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방송’이란 오명을 떼기 힘들만큼 좌편향 일변도로 흘렀던 MBC가 김재철 전 사장 재직 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사장이 언론노조 MBC본부(MBC 노조)가 일으킨 파업 과정에서 각종 고소·고발을 당하고 노조의 낙인찍기식 언론플레이 공세 탓에 이미지에 많은 상처를 입긴 했지만, MBC의 경쟁력을 높이고 ‘노영방송’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노력만큼은 뛰어났다는 평가다.
김 전 사장은 특히 우파시민사회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김재철 전 사장은 MBC를 그동안 잘 경영했고, 특히 노조의 활동에 대해 잘 대처했던 인물”이라며 “바람직한 CEO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김 전 사장은 재직 시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전 사장은 재임 기간 내내 시청률 1위 탈환을 목표로 MBC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쏟아 부었다. 2012년 연말 임원회의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회복하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가 없을 것이다. 2013년에는 콘텐츠 생산 본부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1등을 회복하지 않으면 그만둔다는 각오로 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사장은 이런 각오로 사퇴하기 직전까지 맹렬히 뛰었고, 그 결과 MBC는 김 전 사장 재직 시 기획됐던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들이 빛을 발하면서 약진을 거듭했다. 김 전 사장이 특히 주력했던 것으로 알려진 글로벌사업 부분에서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12년 MBC는 노조의 6개월 파업에도 불구하고 2천3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동기간 SBS 콘텐츠허브의 매출 1천930억 원을 상회하는 실적으로, 노조 총파업과 정치논란으로 몸살을 앓으며 내우외환에 시달렸던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과를 올린 셈이다.
김 전 사장은 역대 사장과 달리 임기보장을 위해 노조와 적당히 타협하는 것을 거부한 인물이기도 했다. 김 전 사장은 지난 7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조 파업이 한창이던 4·11 선거방송 직전, 보도국장 시사제작국장 등 주요 국장의 2배수 추천제를 받으라는 노조 측 요구에 “나더러 고종을 하라는 거냐. 노조가 또 도방을 차리겠다는 거냐”며 정면으로 거부했다.
김 전 사장은 노조의 정치성과 편향성 문제에 대해서도 “방송에서 정치색을 빼야 한다는 것이 내 신념”이라며 “정치세력은 항상 MBC를 자기편으로 만들려고 했다. 나는 야당 편 들 것도 없고, 여당 편을 들어본들 MBC에 득이 되는 것도 없다고 본다. MBC는 국민의 편에서 비판할 게 있으면 비판하고 잘한 게 있으면 잘했다고 하는 게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김 전 사장에 대해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는 “김재철 전 사장은 MBC를 정상화시키는 데 상당히 노력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노영방송’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한 김 전 사장의 노력은 언론노조 측 인사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스타파>에서 MC겸 PD로 일하는 최승호 전
MBC 노조측 입장에서 김 전 사장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한 대목이지만, 역으로 김 전 사장이 좌로 기울어 있던 MBC를 바로 세우기 위해 상당히 애썼던 점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다.
김재철 전 사장은 이제 작년 노조가 법인카드사용 등을 문제 삼아 고발한 사건의 검찰 최종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 항상 MBC의 미래만을 생각했던 ‘MBC맨’ 김 전 사장의 길고 긴 싸움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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