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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와 MBC 귀족노조

파업실패 반성 않는 MBC 노조는 귀족주의를 버리고 환골탈태해야 한다.

MBC 노조가 멘붕 상태에서 벗어나 빨리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밖에 없다. MBC가 공영방송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한 소속 기자들 역시 공영방송 언론인들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책임이 따르게 돼 있다. 자신들이 편리한대로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소속 노조원으로서 행동하면서도, 비판받으면 공영방송 소속임을 방패로 자신들의 무책임한 언행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겠다고 나오는 것은 일반 국민들의 눈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놀부 심보에 불과할 뿐이다. MBC 역사에 수치로 남을 만한 작년 실패한 파업의 여파에서 그만 벗어나 공영방송 언론인들로서 각성하고,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최소한의 반성쯤은 나와 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MBC노조는 아직도 정신들을 못 차리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대선패배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을 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MBC노조도 아무것도 반성하지 못한다. 이게 MBC의 진짜 비극이다.

MBC 노조에 대해 여론이 ‘귀족노조’라고 비아냥거리는 덴 이유가 있다. 비단 일반 서민 대중은 꿈도 못 꿀 고액연봉과 복지수준 때문만은 아니다. 현실을 자신들만의 틀에 맞춘 왜곡된 프리즘을 통해 보며 스스로의 처지를 현대판 콩쥐쯤으로 생각하고 지독한 자기연민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파업 이후에 김재철 사장을 비롯해 경영진들을 악독한 새엄마 정도로 설정하고 있다. 트위터와 언론을 통해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탄압받고 괴롭힘을 당하는 약자라고 대중에게 호소한다. 자신들이 인기를 얻고 인지도를 높여주었던 꿀보직을 경영진이 뺏어가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들이 그동안 누리던 지위나 금전적 보상과 같은 것들은 기득권의 차원이 아니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자신들이 가져야할 당연한 권리 정도로 여긴다. 그러니 회사의 MBC 아카데미 3개월 교육명령 정도 가지고서도 아우슈비츠의 학살에 빗댈 수 있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와 지나친 확신, 대책 없는 자기연민에 빠져있는 노조에 도대체 누가 쉽게 공감할 수 있단 말인가.

파업 실패 밑바닥엔 ‘아우슈비츠 참극’ 운운한 MBC 노조의 귀족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회사의 아카데미 교육명령이 부당하다는 점을 알리겠다면, 있는 그대로를 설명하면 된다. 교육명령을 받은 최일구 앵커 등이 왜 기존 보직에 복귀해야 하는지를 분명한 이유와 합당한 명분을 대고 반박하면 된다. 그에 따라 여론은 노조의 주장이 합당한지 여부를 판단할 것이고, 판단에 따라 노조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으로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노조가 한 선택은 도저히 이성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보기 힘든 것이었다. "MBC는 대한민국에서 언론학살의 참극이 벌어지고 있는 아우슈비츠나 다름없다. 독가스만 안 쓴다는 것뿐이지 똑같다" 이런 기가 찬 주장에 자유언론인협회 양영태 회장은 “연봉 1억원을 받아가며 회사 사장 알기를 동네 똥개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사람들이 사장을 쫓아내려다 실패한 뒤 학살이니 참극이니 운운하는 것 자체가 3천도 안 되는 연봉으로 식구들이 먹고 살아가는 많은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것이 아닐까”라며 개탄했다. 노조에 대한 이런 인식이 단지 한 개인의 탄식에만 그치는 것일까. 아니라는 것이다. 노조가 여론의 지지를 못 받고 파업에 실패한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보면 그 밑바닥엔 노조의 위치와 이익은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는 귀족주의도 한 몫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MBC 차기 새 노조위원장에 단독 입후보하여 새로운 노조위원장이 확실시 되는 이성주 기자에 관해 우려되는 점이 있다. 이 기자는 작년 파업 기간에 열렸던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박태환 선수의 인터뷰가 논란이 됐을 당시, 그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자가 계약직 기자였다는 점을 강조해 비정규직 차별발언이 아니냐는 여론의 지적을 받았다. 포털에서 이 기자를 검색해보면 지금도 해당 커뮤니티사이트에서 이 기자의 당시 트위터 글을 문제 삼아 실망했다는 네티즌들의 글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취지는 김재철 사장 체제 하에서 입사한 기자가 무리한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겠지만, 유독 따옴표를 쳐 ‘계약직’이라고 쓴 대목은 네티즌의 지적처럼 이 기자의 평소 마인드를 짐작케 해 부적절했다. 어느 회사나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유무형으로 차별하는 노동계의 뿌리 깊은 차별의식이 문제가 되지만, 적어도 사회정의를 지키는 언론인이 그런 시각을 가진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는 것은 있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 김재철 사장 아래에서든 최문순 전 사장 아래에서였든 이 기자처럼 ‘계약직’이라는 점을 들어 남을 공격하는 일은 공영방송 언론인이 취할 태도가 아닌 것이다. 이 기자의 당시 발언이 MBC노조 특유의 귀족주의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길 바랄 뿐이다.

