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다현 기자 |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이 만료되기 이틀을 앞두고 미 해군이 이란 화물선을 나포하면서 양측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이란 외무부는 20일(현지시각) 2차 종전 협상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시 이란 전체 인프라를 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외무부 “2차 협상 계획 없다”... 봉쇄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로서 차기 협상에 대한 계획이 없고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외교 프로세스 추진에 진정성이 없음을 행동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말과 행동 사이의 명백한 모순이 미국의 의도에 대한 이란 국민의 불신을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이란의 불참 이유로 “미국의 과도한 요구, 비현실적인 기대, 끝없는 입장 변화, 반복되는 모순, 미 해군의 지속적인 봉쇄”를 들었다.
바가이는 앞서 X 게시물에서 미국의 해상 봉쇄를 “불법이자 범죄 행위”이며 “전쟁 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한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루스소셜에 “미국 대표단이 협상을 위해 오늘 저녁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JD 밴스 부통령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협상단을 이끈다고 전했다. 다만 CNN은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협상단이 21일 파키스탄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별도로 보도했다.
USS 스프루언스, 이란 화물선 투스카 나포... 이란 군 “곧 보복”
이번 협상 교착의 직접적 배경에는 19일 오만 해에서 발생한 미 해군의 이란 화물선 나포가 있다.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는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M/V Touska)가 6시간에 걸친 경고를 무시하고 미 해상 봉쇄를 돌파하려 하자 5인치 함포로 엔진실을 격파했다. 이후 해병 제31해병원정대가 헬기로 투스카에 하강해 선박을 나포했다. 투스카는 중국발 반다르 압바스 행으로, 미 재무부 제재 대상이었다.
이란 합동군사사령부 하타몰안비야는 이번 나포를 “휴전 위반이자 해적 행위”로 규정하며 “미 군사력에 대해 곧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투스카 선원 일부 가족이 승선해 있어 대응에 제약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급변하는 협상 분위기... 해협 개방-재봉쇄-나포 사흘 만에 급반전
주말 사이 상황은 빠르게 뒤집혔다. 이란은 17일 호르무즈 해협을 일시 개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봉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자 이란은 18일 해협을 재봉쇄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19일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없었다.
1차 협상은 11~12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총 21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나 핵 농축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지위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종료됐다. 미국은 협상 실패 직후인 13일부터 이란 항구를 대상으로 해상 봉쇄를 시작했다.
트럼프 “딜 거부 시 발전소·교량 전부 파괴”... 휴전 21일 만료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루스소셜에 “딜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모든 교량을 파괴할 것”이라며 “더 이상 관대하게 굴지 않겠다(NO MORE MR. NICE GUY)”고 경고했다. 같은 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2차 협상을 이란의 “마지막 기회”로 규정하며 “딜에 서명하지 않으면 이란 전체가 박살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의 2주 휴전은 미 동부시간 기준 21일 만료된다. 브렌트유는 나포 소식에 6% 이상 올라 배럴당 96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전쟁 시작인 2월 28일 이후 유가는 약 33% 상승했다. 미 에너지부 크리스 라이트 장관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정점에 달했지만 “수개월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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