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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본부’ 부장단 총사퇴, 기자 출신 사장 영입 위한 것?

이제원 KBS 라디오 부장 “보도본부 부장들은 사장 사퇴 주장할 자격 있나?” 일갈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비유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보도국장직에서 물러난 김시곤 전 국장의 폭로로 시작된 파문이 연일 KBS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 16일 보도본부 부장들이 ‘정부 개입으로 인한 불공정 보도 등’을 이유로 사퇴한 것에 대해 내부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BS 라디오1국 부장 이제원 PD는 18일 오후 ‘보도본부의 쌩얼(민낯)은 왜 드러났을까?’ 제하의 글을 KBS 사내게시판에 올리고 작금의 KBS 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과 그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제원 PD는 연이은 보도본부 ‘부장’과 ‘팀장’들의 보직 사퇴 성명 발표와 난데 없는 사장 퇴진 주장에 대해 “이례적인 일”이라며 “표면적인 이유는 현 길환영 사장이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고,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라는 것인데, 이들은 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이 PD는 “이 같은 주장의 이유가 궁금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지난주 금요일 기자협회 총회에서 했다는 2차 폭로를 꼼꼼하게 읽어봤다”며 “먼저 1차 폭로 때 밝힌 길 사장의 <사사건건 보도 개입> 주장이 의외로 대폭 축소됐다. 아마도 길 사장의 추후 소송을 의식했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PD가 정리한 김시곤 전 국장의 주장은 “▲ 정치 분야를 제외하고 사장 개입 없었다. 매우 독립적이었다고 자평한다. ▲ 청와대 전화를 받았는데 그 쪽 소임으로 전화 자체에 문제 있는 건 아니다. ▲ KBS 세월호 참사 보도가 가장 비판적, 비교적 잘한 보도라고 자평한다. ▲ 채동욱 TV조선 인용보도 윗선 지시 결코 없었다. ▲ 길 사장 대통령 관련 뉴스는 러닝 타임 20분 내로 소화 원칙 있었다. ▲ 여당 모 의원 TV에서 얘기하는 날은 아이템으로 소화하라 지시했다. ▲ 국정원 관련 보도 개입은 사장의 개입이 다른 부분에 거의 없었는데, 국정원 수사에는 일부 있었다. 순서를 좀 내리라던가, 단독을 뺀 적은 없다. ▲ 최근 1노조 제기한 지하철사고 확대 보도는 완전 코미디다. 절대로 뉴스를 조작해서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건 무시무시한 생각이다” 등으로 “이 발언의 진위 여부를 길 사장에게 묻고 따질 것도 없다. 우리는 이 정도의 이유로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18인과 나중에 댓글을 통해 동참을 선언한 부장까지 하나하나의 이름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장에게 ‘퇴진하라’는 성명서를 쓴 부장들은, 정녕 이 정도의 사안이 KBS 저널리즘을 망치고, KBS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냐”며 “김시곤 전 국장 말마따나 한마디로 코미디이다. 현직 부장들 명단의 면면을 보라. 그동안 길 사장의 인사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PD는 이어 길환영 사장의 보도 개입설에 대해 “이미 공영노조와 사내외 방송법 전문 학자들이 전혀 문제없음을 수도 없이 이야기 했다”며 위에 언급된 김시곤 전 국장의 발언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또한, 이 PD는 보도본부 부장들의 책임회피를 지적하며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보도본부 일부 부장들이 이번 기회를 이용해 기자 출신 특정 인물을 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한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계속해서 이 PD는 “만약 길환영 사장의 잘못이 있었다면, 그것은 보도국의 간부들과 직원들을 믿고 이와 같은 역대 최악의 KBS의 세월호 보도 등을 방치한 것, 또 각종 보도에 대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대로 ‘사사건건 간섭’하지 않은 것, 즉 재난보도준칙에 따라 제대로 보도를 하도록 독려하지 않은 것, 철저한 게이트키핑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라며 “보도본부 부장들이 과연 이 같은 비난에서 자유로운지, 스스로 사장 사퇴를 주장할 자격이나 있는 사람들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를 압박하면 사장을 내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정치 종속적인 발상은 없다”며 “스스로에게 한번 자문해보라. 청와대만을 바라보는 쪽이 과연 누구인지... KBS를 진정 지키는 세력은 누구이며 정권 해바라기 세력은 과연 누구인지”라고 조언했다.


