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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연대’ 아니면 답 없는 야권의 한계?

한겨레신문 성한용 기자 “‘선거연대 불가론’은 덫,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가 “제2의 창당각오로 정치혁신을 통해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겨레신문이 “야권이 전멸할 수 있다”며 ‘묻지마 선거연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한겨레신문의 대표적 논객 중 한 사람인 성한용 선임기자는 14일자 칼럼을 통해 “‘선거연대 불가론’은 야권의 연대를 차단하기 위해 집권세력이 만든 덫”이라며 민주당과 정의당, 안철수 의원 측이 연대설에 선을 긋고 나선 것을 비판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념과 생각이 다른 정당들의 무분별한 정치공학적 연대가 민주당 실패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민주당도 또다시 스스로 ‘정치혁신’을 들고 나왔음에도 한겨레는 야권연대 비판론은 보수 기득권 세력의 음모라며 무조건 ‘뭉쳐야 산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는 이 칼럼에서 “모든 선거에 통용되는 두 가지 원리가 있다. 첫째, 낮은 자세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쪽이 이긴다. 박근혜 대통령이 승리한 2012년 4월 총선, 12월 대선이 그랬다”며 “둘째, 합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김대중-이회창이 겨룬 1997년 대선이 전형적 사례다. 한쪽은 디제이피(김대중-김종필) 연합으로 합쳤고, 다른 쪽은 이인제 후보 출마로 분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지금 두 가지 원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민주당 현역 단체장들이 앞선 것으로 나온 각 언론사 여론조사를 근거로 “총동원”을 외치며 난리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도 외면하고 정당공천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며 “동시에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눈을 부라린다. 역시 선거의 귀신들이다. 야권의 대응은 안이하다. 민주당 일각에는 인지도 조사에 불과한 지금의 여론조사를 사실로 믿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열거한 선거 승리의 원리대로 새누리당은 위기의식으로 뭉친 반면 야권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데 야권이 인지도에 불과한 여론조사 결과만 믿고 있다며 질타한 것이다.

야권연대 강조하느라 곳곳에서 논리적 모순과 한계 드러낸 성한용 기자

성 기자는 이어 연대가 아닌 경쟁 의사를 밝힌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윤여준 새정추 의장, 천호선 정의당 대표의 발언을 적시한 뒤, “선거연대가 정상적인 정치행태는 아니다” “부작용도 있다”면서 지난 4.11총선 때 통진당과 연대했다가 ‘종북숙주’비판을 받은 민주당 사례를 언급했다.

그럼에도 성 기자는 “그러나 착각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거연대가 정상적 행태가 아님에도 “‘영남-보수-부자’가 손잡은 ‘기득권 정당’의 존재 자체가 이미 엄청난 비정상”이라는 것이다.

성 기자는 결국 새누리당 존재 자체가 엄청난 비정상이므로 야권의 비정상정치도 괜찮다는 논리를 편 것이다. 이런 논리의 바탕에는 새누리당은 ‘악’이라는 원리주의적이고 종교적 심판자적 태도가 깔려있다. 상대를 ‘박멸’해야 하는 존재쯤으로 바라본 시각이다. 이런 시각을 가진 이들이 우파정권의 편협성과 불포용성을 늘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성 기자는 선거연대를 한 야당에 근본적인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선거연대를 한 정당 간 이념과 노선 차이도 별로 크지 않았다”면서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의 ‘진보’와 연대한 것이지, ‘종북’과 연대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성 기자가 정당 간 이념과 노선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면 민주당이 ‘종북숙주’가 아니라는 반대파 주장에 근거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민주당과 종북의 차이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통진당의 어떤 진보와 연대한 것인지, 통진당의 진보는 무엇이고 종북은 무엇인지 설명없이 편리한대로 논리를 가져다 쓴 셈이다.

성 기자는 이어 “‘선거연대 불가론’은 야권의 연대를 차단하기 위해 집권세력이 만든 덫”이라며 “그런데 야권의 세 정파는 이런 덫에 스스로 발목을 밀어넣고 있다. 최근 신문 만평에는 입을 가리고 웃고 있는 새누리당 사람들의 모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2006년 5.31 지방선거, 분열 때문에 졌다?

성 기자는 2006년 5·31 지방선거 지형이 현재와 꼭 닮았다며 당시 한나라당이 광역단체장을 휩쓸고 기초단체장을 휩쓸었던 결과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2006년의 참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새누리당과의 지지도 격차를 줄여야 한다”며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안철수 신당 및 진보정당과 선거연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성 기자가 야권분열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든 2006년 지방선거 사례가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당시의 선거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열이 만든 결과라기보다 참여정부의 독선과 급진적 좌파정책, 부동산과 세금 문제 등 정책적 실패에 대한 반감 탓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시의 지방선거 실패를 지금의 야권 분열에 대한 경고를 위해 꺼내 비교한 것은 맞지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9년 서거 전 민주당 사람들에게 “민주당이 과감하게 내주더라도 연대를 해야 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간절하게 정치적 유언을 했다”면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은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야합이라고 퍼붓는 비난을 무릅쓰고 선거연대를 했다. 그리고 이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살아 있다면 지금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사람들에게 뭐라고 할까? 궁금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겨레의 성한용 선임기자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본격 경쟁을 앞두고 야권 분열을 우려한 기사로 일종의 집단속용 취지의 칼럼을 내놨다. 하지만 ‘뭉치면 산다’는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부적절한 예시와 논리점 허점을 드러내 결국 ‘묻지마 연대’라는 한계를 드러낸 셈이다.

성 기자 강조하는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 ‘묻지마 연대’의 맹점은 2012년 대선에서 보여줬다. 그런데도 또다시 이 같은 한겨레의 칼럼이 과연 야권 승리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과연 지방선거를 앞둔 야권 행보가 친노강경파와 지지층 주류의 정서를 대변하는 한겨레의 주장대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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