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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이 가수인 나라, 필리핀을 가다

“한류 열풍만큼 필리핀 음악 한국 전파도 기대”

2014년 4월 22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필리핀 마닐라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언론재단에서 지원한 해외 기획취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아시아 대중문화 심층 탐방의 첫 행선지는 필리핀이었다.

필리핀은 6.25 당시 전투병을 보내고 경제 원조를 해주는 등 대한민국과 끈끈한 인연이 있을 뿐 아니라, 내가 몸담고 있는 주간 미디어워치와도 적지 않은 인연이 있는 나라다. 미디어워치는 3년 전인 지난 2011년 5월에 필리핀 가수를 국내에 초청해서 ‘스포츠월드’와 함께 다문화 콘서트를 개최한 적이 있다. 또한 그해 11월에는 서울시와 함께 필리핀 인기 가수인 세라 제로니모(Sarah Geronimo)를 초청해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못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열리면서 계획이 취소될 수밖에 없었다.

이를 감안하면 언론재단이 지원한 이번 프로젝트는 미디어워치에게 잘 어울리는 프로젝트였다고 할 수 있다. 오래 전부터 회사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던 국가였기에 좀 더 구체적이고 심층적인 취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한류 열풍 뜨겁지만 현지 가수들 역시 맹활약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필리핀에서도 한류의 열풍은 뜨겁다. 빼어난 외모와 댄스 실력을 가진 한국 아이돌 스타들이 필리핀 젊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필리핀은 대중음악의 수준이 한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높은 나라다. 지난 2007년, SBS ‘스타킹’에는 필리핀 출신의 한 소녀가 출연해서 믿을 수 없는 가창력을 뽐낸 바 있다. 그녀는 샤리스 펨핀코(Charice Pempengco)로, 2014년 현재 필리핀 최고 인기 가수 중 한 명이다. 여기에 앞서 미디어워치가 초청을 시도했던 세라 제로니모를 비롯해 앤 마리 호세(Anne Marie Jose)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취재팀은 필리핀 대중문화 탐방을 위해 필리핀 최대 방송사인 GMA Networks를 방문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4시간의 비행을 거쳐 필리핀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자, 현지 안내 및 취재 협조를 하기로 약속한 교포 박인호씨(가명)가 나와 있었다. 현지에서 광고 및 대중문화 관련 사업을 하는 박씨는 “필리핀인들은 인구의 대부분이 가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들 노래를 즐긴다”며 “한국 노래를 따라 부르려고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인들도 많다”고 귀뜸했다.

박씨로부터 현지 분위기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후 시각은 저녁 6시였다. 인근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 후 찾아간 행선지는 현지인 로드리게스(43)씨가 하는 주점이었다. 그곳은 미국식 분위기의 바(bar)였는데, 주인 로드리게스씨가 한국 대중음악을 워낙 좋아하는 관계로 스피커에서는 계속 국내 걸그룹들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해당 노래들을 따라 부르는 손님들도 심심찮게 볼할 수 있었다.

필리핀인들이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로드리게스씨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과거 스페인의 식민지 시절을 거쳐 미군이 오랜 기간 주둔하면서 서양 문화가 많이 유입됐다”며 “이 과정에서 필리핀 문화와의 창조적인 화합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에 필리핀 대중음악 알리고 싶어”

이튿날인 23일, 취재진은 필리핀 최대 방송사인 GMA Networks로 출발했다. 박씨의 차를 타고 숙소로 길에서 필리핀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대형 광고판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한국에서 2014년 2월에 종방된 ‘별에서 온 그대’의 광고판이었다. 주인공인 전지현과 김수현의 사진이 마닐라 시내 한복판 가장 큰 광고판에 걸려 있었다. 필리핀에서 방송되는 영문 제목은 ‘My Love from the Star’였다.

박인호씨는 “현재 필리핀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드라마 중 하나”라며 “매일 저녁 6시 30분에 방송되는데, 지금까지 나왔던 한국 드라마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방문하기로 예정됐던 GMA가 바로 ‘별에서 온 그대’의 판권을 구입하는 등 한국 드라마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방송사였다.

한국에 버금가는 대중음악의 수준과 달리, 필리핀의 영화 및 드라마들은 아직 그다지 수준이 높지는 않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가수들 못지않게 한국 드라마들도 필리핀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GMA에 도착한 취재진은 계열사인 GMA Records의 이사 레네 살타(Rene Salta) 이사를 만났다.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해 봤다는 그는 취재진을 줄곧 우호적으로 대했다. 살타씨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가수와 배우 등 연예인들이 과거 한국과 마찬가지로 방송국들과 전속 계약을 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GMA가 계약한 스타들 중에는 최고 인기 여가수 중 한명인 앤 마리 호세(Anne Marie Jose)도 있었다. 마침 그녀의 뮤직비디오 촬영이 GMA 스튜디오에서 진행되고 있었고, 취재진은 촬영 현장을 보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살타 이사는 한류가 필리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필리핀 대중문화 역시 한국에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어 그는 “일부 한국 CF에 필리핀 가수들의 노래들이 멜로디만 삽입된 것은 있으나, 필리핀 음악이라는 장르 자체는 아직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는 발라드곡들도 많은 만큼 꼭 한국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GMA에서 마케팅 및 대외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셸 레이예스씨는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필리핀인들이 많이 살고 있을 뿐 아니라, 양국간 교류도 활발한 만큼, 한국에서 필리핀 음악이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게 된다면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 더 우호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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