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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국민 기만쇼’에 부역하는 쇄신파!

한나라당 몰락은 구태를 쇄신으로 둔갑시킨 남경필 등 반개혁세력 탓

소위 보수우파들은 역주행하는 한나라당 비대위의 쇄신 문제를 흔히 김종인이나 이상돈과 같은 이들에게 온전히 책임을 전가하기 쉽다. 그러나 한나라당 쇄신이 이토록 어렵고 힘든 원인을 단지 이 두 사람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을까? 또 이들을 영입한 박근혜 위원장에게만 따질 수 있을까? 물론 부패전과의 김종인이나 반보수 아이콘인 이상돈을 내세워 보수를 개혁하겠다는 박근혜 비대위체제의 발상은 논리적으로나 결과적으로나 언어도단임은 말할 필요도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이들에게만 책임을 묻고 따지는 태도는 지나치게 나이브하고 사실에도 적합하지 않다. 망가지고 썩을 대로 썩은 당을 올바르게 쇄신하지 못하는 이들의 책임만큼, 그 과정에서 이들에 동조하고 부역한 자들의 책임 역시 그에 못지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쇄신의 이름을 앞세워 사실상 한나라당의 환골탈태를 막는 이들이야 말로 한나라당이 척결해야할 쇄신 1순위임에 틀림없다. 현재 반민주적이고 반개혁적인 모습으로 한나라당이 시대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려는 구태를 쇄신으로 둔갑시키며 쇄신파를 자처하는 이들은 누군가?

바로 한나라당 쇄신파와 그 대표주자격이라 할 남경필 의원이다. 남 의원은 누구인가? 4선의 한나라당 대표적 중진이다. 벌써 4선으로 당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사람이면서도 늘 비주류 이미지의 ‘소장파’라는 수식어를 달고 산다. 한나라당이 선거를 앞두고 있거나 여론의 비난을 받을 때면 항상 언론을 통해 인적 쇄신 등을 주장하면서 당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을 어필해왔던 남 의원의 모습은 이번 한나라당 비대위 정국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남 의원이 권영진, 구상찬, 임해규 의원 등과 함께 이번에 요구하고 나선 쇄신안을 보면 과연 이들이 한나라당의 진정한 쇄신을 바라는 이들인지, 한나라당의 특정인 사당화를 자신들이 완성시키겠다는 의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들이 “비대위가 정당체제 개혁을 위한 진지한 고민도, 해법도 제시하지 않아 실망스럽다. 원내중심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적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하라”며 비대위에 요구한 게 바로 중앙당 및 당 대표제 폐지다. 그러면서도 남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당과 비대위를 해체하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 당을 만들자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현재 비대위를 유지한 채 실질적 재창당의 내용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의 전대를 개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비대위 기득권 토대로 재창당하자는 남경필 주장은 박근혜 사당화하자는 것

도대체 왜 이런 주장이 현 시점에서 나왔을까? 한나라당이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게 된 이유가 단순히 중앙당이 존재하고 당 대표가 있고, 또 이런 정당시스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들의 공천 기득권을 보장하는 기초단체장·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때문인가? 남 의원 주장대로 당헌, 당규를 개정해서 중앙당 없애고 당 대표를 없애고,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만 없애면 한나라당이 어제의 구태정당에서 오늘의 새로운 참신한 정당으로 180도 변신이라도 하게 된다는 말인가?

