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9일. 정확히 선거를 석 달 남긴 상황에서 안철수가 무소속으로 대통령 선거판으로 뛰어들었다. 그동안 출마 여부를 놓고 애매한 발언만 해왔던 터라 출마 직전까지도 국민들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들을 많이 했던 게 사실이다.
11월 11일. 선거를 불과 40여일 남긴 상황에서야 ‘안철수의 약속’이라는 정책집을 내놓는다. 그리고 선거가 20여일 남은 현재. 아직도 안철수는 문재인과의 단일화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안철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를 검증할만한 시간도 없었고 그가 정확히 어떤 정책을 내밀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국민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
그저 낡은 기존 정치가 아닌 새 정치를 해 나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그리고 대학생들을 앉혀놓고 청춘 콘서트를 열거나, 무릎팍 도사에 한번 나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 전부다.
안철수가 밀고 있는 전략이 그런 것일까. 선거 20여일을 남겨놓았지만 아직도 안철수는 호의적인 국민들에겐 ‘신비’, 반감을 갖고 있는 이들에겐 ‘의문’으로 남아 있다.
한 국가를 운영해야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름다운 재단 이사장을 맡았던 박상증 목사는 당시 이사였던 안철수 후보에 대해 “믿을 만한 대통령감 같지는 않다”고 표현했다.
착한 사람이고 성공한 사람인 것 같다고 평하면서도 그렇게 느끼는 이유가 뭘까.
소개한 일화에 따르면 박 목사가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으로 있을 때 이사들에게 후원금 1,000만원씩 내달라고 청했는데 유일하게 안 낸 사람이 안철수였다고.
그러면서 박 목사는 안철수에 대해 “이제 와서는 자기 재단을 만들 만큼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닌가”라고 따졌다.
맞다. 안철수는 수천억원 자산가다. 안철수 재단에 1,500억원 가량을 출연하고도 안철수가 갖고 있는 주식지분만 1천억원이 넘는다. 연초 안랩주가가 급등했을 때는 무려 6천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갖고 있었다.
아름다운 재단의 주목적이 한국사회에 올바른 기부문화를 확산 시키는 것이다. 그런 단체의 이사를 맡고 있는 이가 당시 1천만원 기부를 거부했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 얼마전 연예인들이 기부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일은 적이 있다. 그들의 활동이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비난이었다.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인 만큼 여론을 자기 편으로 만들기도 하고, 그 인기를 바탕으로 새로 CF를 찍어 또다른 돈을 벌기도 한다. 다시말해 그들에게 있어 기부는 또다른 자기에의 투자다. 실제로 선량한 마음에 기부하는 많은 연예인들에겐 상처가 될 얘기들이다. 물론 어떤 식의 기부이든 모두 바람직한 것임은 확실하다.
이제 안철수도 인기를 먹고 사는 일을 하게 됐다. 바로 정치다.
기부해도 표시가 안나고 알아주지도 않는 일에는 나서지 않고, 온 나라가 자신을 주목하고 있을 때, 그리고 ‘착한 안철수’로 보고 있을 때 수천억 자기 재산 중 일부를 기부하는 일은 그에게 엄청난 득이 될 것이다.
그것이 정치생활이 되든, 사회생활이 되든, 설령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모든 국민은 그에게 호의적일 것이며, 어떻게든 그에게 만족스런 형태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 이사직을 맡고 있으면서도 모두가 낸 1천만원을 안내고 버텼던 안철수는 아름다운재단에 이름만 걸치고 있던. 소위 ‘겉만 착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인터뷰에서 박 목사가 쐐기를 박는다. “안철수씨가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았을 때 받은 돈을 기부했다는 말은 아직 못 들었어. 박원순씨는 그렇게 번 돈은 다 기부한 걸로 나는 알고 있어요.”
안철수의 포스코 사외이사 문제는 지난 국감때도 불거졌던 문제다. 금방 해외유학을 갈 사람을 사외이사로 앉힌 것. 그리고 포스코가 문어발식으로 중소기업 업종을 침해할 때 제지는 커녕 동조하는 사인을 했다는 점 등이다. 당시 안철수가 적지않은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았던 것도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거액의 돈을 받고 대기업의 들러리 역할을 했다는 게 비난의 요점으로, 착한 안철수의 이미지와는 전면으로 대치된다.
그가 정말 착한 ‘자본가’인가. 에 대한 검증은 사실 전에도 많았다. 재벌 2세들의 사교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의 회원으로 있으며, 분식회계사건으로 문제가 됐던 최태원 SK회장 구명운동에 나섰던 일화는 유명하다.
사석에선 경제사범들은 “반쯤 죽여놔야 된다”, “그거 왜 사형 못시키나” 등의 과격한 발언을 하며 강의까지 했지만 실상 자신은 경제사범 구명운동에 나섰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보면 역시나 ‘겉만 착한’ 안철수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이 폭로한 바에 따르면 안철수의 딸은 월세 600만원짜리 집에서 호화 유학생활을 즐기고 있다.
지난 용산참사와 관련해 ‘안철수의 생각’에서 “거주민들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논리로만 밀어붙이다가 사건을 초래했다”면서 “앞으로는 도시를 개발할 때 세입자 등 상대적 약자의 입장을 더 많이 고려하면서 사업을 추진해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안철수는 26세이던 1988년 사당동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일명 딱지)를 구매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었다. 그 아파트도 입주자들의 철가 반대시위가 있었음에도 말이다.
풀어서 지금 안철수의 얘기대로라면 ‘개발논리’를 잘 이용해 돈을 벌었던 안철수가 이제 그 ‘개발논리’를 비판하고 있다는 얘기다. 용산참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몰아내고 지을 아파트를 미리 사둔 것과 같다.
인터넷에선 벌써 안철수의 서민 코스프레가 지겹다는 말도 나온다. 자본주의의 이기를 누릴 대로 누리고 또 그것을 이용하기 까지 하면서 재벌개혁을 외치고, 용산참사를 외치는 게 이중적이라는 목소리들이다.
‘믿을 만한 대통령감 같지는 않다’는 82세 박 목사의 얘기. 그가 “내 나름의 견식이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까지 하면서 내놓은 결론이었다.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그의 껍질이 한 겹 벗겨질때마다 견식이 없는 나조차도 착한 안철수가 실은 착한 척하면서 얌체짓을 하는 캐릭터라는 확신이 든다.
칼럼니스트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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