<게시글 원문>

보도본부의 쌩얼(민낯)은 왜 드러났을까?


보도본부의 ‘부장’과 ‘팀장’들이 연이어 보직 사퇴 성명을 발표하고, 난데없는 사장 퇴진을 주장하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대체 왜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단 말인가”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 길환영 사장이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고,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라는 것인데, 이들은 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일까?

그 이유가 궁금해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지난주 금요일 기자협회 총회에서 했다는 2차 폭로를 꼼꼼하게 읽어봤다.

먼저 1차 폭로 때 밝힌 길 사장의 <사사건건 보도 개입> 주장이 의외로 대폭 축소됐다. 아마도 길 사장의 추후 소송을 의식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김시곤 국장이 주장한 길 사장의 속칭 <보도 개입?> 내용이다.

⑴ “분야를 보면 정치‧경제‧사회‧문화가 있다. 정치를 제외하고는 거의 개입이 없었다. 매우 독립적이었다고 자평한다.”

⑵ “청와대로부터 전화는 받았다. 그쪽(청와대) 사람들의 소임이기도 하고, 그 자체를 문제 있다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⑶ “세월호 관련 우리 보도가 가장 비판적이었고, (타사에) 결코 뒤지지 않고 비교적 잘한 보도라고 자평한 적 있다.”...“다만 정부 쪽에서는 해경을 비난하지 말 것을 여러 번 요청, 받아들이기 나름이고 우리가 많이 비판했다.”...“청와대 연락이 왔다. 오픈해서 받았고, 항의해도 받아 들이냐의 문제다.”...“하지만 해경 관련 보도가 꾸준히 나갔고, 그런 요청이 잘 안 받아들여지니까 다른 루트를 통해서 전달된 것 같다.”...“사장을 통한 루트인데 사장이 보도본부장실을 방문, 해경에 대한 비판은 하지 말아달라는 지시(주: 부탁 내지 권유 아니고?)가 있었다.“

⑷ “길환영 사장이 대통령을 모시는 원칙이 있었다. 뉴스는 러닝 타임 20분 내로 소화하라는 원칙이 있었다.”

⑸ “뉴스 전반에 있어서 사장이 개입한 부분은 다른 건 거의 없었고, 정치 아이템이다.”... “분명히 짚어야 할 부분인데 여당의 모 의원이 TV에서 얘기하는 날은 반드시 전화가 왔다. 그 아이템을 소화해라. 일방적으로 할 수 없으니까 야당과 섞어서라도 해라.”

⑹ “(국정원 관련 기사에도 영향력이 있던 건지?) 사장의 개입이 다른 부분에 거의 없었는데, 국정원 수사에는 일부 있었다. 순서를 좀 내리라던가, 단독을 뺀 적은 없는 걸로 안다.”

⑺ “(채동욱 검찰총장 관련 TV조선 인용보도 관련해서 지시가 있었나?) 결코 없었다. 양심에 걸고, 두 번째인가 올라갔는데 본부장실에서 최종 라인업 하는데 본부장이 톱 이야기했고, 모두 올릴 만하다고 판단했다.”

⑻ “(최근 문제 제기된 지하철 사고 확대 보도) 완전 코미디다. 그런 조작은 절대 한 적 없다. 우리 뉴스 블록화 돼 있기 때문에 꼭지를 늘린 건 맞다. 2꼭지 늘었는데 본부장이 제안했고, 그 뉴스는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 불감증의 연속, 세월호 이후 이어진 사고여서 키울만한 가치가 있었다. 절대로 뉴스를 조작해서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건 무시무시한 생각이다. 하느님 믿지 않지만 하늘에 걸고 맹세한다.”

위의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정리해보겠다.

1. 정치 분야를 제외하고 사장 개입 없었다. 매우 독립적이었다고 자평한다.
2. 청와대 전화를 받았는데 그 쪽 소임으로 전화 자체에 문제 있는 건 아니다.
3. KBS 세월호 참사 보도가 가장 비판적, 비교적 잘한 보도라고 자평한다.
4. 채동욱 TV조선 인용보도 윗선 지시 결코 없었다.
5. 길 사장 대통령 관련 뉴스는 러닝 타임 20분 내로 소화 원칙 있었다.
6. 여당 모 의원 TV에서 얘기하는 날은 아이템으로 소화하라 지시했다.
7. 국정원 관련 보도 개입은 사장의 개입이 다른 부분에 거의 없었는데,
국정원 수사에는 일부 있었다. 순서를 좀 내리라던가, 단독을 뺀 적은 없다.
8. 최근 1노조 제기한 지하철사고 확대 보도는 완전 코미디다.
절대로 뉴스를 조작해서 선거에 개입하겠다는 건 무시무시한 생각이다.


