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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벌인 KBS노조의 부끄러운 파업

국민과 괴리된 그들만의 임금투쟁, 정치투쟁에 나선 배부른 그들


여야가 서로 멱살을 잡고 진흙탕에서 뒹구는 와중에 홀로 책 내고 기자회견하고 대선 재도전 의사를 밝힌 문재인 의원의 언행만 황당했던 건 아니다. 뜬금없었던 건 또 있다. 생방송 프로그램 스튜디오에 수십명이 난입해 방송을 막고, 임원실로 쳐들어가려고 철문을 부쉈다는 KBS노동조합의 총파업 소식이다. KBS의 수신료를 올리느니 마니 하는 상황에서 “정치독립과 임금투쟁을 위해”서라며 4천여명의 KBS계열사 노조 조합원들이 들고 일어섰단다. 지금 국민 눈치를 보고 납작 엎드려 있어도 밉상이 달라지지 않을 텐데 뻔뻔하게도 임금투쟁을 건데다 또 얍삽하게 정치독립을 살짝 끼워 넣었다.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직원 평균 임금이 1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남녀노소가 아는 마당에 또 임금을 올려달라는 얘기다.

KBS노조는 총파업 출정식에서 이런 말들을 했다. “사상 최초, 사상 최대 규모의 본사 계열사 노조 동시 연대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방송독립과 무능 경영 심판을 기치로 KBS 방송노동자 4000여명은 다음 주 명운을 건 대투쟁에 나선다” “국회는 이번에야말로 방송공정성특위에서 반드시 KBS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수신료 인상과 재정 위기를 핑계로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해 왔다. 이번 동시 연대 총파업은 또 지난 1년간 길환영 사장을 비롯한 본사 계열사 경영진들에 대한 준엄하고도 매서운 심판의 장이 될 것이다” 이 출정식 내용만 보면 도대체 노조가 뭘 원하는지 회사더러 어쩌라는 건지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다. 철문을 부수고 생방송 스튜디오에 난입할 정도면 뭔가 대단한 명분과 요구사항이 있어야 할 게 아닌가. 그런데도 알맹이가 빠져 있다.

국민을 볼모로 잡고 임금 올려 달라 행패부린 KBS노조

미디어스와 미디어오늘의 기사에 정답이 있다. 두 매체 보도를 요약하자면 KBS노조는 정치독립을 요구했던 1차 파업은 하는 듯 마는 듯 했다. 방송공정성특위 종료기한이 11월말로 연장되면서 중단했고, 파업 기간도 5일로 짧았다. 내부에서는 파업을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학자금 등 임금협상이 실패한 뒤엔 양상이 달랐다. 27일 오전 5시로 총파업에 들어갔고, 급기야 생방송 스튜디오에 수십명이 난입해 방송을 막았고, 철문까지 때려 부수는 사태로 번진 것이다. 이 사실만 보더라도 이번의 노조 파업이 정치파업의 성격보다 본질은 임금문제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파업의 성격 측면에서는 합법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당한 파업이라는 점과 불법행위는 전혀 다른 문제다. 노조가 생방송을 막고 회사 내 기물을 부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법폭력에 불과하다. 게다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시청권을 침해했다.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국민을 볼모로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당한 임금 인상이나 복지를 요구하는 것은 노동법에 보장된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임은 맞다. 그러나 KBS는 이미 지적했듯이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가 쌓여가는 부실기업이다. 반대로 매년 고위급 진급자는 늘어 임금총액 부담액은 늘어만 간다. 이걸 해소하려는 노력과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불합리한 임금체계나 인력구조 등이 방만 경영의 원인이라고 아무리 지적을 해도 스스로 부실을 고치려들지 않는다. 그런데도,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1억원에 달하고 많은 직원들이 사실상 놀고먹고 있는 철밥통 직장이라는 사실에 분통을 터트리는 국민 시선은 아랑곳도 하지 않고, KBS의 여러 노조는 툭하면 임금인상 파업에, 사장 물러가란 정치파업이나 하면서 수신료는 또 때마다 올려달라고 한다. 도대체 이게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 할 짓인지 궁금하다.

임금 올려달라며 정치독립 끼워 넣은 노조의 얄팍한 잔머리

KBS노조가 더 괘씸한 건 임금 문제 파업을 벌이면서도 정치독립을 내건 점이다. 정황상 고액연봉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가 여론의 비난을 살까봐 본부노조 투쟁 단골 메뉴인 정치독립을 끼워 넣었다고 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실리를 취하면서 이참에 자신들도 언론독립을 위해 회사와 싸웠다고 본부노조에 핑계거리를 만들려는 의도가 아닌지 미심쩍기 짝이 없다. ‘우리들은 공정방송과 언론독립을 위해 싸우는데 KBS노조는 뭐하고 있느냐’고 본부노조가 몰아세웠을 게 뻔하지 않은가. 임금인상을 요구했으니 파업은 정당하고, 공정방송 요구했으니 언론노조와 좌파 측에도 체면이 서게 되는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닌가. 참으로 얄팍한 잔머리와 속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런 잔머리로도 명백한 불법행위는 가릴 수 없다. 무단으로 난입해 생방송을 틀어막고, 회사 기물을 때려 부수는 막장 행위는 그 어떤 말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필자는 정치논리 때문에 30년 이상 제 자리에 묶인 KBS의 수신료를 이제는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한다. 하지만 속된 말로 똥오줌 못가리는 노조의 불법 막장 행위, 정치적 파업이나 해대는 KBS 직원과 자칭 공영방송 언론인들이 활개를 치는 KBS가 집단속도 못하고 수신료나 올려달라는 건 절대적으로 반대한다. KBS 길환영 사장과 경영진은 이번 KBS노조가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반드시 처리하기 바란다. 안 그래도 삶이 팍팍한 국민을 우습게 아는 배부른 방송노조원들의 불법행위 하나 단속 못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신료 인상은 그 이후에나 따져볼 문제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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