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 정치평론가가 9일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지사 등 새누리당 대선 후보들의 출마 선언에 대해 “보수세력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혹평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시대정신이 공동으로 주최한 ‘4.11 총선의 정치.사회적 함의와 보수진영의 과제’ 토론회를 통해서다.
고 평론가는 “오늘까지 대선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4명의 후보, 김문수, 정몽준, 안상수, 임태희 후보 출마선언에서 우리 사회를 이러저러하게 만들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기억하지 못하겠다”며 “이 네 사람 출마선언에서 ‘박근혜 안 된다’ ‘경선룰 바꾸자’ 빼고 기억나는 게 있나? 국가 경영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서 그 비전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세력의 수준이 이런데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새누리당 대선 후보들의 비전이 빈약하다는 취지로 ‘보수세력의 수준’으로 싸잡아 비판한 고 평론가는 그러나 이 대목에서 박 위원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그는 “박근혜는 중간층을 획득하기 위해 복지정책 공들여 만들었고, 중원을 잡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이번 총선에서 충청권 확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면서 “새누리당이 중간층 확보를 위해 뭘 했나? 박근혜는 이렇게 3,4년 열심히 중원 공략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새누리당도 그런가? 그렇지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 되는 데 걸림돌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재오·정몽준도 朴없었으면 뱃지 힘들었어” “TK 이한구가 원내대표 먹은 것 안 좋아”
고 평론가는 이어 “이재오, 정몽준 조차도 박근혜 없었으면 뱃지 달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보수시민사회를 향해서도 “보수세력이 박근혜에 이래라 저래라 할 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보수세력이 보수운동을 다시 보고 새누리당 개조계획을 가지고 그 흐름 속에서 박근혜와의 관계설정을 할 필요 있다 본다”고 덧붙였다.
고 평론가는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이번 총선의 승패는 본질적으로 리더십에서 갈렸다”며 “새누리당에는 박근혜가 있었고, 그쪽에는 박근혜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선거란 권력이 가장 적나라하게 부딪히면서 피와 살이 튀는 현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통제하고 주도하는 것인데, 박 위원장이 보여준 리더십은 철저히 현장에 발을 딛고 있는 리더십, 박근혜 이전 김영삼과 김대중만이 보여준 리더십이었다”고 극찬하면서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는 박근혜가 있고 없음이 여야의 중대한 차이를 가져올 것이고 전략상 차이를 가져올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고 평론가는 박 위원장의 대권 가능성에 대해 “90%이상”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실패의 가능성도 함께 경고했다. 그는 “총선 후 보여주는 새누리당 모습은 박근혜도 질 수 있겠다 하는 것이다. 갑자기 원내대표는 누구, 당 대표는 누구라는 식의 괴문건이 돈 것, 또 원내대표를 TK 이한구 의원이 먹은 것은 새누리당에 좋지 않다”며 “이 원내대표를 뽑은 새누리당 의원 150명이 과연 전략적 고민을 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두관, 박근혜에 가장 위협적” "언론에 나오는 보수논객, 보수가 그 호칭 못 쓰게 해야"
고 평론가는 또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권과의 관계, 안철수 변수도 박 위원장 대권 가능성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면서 “야권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김두관이라는 지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에 가장 위협적인 인물로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지목한 것이다.
고 평론가는 “김 지사의 6형제가 독일광부, 재래시장 생선자판 상인, 택시기사, 경비원 등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우리 현대사 굴곡을 몸으로 거쳐 온 서민들과 같은 삶을 살아온 분들”이라며 “손학규가 나와서 박근혜를 유신공주라 공격하면 안 먹히지만 김두관은 박근혜와 서 있으면 대다수 서민들이 김두관을 자신과 가깝게 느낄수 있다. (김 지사는) 존재론적으로 박 위원장과 대척점에 서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지사가 야권의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에 대해선 “별로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박근혜 위원장을 제외하고는 새누리당, 보수시민사회 등 보수진영 전체를 싸잡아 혹평한 고 평론가는 보수논객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고 평론가는 “언론에 나오는 보수논객들 몇 분, 그분들이 보수표, 중간표 더 떨어뜨리는 역할 하고 있다”며 “(그 사람들이) 보수논객이란 말 함부로 쓰게 해선 안 된다고 본다. 그 사람들 얘기가 국민 다수한테 설득력이 있나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아니다 싶으면 (보수논객)이란 호칭을 더 이상 쓰지 말라고 해야 한다. 여러분과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대선에선 그게 더 중요할 수 있다”고도 했다.
고 평론가는 최근 MBC 백분토론회에서 함께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로부터 ‘박근혜 위원장을 지나치게 편든다’는 지적을 받자 ‘내가 왜 전 변호사와 같이 이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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