이 발언의 진위 여부를 길 사장에게 묻고 따질 것도 없다.
만약 이 같은 이유 때문에 보도본부 부장단과 팀장들이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정권과 적극적으로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친 사람이 어떻게 KBS 사장으로 있겠단 말인가”라는 이유로 보직사퇴를 결의하고 사장 퇴진을 주장했다면, 우리는 이 정도의 이유로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18인과 나중에 댓글을 통해 동참을 선언한 부장까지 하나하나의 이름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길 사장의 잘못이라는 것이 ‘정권으로부터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고, 정권과 유착해 KBS 저널리즘을 망쳤다’라는 것인데...
그대들은 진정 <대통령 뉴스를 러닝 타임 20분 내에 소화하고, 여당 모 의원 뉴스를 다루게 하고, 국정원 수사 리포트의 순서를 조금 내리라>는 것이, 사장 퇴진을 걸 만큼 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사장에게 ‘퇴진하라’는 성명서를 쓴 부장들은, 정녕 이 정도의 사안이 KBS 저널리즘을 망치고, KBS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말이다.

김시곤 전 국장 말마따나 한마디로 코미디이다.
말이 안 된다. 다른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자신들을 임명한, 그것도 취임 이후 탕평인사를 통해 인재를 고르게 발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고, 과거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소외받거나 차별받는 사람이 없도록, 인사 때마다 밤을 새며 탕평인사를 고민해 자신들을 발탁해 준 사장에 대한 예의는 더더욱 아니다.
이름을 올린 현직 부장들 명단의 면면을 보라. 그동안 길 사장의 인사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장의 보도 개입?
이 말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이미 공영노조와 사내외 방송법 전문 학자들이 전혀 문제없음을 수도 없이 이야기 했다.

사장이 ‘부당하게? 지시했다’는 김시곤 전 국장의 주장을 다시 살펴보자.

▶ 먼저 ‘대통령 뉴스를 러닝 타임 20분 내에 소화하라는 원칙’ 건이다.

이 원칙을 왜 세웠는지 정말 모르겠는가? (본인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김시곤 전 국장의 자질을 여러 번 의심하게 됐다.)

대통령 뉴스를 20분 내에 다루라는 것은 전국에 있는 총국들의 지역 뉴스를 위한 배려이다. 전국에 있는 지역총국들은 자체뉴스를 매일 밤 9시대 후반부에 내보내고 있다. 그런데 메인 뉴스인 9시 뉴스에 다룰 정도의 대통령 관련 뉴스라면 로컬 뉴스 전에 다뤄야만 전국의 시청자들이 관련 뉴스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20분 이후로 대통령 관련 뉴스가 밀릴 경우 뉴스 도중 갑작스런 사건사고 등 중요 뉴스가 들어와 2,3꼭지만 늘어나도 대통령 관련 뉴스는 30분 이후로 밀려 지역에선 이 뉴스를 접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 가장 중요한 뉴스메이커 중의 하나이다. 9시 뉴스에 리포트로 잡았다면 당연히 전국의 시청자들도 그 뉴스를 볼 권리가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는 말인가? 대통령 뉴스를 20분 내로 소화하라는 원칙이 왜 있는지를? 아니면 뻔히 그걸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공격해 길환영 사장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한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것인가?

▶ ‘여당 모 의원 뉴스를 반드시 다루게 했다’는 주장은 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KBS는 그동안 수신료 인상 때문에 정무적으로 여러 가지 뉴스를 다뤄왔다. 길 사장의 지시뿐만 아니라 보도본부 자체적으로 그리고 타 본부의 지원 요청으로 수신료 인상을 위한 다양한 공을 들여왔다.
우리 얼굴에 누워서 침 뱉기 이다. 더 이상 언급을 삼가겠다.

▶ ‘국정원 수사 리포트의 순서를 조금 내리라’고 한 것은 사내 공방위에서 다루면 해결될 일이다. 사장에게 ‘왜 직접 아이템의 편집 순서에 개입했느냐’며 공방위를 통해 따지고, 해명이 안 되면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다.

