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국정조사 기관 보고에 불출석한 MBC를 맹비난했던 언론노조 측 매체들이 다음달 4일부터 시작되는 세월호 청문회에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새누리당이 추진하겠다고 하자 비판하고 나섰다.

세월호 야당 국조특위 위원들이 MBC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유·무선 통화기록과 법인카드 사용내역 및 차량내역과 뉴스데스크 큐시트 등 초법적 발상의 언론자유 침해와 탄압 성격의 무리한 요구에도 침묵했던 이들 매체들이 청문회에 손석희 사장을 부르겠다니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25일 <새누리 돌연 세월호 청문회 증인에 손석희 ‘찍은’ 까닭>이란 기사를 통해 “오는 8월 4일 열리는 세월호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 증인으로 거론된 언론사 사장들 가운데 손석희 JTBC 사장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의문을 낳고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현미 간사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지난 국정조사에서 참석하지 않은 KBS 길환영 전 사장과 김시곤 전 보도국장, MBC 안광한 사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KBS는 청와대의 보도 외압설에 대한 확인 차원이고 MBC는 ‘전원 구조’ 오보 관련한 내용이 주요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오늘은 그러면서 “일각에선 세월호 진상규명에 손석희 사장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김언경 민주언련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다이빙벨 문제만 가지고 청문회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누구를 꾸짖고 윽박지르는 정치적 공방 외에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는 별개의 엉뚱한 MBC 경영진 각 개인의 인권 침해와 사생활 침해, 언론자유 탄압에 해당하는 자료 요구도 정당화하고, 더욱이 MBC 오보에 대해 묻겠다면서 JTBC 손석희 사장의 다이빙벨 오보에 대해선 진상규명과는 상관없다고 우기는 것이다.

PD저널 역시 25일 <새누리 “손석희 JTBC 사장 세월호 청문회 증인 채택”> 기사를 통해 새누리당 측이 ‘(학생) 전원구조’ 보도를 한 MBN 사장과 지난 기관보고에 참석하지 않은 MBC 사장 등과 함께 손석희 JTBC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나섰다면서 “그러나 조(원진) 의원의 말과 달리 손석희 사장 증인 채택을 둘러싼 논란으로 여야는 한바탕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야당 입장에선 손 사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부르고자 하는 새누리당의 의도를 따져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그간 전개됐던 탓”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논리라면 KBS 길환영 전 사장이나 MBC 안광한 사장 등을 개인 인권 침해와 언론탄압 논란까지 감수하며 출석시키고자 했던 새정연의 의도를 따져봐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PD저널은 이어 “앞서 새누리당은 지난 10일 당 공식 트위터 계정에 “중립적인(?) 앵커 손석희, 세월호 참사 현장에 다이빙벨을 투입시켰던 열정으로 어떻게 해서든 큰빗이끼벌레를 4대강과 연결시켜 보려는 노력이 눈물겹습니다”라는 글을 남기는 등 손 사장과 JTBC 보도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면서 “게다가 새누리당이 손 사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부르려 하는 시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JTBC <뉴스9> (4월 18일 방송) 다이빙벨 보도에 대해 제재를 예정하고 있는 때와 겹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보도에 불만을 품고 손석희 사장을 불렀다는 정치적 목적과 의도를 부각시킨 셈이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듯 그런 논리라면 길환영 전 사장의 KBS와 MBC 보도에 대한 불만으로 새정연이 이 두 공영방송사에 대한 탄압으로 비춰질 수 있는 사례는 숱하게 많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손석희를 부르는 게 의문이라는 식의 뻔뻔한 기사는 정말이지 코웃음이 나올 정도의 개그다. 네 편(MBC, 길환영 전 사장 당시 KBS)은 조지고 내편은 감싸려는 전형적인 이중잣대식 보도”라며 “손석희 사장을 감싸려는 눈물겨운 노력은 이해가 가나, 일반 독자와 네티즌들이 보면 정말 무안할 정도로 어이없는 억지다. 손석희 구하기 기사를 쓰려면 싫지만 방송사 전부를 부르지 말라 정도의 논리는 돼야지, 이런 뻔뻔한 기사들이 언론노조의 심각한 편파성, 정파성을 그대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한명 기자 hanmyoung@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