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발생한 부산 리베라 호텔의 화재로 수십여명이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순천에코그라드 호텔도 화재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유치권 성립 문제를 놓고 낙찰자인 동원산업과 43개 공사채권단간 법적분쟁이 진행 중인 이 호텔은 소방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갖춰지지 않아 화재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본보 4월 2일자 보도)
불이 난 호텔은 지하 3층, 지상 18층 규모이고 순천에 위치한 에코그라드 건물 역시 같은 규모로 8층까지는 편의시설로, 17층을 제외한 나머지층은 숙박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5일 중국인 관광객이 20여실을 숙박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 측간 충돌에 따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호텔내 침구 TV 등 주요 비품 소유권을 확보한 공사채권단은 4일 중국관광객 투숙 예정사실이 알려지자 5일 저녁 호텔내로 진입, 관련 비품을 반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투숙한 상태에서 침대 등 비품 반출이 이뤄진다면, 그 과정에서 대규모 충돌도 예상된다.
또 이들은 호텔 앞에서 '자본금 천만원에 불과한 동원산업 규탄' 이라는 주제로 촛불 시위도 벌일 계획이다.
앞서 순천소방서가 올초 작성한 호텔 소방시설 점검 결과표에 따르면, 건물 내 소방안전 설비는 불량 상태가 심각하거나 화재발생시 탐지설비가 없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화재발생시 연기를 빨아내는 제연(除煙)설비는 건물내 거의 모든 층에 댐퍼 기동이 안 된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도 스프링쿨러 설비 상당수가 파손되거나 작동불량, 화재발생시 비상방송 설비 미비, 자동화재 감지설비 역시 파손되거나 수신기가 확인되지 않음에 따라 건물 내에서 화재 발생시 탐지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
화재발생시 피난설비 유도등이 불량상태거나 방화셔터도 작동이 안 돼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우려된다.
공사채권단 유성재 대표는 " 준공 당시에는 화재설비가 작동됐지만 그 이후 영업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해도 수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물론, 그 과정에 불법용도 변경으로 호텔은 부실투성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 투숙사실을 접한 순천소방서 방호과장도 " 소방시설 시정조치도 없이 무작정 영업을 재개해선 곤란하다"면서 " 우리가 영업을 당장 못하게 할 순 없지만 현장을 방문, 관련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