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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감에서 삽질한 최민희

수신료 인상과 KBS 개혁에 앞장서는 게 ‘국회의원’ 최민희의 할 일이다.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23일 KBS 국정감사에서 임직원들을 앞에 놓고 하나부터 열까지 따지던 민주당 최민희 의원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보고 든 생각이다. 32년째 2500원에 머물고 있는 수신료를 현실화하겠다는 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고 있으면서 고액 몸값과 함께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하겠다고 타 방송사로 떠난 스타PD들을 KBS는 왜 잡지 못하느냐고 따지니 하는 말이다. 뭘 어쩌란 말인가. 뉴스타파로 이직한 2명의 기자를 위해 그들이 원하는 KBS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말인가. KBS가 뉴스타파식 보도라도 해야 한다는 뜻인가. 수천명의 KBS 임직원 중 2명이 떠난 문제를 가지고 KBS의 공영성과 연결 짓는 게 과연 상식적인 사고방식인가.

“본래 KBS는 구성원들이 잘 안 떠나는, 애사심이 높은 방송사였다. 그런데 왜 유능한 사람들이 계속 떠나고 있는 걸까.” “KBS의 양심적인 젊은 기자들은 국가정보원 관련 보도를 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KBS 사장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이게 어제 최 의원이 KBS 국감장에서 한 지적이었다. 따지고 보면 최 의원의 이 발언들은 KBS 임직원들을 심각하게 모욕한 위험한 발언이었다. 상대적이긴 하지만 남아 있는 기자와 PD들이 그들보다 무능하다는 의미, 뉴스타파로 떠난 2명의 기자들보다 덜 양심적이라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제작 자율성 보장이 안돼서? 공영성이 떨어져서 그들이 떠났다? 이런 핑계는 최 의원과 그들 무리의 주장에 불과하다.

소위 스타PD들이 과연 제작 자율성이 100%보장이 안 돼 떠났을까? 그들이 tvN, M-net 등으로 옮겨간 이유가 단지 제작 자율성 문제 때문일까? 솔직하게 따져보자. 고액의 몸값과 보수가 없었다면 그들이 KBS를 쉽게 떠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물론 KBS보다는 훨씬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점도 이적의 요인으로 꼽힐 순 있겠다. 하지만 시사보도 프로그램도 아닌 예능PD들이 제작 자율성이 보장 안 돼 KBS를 떠났다고 믿을 사람은 별로 없다. 제작환경의 문제도 자율성의 문제보다 돈의 문제일 것이다. 수신료는 정치권의 이해관계 때문에 매년 그 자리에 묶여 있고, 그 덕분에 제작비는 쪼들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려우니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떠난 것 아닌가.

‘국민의 대리인’ 아닌 사익을 찾아 떠난 스타PD들 대리인 역할하며 KBS 공영성 떠든 최민희 의원

고액의 몸값과 제작환경 등을 보고 재벌 계열 방송사로 떠난 사람들을 공영성과 애사심 운운하며 거론하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다. 물론 자율성을 100% 보장한다고 해도 고액 몸값과 보수가 없었다면 그들이 KBS를 떠났으리라고 쉽게 예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뉴스타파로 떠난 2명의 기자 예를 들어 KBS 공공성을 운운하는 것도 코미디다. KBS는 뉴스타파식 방송을 원하는 기자들이 있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KBS를 떠난 기자들은 단지 자신들의 성향과 맞는 매체를 찾아 떠난 것이고, 그 곳에 간 기자들은 자신들 정치적, 이념적 취향대로 일하면 그뿐이다.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최우선 과제가 방송사에서 사장 쫓아내려 온갖 깽판을 치다 해고된 자들을 복직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게 뉴스타파의 수준이다. KBS가 그런 소신을 가진 이들을 위해 기득권을 보장해주는 곳이 돼야 한다는 건 어처구니없는 주장 아닌가.

23일 KBS 국감에서 최 의원이 보여준 발언과 태도는 이처럼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을뿐더러 국민의 대리인으로서의 국회의원 태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스타PD든 뉴스타파 기자든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해, 즉 사익(자기만족)을 위해 떠난 자들 일뿐 KBS 국감자리에서 거론되기에 부적절한 사람들에 불과하다. 최 의원은 유능한 PD들이 KBS를 떠나는 게 안타깝다면 수신료 인상에 앞장서는 게 맞다. 그게 싫다면 직원 약 60%가 1억원에 달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KBS의 방만한 경영을 뜯어고치는 데 앞장서기 바란다. 국민 다수가 납득하기 힘든 고액임금 체계로 잉여 인력 퇴출도 않고 혈세를 축내고 있는 KBS 개혁에 앞장서는 게 국회의원으로서 할 일이다. 수신료는 못 올리겠다면서 스타PD 떠난다고 ‘지적질’이나 하는 삽질이나 할 게 아니고 말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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