▶ “사건 발생 며칠 뒤, 길 사장의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아 달라’는 지시(‘말아 달라’는 말은 권유 내지 부탁 아닌가?)를 했다”는 주장은, 사장이 한 많은 발언 가운데 일부를 떼어 내 기존에 청와대가 했던 요청과 연결시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 KBS 보도는 많은 지탄을 받고 있었다. 무엇보다 기본적인 재난보도준칙을 지키지 않고 보도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사장으로서 국가적 재난보도를 하고 있는 보도본부를 직접 찾아 상황을 점검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 가운데 하나로 생각된다.

참고로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이후 한국기자협회가 만든(만들려고 한) ‘재난보도준칙’은 ◼인명구조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취재할 것, ◼위기상황에 대한 심리적, 정신적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데 주력할 것, 유언비어 확산 억제하는데 기여할 것, ◼불확실한 내용은 철저히 검증해 유언비어 확산을 억제하는 데 기여할 것,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인터뷰 강요 금지, ◼근접촬영 자제, ◼자극적인 장면 보도 금지, ◼수집된 정보의 해당 전문가 검증, ◼생존자 및 사상자의 신상공개 자제 등을 담고 있다.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 보자.

과연 이 정도의 사안이 방송의 독립성을 흔드는 사안이라고 할 일이었나?
과연 보도본부 부장단과 팀장들이 사상 초유의 집단 보직 사퇴를 결의할 만큼 중대한 일이였나?
수신료 현실화와 6‧4 지방선거, 브라질월드컵이라는 대사를 앞두고 여러분의 평생직장인 KBS를 뒤흔들어야 할 만큼 중차대한 문제였는가 말이다.


현 보도본부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도대체 집단 최면이 걸리지 않고서야, 어떻게 “한 입으로 두말을 하며,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조금의 뉘우침도 없이 책임회피와 책임전가, 자화자찬을 하며 국민정서와 완전히 동떨어진 소리를 해대는” 김시곤 전 국장의 발언에 대해 아무도 제재를 가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나는 김시곤 전 국장의 2차 폭로 내용을 뒤늦게 찾아보면서 또 다시 제2의 세월호 망언이 나온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했다.

아니나 다를까.

▶ 김 전 국장은 ‘KBS의 세월호 보도가 가장 비판적이었으며, 우리 보도가 결코 뒤지지 않고 비교적 잘한 보도라고 자평했다’고 밝혔다.

이건 또 무슨 망언인가?

우리 내부의 KBS본부노조에서조차 이라는 자사 보도 평가서를 내고, [KBS 세월호 참사 보도는 <“학생 전원 구조”,“선내 엉켜있는 시신 발견” 오보에 전형적인 받아쓰기 보도로 인한 “인력, 장비 총동원 구조 활동” 보도 문제, ‘언딘’ 의혹에도 침묵, 박근혜 대통령 진도체육관 방문 보도, “가족들은 박수로 호응” 리포트 통한 왜곡보도 논란, 실종자 가족 목소리도 왜곡> 등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오보와 왜곡으로 유가족들을 분노케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도 김시곤 전 국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현장에 참석한 기자들은(본부노조 소속 기자들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고 반론도 제기하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이유인가?
그 자리에 있던 기자들은 아직도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인가?

▶ 김시곤 전 국장은 또, 기자 내부와 노조에서 줄기차게 제기해 온 채동욱 검찰총장 관련 TV조선 보도 인용 문제와 관련해서도 결국 “본부장실에서 최종 라인업 하는데 본부장이 톱 이야기를 했고, 모두 올릴만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기자들 스스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 사안을 김 국장이 보도본부 수뇌부들이 결정했다고 밝혔는데도 현장에서는 문제제기가 전혀 없었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은 그 사안에 대해선 모두 문제가 없었다고 인정한 것인가.

▶ 또한 KBS노조에서 제기해 SNS를 통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지하철 사고 확대 보도를 통한 KBS의 서울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김시곤 전 국장은 ‘완전 코미디다‘라고 선언했다. 기자들이 금과옥조처럼 받아쓰고 있는 김 전 국장의 발언인 만큼, 보도본부에서는 (이를 검증 없이 발표해 외부 매체와 SNS 등에서 수없이 확대재생산 되게 한) 노조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반드시 청구해야 한다.

