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김제동 탄압설이 친노포털에 의해 이슈화되고 있다. 그러나 그 증거라고는 단지 김제동이 국정원 직원을 두 번 만났다는 것 이외에는 없다. 그것도 김제동이 직접 사찰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김제동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행사를 앞두고 국정원 직원이 찾아와 함께 술을 마신 자리에서 (행사에) 안 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결국 나는 갔다"고 밝혔다. 그는 "압력으로 느꼈다면 (추도행사에) 안 갔을 텐데 갔기 때문에 압력이라고 할 수 없다" 김제동이 내린 결론은 “저와는 달리 국정원 직원이 그런 식의 말을 했을 때 압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국정원이) 밝히고 사과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제동은 이명박 정권 들어와 방송 출연이 끊겼다는 주장에 대해 “방송이 그 이후에 끊겼다기보다는 그 이전에 제 능력에 의해 끊기고 있었고, 특히 `도전, 골든벨' 프로그램은 가만히 놔뒀어도 제가 없어졌을 텐데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 같다"면서 "저를 자꾸 `거물'로 만들어서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KBS 측에서 해명한 바와 같다. 김제동은 2009년 상반기에 연예가중계에서 하차했다. 이 당시 KBS 측에서는 “김제동이 열정이 떨어져 너무 불성실하게 진행을 하여, MC를 바꿨다”고 해명했다. 김제동 측도 이에 동의한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사회자, 조선과 동아와 함께 일한 김제동 탄압 이유 없어
문제는 2008년 10월 ‘스타골든벨’ 하차이다. 당시 KBS 측에서는 ‘연예가중계’에 이어 ‘스타골든벨’에서조차 김제동이 대사를 자꾸 잊어버리는 등 불성실한 태도가 이어진다고 판단했다. 이에 전격 하차를 결정한 것이다.
당시 김제동의 정치 노선으로 볼 때도 이명박 정부가 김제동을 탄압해야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김제동은 MB정권 취임식의 사회를 본 인물이다. 김제동이 노무현 대통령 노제 때 사회를 봤다 하더라도 이는 전문 MC로서 기획만 맞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김제동이 노대통령 노제 사회를 봤다고 해서 이를 비판하는 애국우파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어쨌든 일국의 전직 대통령이 죽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추모 분위기는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전문MC로서 노제 사회를 본 게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이는 마치 김제동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사회를 봤다고 해서, 김제동이 친 MB 우파 개그맨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김제동은 조선일보의 학교 업그레이드 사업에 1억을 기부하여 “좋은 일이라면 조선일보가 하더라도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확히 안티조선의 논리에 반하는 행동이다. 안티조선 측은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이는 조선일보가 자신들의 정략을 감추기 위한 포장이므로 함께 하면 안 된다 주장한다. 김제동은 권해효, 문성근, 명계남 등 안티조선 연예인들과 전혀 다른 행동을 했다.
김제동은 올 1월부터 6월까지 파격적으로 동아일보 정규 칼럼니스트로 합류, 6편의 칼럼을 기고했다. 동아일보 역사 상 개그맨에게 고정 지면을 준 것은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김제동의 칼럼은 동아일보 내부에서 평가가 호의적이었다. 당시 동아일보의 한 논설위원은“ ‘아버지’, ‘20대’ 등 독특한 소재의 칼럼을 잘 소화했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김제동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노대통령 자살 추모글 역시 매우 좋은 글이었다. 주제는 “아무리 힘들더라도 자문 변호사 그룹도 있고 대응할 수 있는 대통령이 먼저 가시면 서민들은 어쩌란 말인가”라는 내용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열렬히 예찬하지도, MB 정부를 비판한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서민의 정서를 대변했다.
오히려 김제동 보다도 소속사 (주)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가 끊임없이 탄압설을 유포하며 선동해왔다 김영준 대표는 김씨의 KBS2TV '스타골든벨' 하차와 관련,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돼 정치권에서까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면서도 “굴뚝에 연기나지만 밥짓는 사람 없는 격”이라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려 논란을 확산시켰다.
