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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김용철 쿠데타 세력’으로 위기에 놓인 MBC

국민 열망 외면하고 잘못된 MBC 이사 선임으로 박근혜 정권에 대못을 박을 경우 김종국 사장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MBC 이사 선임을 앞두고 MBC 안팎의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10일 열린 방문진 임시 이사회에 여당 추천 김광동, 박천일, 차기환 이사가 불참한 것이나, 언론노조 기관지들이 이사 선임을 앞두고 김재철 체제 청산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나, 야당 추천 이사들과 김용철, 김충일 기회주의 2인방에 막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이사장의 모습 등 MBC 개혁 후퇴 징후가 보이기 시작했다. 임시 이사회가 열린 10일, 소신과 철학이 뚜렷한 여권 3명의 이사가 모두 빠지고 김문환 이사장과 야당측 이사 3명, 2명의 기회주의 이사들이 모인 이사회에서 MBC 이사 추천 방안을 확정한 것도 걱정스럽다.

김문환 이사장 선임 이후 방문진의 모습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 야당3인방과 기회주의 2인방은 사사건건 야합해 김 이사장의 권한 사용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마치 ‘국공합작’과 같은 행태를 보이는 5인방은 10일 이사회도 당초 김 이사장의 이사회 취소 결정을 뒤집어 강행시켰다. 이렇게 해서 어처구니없게도 김광동, 박천일, 차기환 이사는 빠지고 문제의 5인방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자신들이 원하는 ‘5인 이내 추천’안을 통과시켰다. 기회주의 2인방이 수시로 야당측과 작당하는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또한 기회주의 2인방이 방문진에 붙어 있는 한 김 이사장이 아무리 소신과 철학이 뚜렷하고 능력이 있어도 정상적인 방문진을 운영하려는 노력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임시 이사회 개최 성격은 이사장의 존재를 완벽히 무시한 5인방의 전횡이라는 점에서 방문진 앞날이 걱정스럽다.

이런 비정상은 역대 방문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야당 이사들과 함께 여당 측 이사들이 합세해 이사장을 ‘제끼고’ 자신들 뜻대로 이사회를 전횡하는 이런 변태적 운영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얘기다. 김광동 이사 등이 주장한 ‘7인 추천안’을 반대하고 ‘5인 이내 추천안’으로 밀어부친 5인방의 주장도 모순투성이다. 야당의 최강욱 이사는 7인 추천안을 반대하는 이유로 “방문진에서 본부장급의 보직까지 정하는 식으로 이사를 선출할지 여부도 논의됐지만 사장의 경영 부분을 방문진에서 일일이 관여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이사의 수가 많기 때문에 MBC 이사회가 임원회의로 대체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MBC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사장에게 본부장급 임원들의 보직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더 주는 대신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고 했다.

김문환 이사장 허깨비로 만든 권력형 기회주의자 김용철 이사가 주도하는 방문진의 꼼수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최강욱 이사 등 5인방이 김재철 전 사장을 쫓아낸 이유가 무엇이었나. 지역사, 관계사 임원 선임을 김 전 사장 마음대로 했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이제와 MBC 사장 임원 인사에 일일이 관여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주장한다. 어제 말과 오늘 말이 다른 것도 정도가 있다. 최 이사를 비롯해 방문진 이사 5인방은 자신들 스스로 김재철 사장 퇴출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점을 실토한 것이다. 뻔뻔해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김재철 퇴출의 부당성을 스스로 고백한 이들이 주장한 5인 이내 추천안 주장은 자신들이 불법적으로 쫓아낸 김 전 사장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수작에 불과하다. MBC를 노영방송의 과거로 돌리겠다는 의도에 다름 아니다. 물론 MBC 퇴행을 도모하는 이 거대한 음모의 중심에는 김용철, 김충일 두 기회주의 이사가 자리하고 있다.

김용철 이사가 누군가. 방문진 김문환 이사장을 허깨비로 만들고 자신의 의도대로 방문진을 기형적, 변태적으로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방문진 5인방의 ‘맏형’격으로, 사실상 이사장의 권한을 마비시켜 놓고 본인이 주도해 방문진 권한을 전횡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현재 MBC 이사 선임을 놓고 거꾸로 가는 방문진의 모습을 보면, 김종국 사장을 선임하는 데 기회주의 이사가 힘을 보탠 것은 순수하고 애국적 차원의 판단이 아니라 일종의 음모에서 나온 것이 아닌지 의심마저 들 지경이다. 겉으로는 김종국 사장을 선임하는 데 힘을 보탰다고 여권을 안심시키면서 MBC 개혁을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이사 선임에서는 반개혁적 인물, 자신들과 같은 기회주의 인물들을 앉히려는 의도가 숨어있는지 누가 알겠나.

