 억울한 누명까지 쓰고 있다. 위헌성이 다분한 국회법 개정안을 공무원연금법 처리에 끼워 넣자는 야당 주장에 넘어가 엉터리 협상한 원내대표의 책임은 어디로 가고 없다. 비박계는 그저 이 기회에 대통령 탓, 친박계 탓 남탓만 하면서 친박계 입에 자물통을 채우고 억누르고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과한 것은 본인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래놓고 뒤돌아서 ‘난 잘못 없다’는 식으로 당에 사달이 나도록 방관하고 있는 건 이해가 안 간다. 대통령이 유체이탈화법 쓴다고 비판하지만 유체이탈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유 원내대표에겐 국회법개정안을 잘못 협상한 책임이 있다는 거다. 여론조사에서도 알 수 있다.
친박계는 대통령의 지시대로 움직인다고 매도하는 것에 주눅들 이유가 없다. 그런 소리 안 듣자고 책임져야할 사람에게 입다물고 있다는 것도 무책임한 거다. 유 원내대표에게 책임지라고 요구할 권리가 얼마든지 있다. 친이계 적반하장 격 유승민 옹호 분위기에 눌리고 친박에게만 유독 삐딱선 타는 언론의 편파에 주눅들 필요 없다. 친박계는 유승민에 책임을 묻는 국민들의 여론을 좀 당당히 반영하는 노력을 해줬으면 좋겠다.
미디어그룹내일 공동대표 뉴스파인더 대표 김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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