MBC 새 노조위원장 유력시 되는 이성주 기자의 우려스러운 면모

우려되는 부분은 또 있다. 듣기로 이 기자는 작년 파업 기간 동안 술에 취해 사장실에 돌진해 기물을 때려 부수는 행동을 취해 징계를 당한 사실이 있다고 한다. 본인으로선 울분에 차 한 행동이겠지만 감정에 따라 해선 안 되는 행동도 거칠 것 없이 하는 태도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 중 하나가 술을 핑계로 책임질 수 없는 일들을 벌이는 것이다. 공영방송 언론인이 파업기간 술을 먹고 사내에서든 사외에서든 행패를 부리는 일은 당연히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MBC 노조가 작년 파업을 통해 벌인 숱한 일들이 여론으로부터 지지를 받기는커녕 부정적 인식만 높이 쌓아올렸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차기 새 노조위원장이 확실해 보이는 인물의 이런 전례들은 공영방송 MBC의 앞날을 걱정하는 많은 국민을 벌써부터 걱정시키기에 충분한 일로 보인다. 언론을 통해 "로마의 병사들이 방패를 들고 정방형의 대형을 갖추듯,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단단히 서서 흔들리지 말아야"한다고 한 점도 다음 달 시작될 새 노조 집행부의 행보를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새누리당 승리로 끝난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민주통합당과 야당에게만 반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과 마치 한 몸인 것처럼 움직였던 MBC 노조에게도 깊은 자기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둔 언론노조 소속 MBC 노조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공정방송과 공정언론이 국민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 속속들이 드러났다는 점부터 인정해야 한다. 작년 총선기간 공영방송 언론인들이 파업 한다면서 그 시간에 특정 정당을 위해 불법선거운동을 한 것이 발각된 것이라든지, 노조특보를 통해 걸핏하면 사실을 왜곡, 과장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위들도 많은 국민에게 실망과 분노를 샀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노조가 그토록 갈망했던 파업성공과 대선승리가 현실화 되지 못한 데에는 노조의 이런 자가당착과 자신들만이 정의라는 망상적 자기 확신, 타인을 아래로 깔고 보는 고고한 귀족주의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받아들여야 한다. 대선에서 야당을 외면한 현실적인 5060세대에게 공영방송 MBC 노조의 이런 일련의 비현실적 행보와 일탈이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그 누가 단정할 수 있겠나. 성숙한 비판 아닌 ‘김재철의 MBC는 아우슈비츠’라고 외쳐봐야 어린아이의 떼쓰기 정도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MBC 노조가 해야할 건 기득권 되찾기가 아닌 자기반성

MBC 노조가 국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첫 장면은 파업 전 자기 자리를 되찾아 본래 기득권을 되찾아먹겠다는 태도가 돼선 안 된다. "로마의 병사들이 방패를 들고 정방형의 대형을 갖추듯,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단단히 서서 흔들리지 말아야"한다고 한 이성주 기자의 발언은 파업으로 잃었던 기득권부터 되찾고 훗날 다시 일을 도모하겠다는 말 밖으로는 해석이 되지 않는다. 이런 태도로 어떻게 MBC 노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걷어낼 수 있겠나.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는 지적밖에 나올 게 없는 것이다. MBC 노조가 작년파업을 통해 자신들이 외면당한 근본적 이유를 제대로 분석해내지 못한다면 이명박 정권 뿐 아니라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도 앞날은 뻔하다. 자신들이 왜 실패했는지 반성은커녕 그 이유도 모르고 마지막까지 김재철의 명품백, 호텔 마사지 운운하며 임기를 끝내려는 정영하, 이용마식 활동으로는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점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MBC 노조 역사상 최악의 집행부로 기록될 이들의 활동을 반면교사 삼지 않는다면 다음 달 들어서게 될 새 노조 집행부의 결말도 정영하·이용마의 집행부와 별다르지 않을 것이다.

폴리뷰 편집국장 - 박한명 -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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