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총장의 검찰을 지키기 위해 야당과 언론노조 등이 180도 달라진 잣대와 소신을 자랑하는 것을 보면 한 가지 궁금증이 인다. 필자의 믿음대로 검찰이 김재철 전 MBC 사장에 대해 무혐의 결과를 내놓으면 뭐라고 떠들어댈지 말이다. 이들은 채 총장을 지켜야만 검찰독립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채 총장이 그동안 권력의 외풍을 잘 막아왔다는 것이다. 그런 채 총장 밑에서 검찰이 샅샅이 수사한 결과 김 전 사장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야당과 언론노조는 도대체 뭐라고 얘기를 할까. 채 총장과 검찰을 옹호하던 안면을 다시 바꾸기라도 할 작정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김 전 사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되면 언론노조와 야당은 할 말이 없게 된다. 다시 강조하건데 채동욱의 검찰이 ‘김재철 무혐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검찰이 독립적으로 증거를 바탕으로 철저히 수사하여 내린 결론이라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가 나오고도 만일 언론노조가 ‘정치검찰’ 이니 ‘정치적 판단’의 결과니 떠든다면 채동욱의 검찰을 그들 스스로 부정하고 모욕하는 꼴이 된다.
필자는 채동욱의 검찰을 전적으로 믿어 김재철 무혐의를 확신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채 총장의 검찰은 개인의 ‘호위무사’들이 날뛸 만큼 음모나 꾸미는 정치공작 집단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신뢰하기 힘든 대상일 뿐이다. 이런 의심은 채 총장의 호위무사를 자처했던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이 보여준 작은 난(亂)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필자가 믿는 건 사실에 대한 믿음뿐이다. 김재철 전 사장을 범죄자로 몰 증거가 없기 때문에 검찰이 최소한의 상식적인 집단이라면 무혐의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언론노조 기관지인 미디어오늘도 전망하듯 김 전 사장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론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를 거친 경찰이 수사한 결과를 야당과 좌파세력이 옹호하는 채동욱 총장의 검찰이 최종 확인해준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그 얘기는 김재철에 대한 갖가지 고소·고발 사건이 모두 김재철을 반드시 죽여야만 하는, 김재철이 죽길 바라는 이들의 정치적 모략에서 나왔다는 뜻이 된다. 언론노조와 민언련이 조선일보사 앞에 가서 떠든 ‘공작정치’는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되는 말이다.
김재철 전 사장에 대한 무혐의 결론은 사필귀정, 검찰 올바른 결론으로 ‘독립’ 첫 걸음 떼야
자신에 대한 모든 의혹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소하지 않고 일부 지지 여론 뒤에 숨어 버티고 있는 채동욱 총장과 달리 김재철 전 사장은 정면으로 맞선 사람이다. 언론노조 MBC본부의 악랄한 허위선전선동에 맞서 적극적으로 싸웠다. 법인카드사용내역을 가지고 터무니없는 거짓을 흘려 여론을 기만하면 그는 그렇지 않은 사실을 들어 노조의 주장이 허위임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반박했다. 노조가 배임이니 부동산 투기니 하며 김 전 사장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거짓 정보를 흘리고 고소고발하면 김재철 사장도 뱀의 혓바닥처럼 거짓을 놀리는 노조를 그냥 지켜만 보지 않았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데도 허위보도에 침묵하고 그냥 당하고만 있는 것은 정직과 진실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무능을 증명하고 뭔가 걸리는 게 있다는 뜻이다. 채동욱 총장이 정말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김재철 전 사장이 노조와 미디어오늘 등의 허위보도와 싸웠던 것처럼 조선일보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재철 전 사장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론을 내릴 것 같으니 즉시 성명을 내고 “검찰은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김재철의) 모든 죄를 철저히 추궁해 법적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며 “정치적 판단으로 김재철에게 면죄부를 쥐어준다면 MBC 구성원뿐 아니라 국민적 여론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검찰을 윽박질렀다. 끝까지 외압을 넣어서라도 검찰의 결론을 바꿔보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건 노조의 단발마의 비명으로 기록에 남게 될 것이다. 그것도 아무런 동정도 이해도 받지 못하는 뻔뻔한 거짓말쟁이들이 패배한 더러운 싸움의 초라한 기록으로.
검찰이 김재철 전 사장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낸다면 사필귀정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우리에게 결코 적지 않은 의미를 시사한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경찰 뿐 아니라 야당 및 친노·좌파세력이 지지하는 채동욱의 검찰이 김재철이 결백하다는 점에 모두 동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이 사실엔 어떤 이견도 있을 수가 없다. 이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 김재철의 싸움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고, 오로지 사실만을 좇으며 거짓된 언론권력을 국민에 고발해온 우리 미디어내일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된다. 모든 증거를 바탕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해 수사를 끝냈다는 검찰은 이제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사실과 진실은 권력의 부침에 그 어떤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 감사원의 정치 감사·표적 감사, 야당과 언론노조 정치공작의 희생양이 됐던 김재철 전 MBC 사장에 대한 올바른 수사 결과 발표로 검찰은 진짜 독립의 첫 걸음을 떼기 바란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