김제동 하차 문제를 일부 야당과 언론 등에서 정치적 외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통상적으로 방송국들이 MC교체를 할 때 취해왔던 일반적 관례에서 벗어나 전광석화처럼 전격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석연치 않은 과정 때문에 의혹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감을 표하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저희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교체 배경에 대해서 통보된 건 ‘그 동안 오래 진행해왔기 때문이다’라는 짧은 내용이었고 교체를 결정한 분들의 진정한 속내를 저희들이 파악하기는 힘들겠지요”라고 밝혔다.
이 시기는 10월 재보선을 앞둔 시점이었다. 당연히 김제동 탄압설을 야당으로서는 호재였다. 실제로 당시 한나라당은 재보선 패배의 이유로 김제동 탄압설을 손에 꼽기도 했다. 김제동 탄압설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지자체 선거 이틀 앞두고 상업방송 엠넷 대상, 일방적으로 탄압설 보도자료 배포
2010년 6월 지자체 선거에 또 다시 김제동의 캐스팅 문제를 정치화하며 지자체 선거에 개입하고 나선 것이다. 김제동 측은 2010년 4월21일 첫 녹화가 된 Mnet `김제동쇼`가 녹화 한 달이 넘은 시점까지 방송이 되지 않자 "Mnet 측이 예민한 정치적 상황에 대한 고려를 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의구심을 제기하며 프로그램 하차를 6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랑적으로 발표했다. 지자체 선거는 6월 3일로서 단 이틀 뒤였다.
방송사에서 기획된 파일럿 프로그램이 정규방송으로 편성되지 않는 경우는 허다하나, 진행을 맡은 연예인 측에서 스스로 이를 보도자료로 전 언론사로 돌리는 일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예인 스스로의 이미지에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김제동 소속사 다음기획 측은 지자체 선거를 이틀 앞둔 시점에서 엠넷 측과 상의없이 이를 널리 알려버린 것이다.
이에 대해 Mnet 관계자는 "김제동씨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과 관련해 제작진은 `(김제동씨의 행동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점을 프로그램 진행자 본인이 인지하고 방송에 전념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정치적 외압으로 해석하고 Mnet측이 프로그램 제작 및 편성을 막는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과민한 반응이다"고 해명했다.
또 편성에 관해서 "천안함 사태 등 사회적인 이슈들 탓에 편성 및 녹화 일정이 다소 더뎌진 것은 사실이지만 6월 `김제동쇼` 뿐 아니라 `스캔들2`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등이 동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며 "편성의 원칙은 프로그램 하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모든 방송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것"고 설명했다. 엠넷은 CJ미디어가 운영하는 오락채널으로서 이미 CJ미디어 로고송을 다음기획의 윤도현이 부르는 등, 전혀 정치성과 관계없는 방송채널이었다.
김제동 측 탄압설 유포시키며 정치적 영향력 키워
오히려 김제동 측이 스스로 탄압설을 유포시키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의 조현우 기자는 “문제는 김제동이 단 한 번도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드러내지 않았는데도 대중이 그를 친노 인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보수적인 가치를 지닌 일부 대중은 김제동의 재치 있는 입담을 듣고 마음껏 웃기 힘들다.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한 연예인을 원하는 대중도 마찬가지다. 방송사의 고민도 깊어간다. 김제동을 캐스팅하면 친노 인사를 캐스팅하는 셈이 된다. 시청률이 나락으로 떨어져도 쉽게 프로그램을 개편할 수조차 없다. 정치적 외압설이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라며 김제동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제동은 2012년 총선에 또 다시 탄압설을 들고 나타났다. 탄압의 증거도 없을 뿐 아니라 김제동 스스로는 탄압이라고 주장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친노포털 다음을 통해, 친노매체들은 연일 탄압설을 유포시킨다. 김제동이 원하든 원치 않든, 그가 노골적으로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데, 더 이상 이론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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