지금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떠도는 유언비어를 보라.
그 트위터의 내용은 대부분 “KBS가 선거판을 정부여당에 유리하도록 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이날, KBS뉴스는 청와대와 길환영 사장이 합작해 만들어왔다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추가 폭로도 나왔습니다.”라며 김시곤 국장의 2차 폭로 내용을 첨부해 두고 있다.
세상 민심이 지금 이렇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에게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이, 정치판에서 이용되고 있다.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이용돼 우리의 목을 졸라오고 있는 것이다.
김시곤 전 국장이 코미디라고 단정한, 그런 조작은 절대 한적 없다는 KBS노조의 <지하철사고 확대 보도 논란>이 정부와 KBS의 선거개입으로 둔갑되고, 김시곤 전 국장의 2차 폭로는 “사실로 드러난” 팩트가 되어버려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선전전에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보도본부 부장들에게 정말 묻고 싶다. 대체 왜 이러는가?
세월호 오보, 부실보도, 왜곡보도로 시작된 KBS의 위기의 모든 책임을 길환영 사장 한 사람에게 돌리고 싶은 것인가? 그럼으로써 일선 데스크인 자신들에게 돌아올 비난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인가? 사상 최악의 보도로 기록될 <세월호 참사 KBS 보도>의 책임을 집단적으로 은폐하기 위한 집단행동이 아니었냐는 말이다.
이도 아니라면 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보도본부 일부 부장들이 이번 기회를 이용해 기자 출신 특정 인물을 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한 것인가?
정말이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유가족들이 KBS 구성원들을 대하는 마음을 그대로 전한다.

김시곤 전 국장의 세월호 사망자숫자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발언이 물의를 빚은 뒤, KBS보도국 간부들은 “김시곤을 데려오라”는 유가족들의 항의에 합동분향소에서 쫓겨났다. 취재주간이 유족들에게 대기실로 끌려가 뺨을 맞고 침을 뱉는 모욕을 당하고 5시간 동안 억류당했다. 그리고 일련의 사태가 벌어진 후 기자협회 소속 KBS기자들 50여 명이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자꾸 왜곡된 보도를 내보내는 거 아닌가, 잘렸나, 안 잘렸나”, “한 치 거짓 없이 보도할 자세라면 환영하지만 만약 그럴 생각이 아니라면 돌아가라”고 말하고 김 전 보도국장이 ‘전보 발령’된 데 대해서는 “(KBS를) 떠난 게 아니지 않나, 도피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또 다른 유족은 “아예 회사에서 나간 게 아니라고 들었다”며 “그럴 수는 없는 거다, 여러분을 보는 순간 심장이 멎을 것처럼 뛴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기자협회장은 “보도가 잘리는지 여부는 소속 부서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저희가 쓴 글(기사)은 잘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유가족들은 길환영 사장의 사과에 대해서는 이렇게 밝혔다.
"진정성 있게 사과의 말씀을 한다고 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용을 했습니다.“[참고 YTN 인터뷰 : 김형기, 유가족 대책위 부위원장]

또 유가족들에게 사과 온 KBS기자들에게는 “길환영 사장이 우리에게 사과한 이후로 보도가 어떻게 되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다.

유가족과 국민들의 분노가 누구를 향해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임수경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미방위에서 “KBS가 세월호 보도와 관련해 수많은 무성의한 오보를 낸 것은 물론 정권에 일방적으로 편향적인 방송을 하여 대통령을 보호하고 다른 희생양 찾기에만 몰두했다”면서, “이를 통해 유가족과 국민들이 받았을 분노와 아픔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밝혔다.

작금의 KBS 사태,
보도본부 부장들이 과연 이 같은 비난에서 자유로운지, 스스로 사장 사퇴를 주장할 자격이나 있는 사람들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만약 길환영 사장의 잘못이 있었다면, 그것은 보도국의 간부들과 직원들을 믿고 이와 같은 역대 최악의 KBS의 세월호 보도 등을 방치한 것, 또 각종 보도에 대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대로 ‘사사건건 간섭’하지 않은 것, 즉 재난보도준칙에 따라 제대로 보도를 하도록 독려하지 않은 것, 철저한 게이트키핑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를 압박하면 사장을 내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정치 종속적인 발상은 없다. 선거철마다 노조가 파업을 반복하는 것 역시 청와대가 사장을 내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에게 한번 자문해보라.
청와대만을 바라보는 쪽이 과연 누구인지...
KBS를 진정 지키는 세력은 누구이며 정권 해바라기 세력은 과연 누구인지.

2014년 5월 18일
이제원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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