필자는 권력 지향의 기회주의 인물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자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박쥐같은 행태와 처신으로 자신의 권력을 최대한 누리려는 자의 위험성은 MBC 개혁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용철 이사가 노무현 정권 당시 MBC 부사장을 지내며 MBC를 망친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대단히 중요한 키워드다. 그가 부사장으로 있던 시기 송두율을 미화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신강균의 뉴스서비스...사실은’의 극단적 좌편향은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MBC 전무였던 2003년에는 ‘김현희 가짜설’을 확산시켰던 <16년간의 기록, KAL 폭파범 김현희의 진실> 편 방송도 만들어졌다. 노무현 정권 당시 MBC가 역사를 왜곡하고 보수 세력을 공격하는 온갖 프로그램을 만들 때 핵심 위치에 있었던 김용철 이사는 이명박 정권 때 방문진 이사로 변신했다. 훨씬 전 전두환 정권 때 그는 청와대를 출입했던 기자였다. 그야말로 현란한 변신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벌써부터 보신주의 낌새 비치는 김종국 사장, MBC 이사 선임 똑바로 해야

이런 그가 주도하는 방문진의 MBC 이사 선임을 국민이 어떻게 감시하지 않을 수 있겠나. 더군다나 방문진 쿠데타 세력은 MBC 기존 관례를 뒤엎고 ‘5인 이내 추천’안까지 확정지은 상태다. 차기환 이사는 이에 대해 “MBC는 기존 본부장 모두를 이사로 선임한 관례가 20년간 이어져왔는데 ‘5인 추천안’을 언제 논의했나, 몰상식한 결정”이라고 부당성을 정면으로 지적했다. 5인 추천안으로 MBC 이사를 선임할 경우 MBC 내에는 방문진 쿠데타 세력의 뜻을 반영할 이사들이 똬리를 틀게 되고 MBC 개혁을 위해 김재철 전 사장이 애써온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게 된다. 김문환 이사장을 무력화시키고 기존 관례를 뒤엎어가며 확정지은 ‘5인 추천안’에는 이 같은 꼼수가 담겨있는 것이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MBC 이사 선임 문제가 중요하다. 김재철 전 사장이 방문진 쿠데타로 쫓겨난 후 후임 사장에 다행스럽게도 노골적인 친노조파 인사가 아닌 김종국 사장이 임명됐지만, 그렇다고 김 사장이 MBC 개혁의 적임자인지는 아무것도 증명된 것이 없다. 그가 대전 MBC 사장 때 노조의 불법행위에 법과 원칙으로 대했다고는 하나, 지역사 사장 위치와 본사 대표이사 자리는 분명 다르다. MBC 개혁보다 본인 자리부터 생각해 방문진을 사실상 좌지우지 하는 김용철, 김충일 두 명의 기회주의자 이사들의 눈치를 보는데 급급한 처신을 한다면 그는 MBC 역사상 최악의 사장이란 불명예를 얻게 될 뿐이다. 노조 프레임에 갇혀 “나는 김재철 아바타가 아니다”는 따위의 나약한 말이나 하고 있을 만큼 MBC 현실이 한가하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노조가 망가뜨려 놓은 MBC를 최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1등 MBC로 만들어 놓은 김재철 전 사장에 이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최소한 김재철이 수습하고 만들어 놓은 성과를 망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MBC 안팎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들어보면 현재 MBC는 또 한 번의 위기에 놓인 것이 분명하다. 스윙보터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최대한 키우려는 야욕을 가진 김용철 이사가 ‘맏형’ 노릇을 하며 주도하는 방문진 쿠데타 세력은 기존 관례도 깨고 김재철을 쫓아낸 자신들의 논리까지 뒤집으며 MBC 이사 추천방안을 확정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김종국 사장이 재선을 의식해 이들의 눈치만 쫓는다면 MBC 임원들은 제2의 김용철과 같은 권력형 기회주의자들이 대거 낙하산으로 앉게 되고, 그렇게 되면 MBC 개혁이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 박근혜 정권의 안위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제 모든 것은 김종국 사장에게 달렸다. 방문진의 간섭을 물리치고 소신 있게 MBC 개혁을 위해 달려갈 것인지, 방문진 쿠데타 세력의 눈치나 살피며 MBC 내 양비론자와 기회주의자들을 발탁해 박근혜 정권에 ‘대못’을 박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모든 책임을 오롯이 져야할 것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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