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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을 없애면 딴 세상이 올까

증오세력의 ‘종편 저격’은 득(得)이 될까 실(失)이 될까


종편을 둘러싸고 진보와 민주세력을 자처하는 이들이 보이는 행태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국가 돈 한 푼 안 들어간 민간 방송사 보도책임자들을 방송 내용을 핑계로 국정감사장에 세우질 않나 종편 네 곳 중 자신들이 미워하는 두 곳은 어떻게든 문 닫게 하려고 악에 받쳐 비판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자신들이 추종하는 손모씨가 가 있는 종편사는 은근히 띄운다. 삼성의 노조와해 문건을 폭로했다는 둥 성역 없는 보도 약속을 지켰다는 둥 찬사 일색이다.

같은 편 매체들의 찬양 기사도 쏟아진다. 그래봤자 종편 네 곳 중 시청률 바닥을 긴다는 게 현실이다. 노동자와 약자를 위하는 정의로운 방송, 공영방송이 외면하는 이슈를 조금이라도 더 다루려 노력하는 방송, 영향력과 신뢰도 1위라는 앵커가 진행하는 방송보다 왜 막말과 저질의 저품격 방송을 시청자들은 선호할까? KBS는 왜 채동욱 보도는 인용하면서 삼성의 비리를 폭로한 보도는 인용하지 않을까. 속으론 ‘국개론(국민개새끼론)’ 탓하며 야속해할지 모를 일이다.

내년 재승인 심사를 앞둔 종편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놓고 ‘이전투구’ ‘내분’ ‘서로 죽이기’ 등 자극적인 단어들로 한가하게 구경이나 하고 있는 꼴도 한심하다. 필자는 사실 종편을 키워주고 있는 것은 종편을 미워하는 세력의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대단히 활발한 노이즈마케팅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호불호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종편으로 끌어들여 이유야 어떻든 꼭 봐야하는 방송으로 만든다. 그것이 감시든 호기심이든 취향이든 간에 말이다. 그런 것들이 모여 종편의 체력을 키워주고 경쟁력을 강화하게 되는 것이다.

막말과 선정성 편향성 등의 이유로 방심위에 표적심의를 넣어도 궁극적으로는 부정적인 것보다 프로그램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리라고 예상한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것 같은 종편 방송의 경쟁은 얼핏 방송의 저질화, 질적 하락으로 이어져 동반 몰락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견제와 감시 속에서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살아남은 종편은 해를 거듭하면서 더 굳건하게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경쟁이 생존능력을 강화한다는 건 인류가 역사적으로 체험한 일이 아닌가.

자칭 진보민주세력이 종편 저격을 통해 얻을 것은 온통 부정적 이미지뿐

이 땅에서 종편의 씨를 말려야만 속이 시원할 이들이 지금처럼 열심히 종편을 미워하는 것이 소원대로 일부 종편을 문 닫게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모든 종편을 문 닫게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살아남은 종편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그 영향력을 더 크게 확보할 것이 틀림없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종편을 의식해 프로그램을 개편하는 모습에서 보듯 기존 방송이 놓쳤던 영역, 할 수 없었던 영역을 종편이 개척한 부분이 있고, 그 부분에 쏠렸던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종편의 영향력을 두려워하고 증오하는 세력은 종편을 없애려 노력하기보다는 차라리 자신들 입맛에 맞는 종편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다.

종편증오 세력의 종편없애기 노력이 더 한심한 것은 언론자유에 대한 위선을 그대로 또 증명했다는 점이다. 언론자유, 표현의 자유를 늘상 외치면서 자신들 입맛과 정치적 취향에 맞지 않는 이들이 누리는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해선 한 치도 용납할 수 없다는 편협한 태도, 이중성을 드러내고 말았다. 종편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과거 자신의 발언과는 정반대로 언론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상식적인 국민 누가 이해할 수 있겠나. 종편증오 세력이 보여준 것은 초조감, 분노, 비타협과 같은 온통 부정적 측면뿐이다.

문제 있는 종편이 시장논리에 의해 퇴출될 수 있도록 지켜보는 끈기도 없고, 포용력도 없으며 정치적 초조감, 열등감만 드러냈을 뿐이다. 종편 논란을 통해 내편은 괜찮고 네편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이중잣대와 양면성만 자랑했다. 종편 한 두 곳을 문 닫게 해도 종편증오 세력이 실질적으로 얻을 것은 없다. 보수 종편의 영향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손모씨 방송이 국민적 인기방송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미운 종편 없앴다는 스스로의 만족감 정도만 채워줄 뿐이다. 이런 모습이 현재 자칭 언론자유 수호세력, 표현의 자유를 외치는 진보세력, 민주세력의 실체다. 종편 저격을 위해 뛰는 최민희 의원과 같은 이들은 지금이야말로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해봐야한다. 무엇보다 많은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한번쯤 의식할 때가 됐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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