만일 이런 식으로 싹 바꾸는 것이 정당 민주화에 도움이 된다거나 더 개혁적이 될 수 있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환호를 받을 수 있다면 아마 일찍부터 이런 식의 개혁 시도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당사상 이런 개혁시도는 전무하다. 비현실적인 이상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설사 남 의원 주장대로 중앙당을 없애고 당 대표를 없앤다고 해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기구와 인물이 등장하는 것도 막을 수 없다.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해도 현재의 정당시스템이 정당민주주의를 그나마 최선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남 의원이 주장하는 식으로 중앙당 없애고, 당 대표 없애는 쇄신이 더 민주적이고 개혁적이어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쇄신 방안이라면 민주통합당 등 야당들이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고 중앙당 중심의 더 강력한 체제로 가는 것도 설명할 방법이 없다. 결국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단순히 현 정당시스템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민이 한나라당에 요구하고 있는 쇄신 내용을 남 의원이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중앙당, 당 대표 폐지 주장은 당권·대권 분리원칙 파괴한 채 권력 독점한 박근혜에 명분 주려는 것

그렇다면 이렇게 답이 뻔히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 의원은 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일까? 남 의원 발언에 그 의도가 드러나 있다. 남 의원은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중앙당, 당 대표 폐지를 주장했지만, 현 비대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미는 즉, 박 위원장이 좌지우지하는 비대위의 기득권을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모두가 기득권을 포기하고 오직 박 위원장의 기득권만 유지된 상황에서라면 전당대회를 열고 당헌당규를 개정해봤자 새롭게 탄생할 한나라당의 모습 역시 박근혜 사당이란 결과를 막을 수 없게 된다. 그런 마당에 중앙당을 없애고 당 대표를 폐지하고 당명을 바꾼다고 한나라당이 일인 독재정당, 특정인의 사당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단지 이명박당에서 박근혜당으로 바꾸는 것일뿐이다. 남 의원 등 쇄신파의 주장은 한나라당의 정당민주화나 개혁, 등돌린 국민의 지지를 다시 받는 것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이 박근혜당이 된다고 해서 차후에 오늘의 계파갈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한나라당이 이명박당이 된 후 박근혜파들에 의해 사단이 났듯, 한나라당이 박근혜당이 되어도 차후 또 다른 세력에 의해 얼마든지 사단이 날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당개혁의 핵심은 당의 민주화와 권력 분산에 있다. 그렇기에 현재 박 비대위체제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개혁과 쇄신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한나라당 쇄신과도 전혀 상관이 없고, 오히려 시대착오적인 1인지배 정당체제를 공고히 돕는 남 의원 등 쇄신파의 주장은 오히려 한나라당의 쇄신을 가로막는 장애물과 같다. 쇄신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떠들면서도 실은 쇄신을 앞장서서 막는 모습이야말로 추악한 기득권의 진짜 얼굴이 아닐까?

비대위 기득권을 옹호한 채로 중앙당, 당 대표 폐지를 주장하며 재창당을 요구하는 것은 당권, 대권 분리 원칙을 어겼다는 박 위원장에게 면죄부를 주고자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남 의원의 주장대로 한다면 박 위원장은 실질적인 당권을 틀어쥐면서도 당권, 대권 분리원칙에서 자유롭게 된다. 박 위원장이 자신의 원칙을 지켰다는 명분을 쥐도록 돕는 대가로 남 의원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5선의 고지를 위한 공천인가? 아니면 자신의 큰 꿈을 위한 또 다른 투자인가? 남 의원과 쇄신파 요구에 화답이라도 하듯 비대위는 24일 중앙당을 전국위원회 체제로 바꾸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오비이락일 뿐인가? 아니면 사전 시나리오의 완성일 뿐인가?

한나라당이 오늘의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남 의원과 같은 사이비 쇄신,개혁파의 책임이 크다. 비대위 정국에서 보인 ‘원조 쇄신파’, ‘원조 개혁파’ 남 의원의 기회주의적이고 수구적 기득권 옹호 작태를 보면서 한나라당이 오늘날 왜 이 모양 이 꼴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쇄신과 개혁이 필요한 시점마다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하지 못하고 퇴행을 거듭하다 오늘의 이 사태를 맞게 된 데에는 그 때마다 쇄신이란 이름으로 당의 발전을 가로막고 적당히 몸보신해온 기회주의자들을 척결하지 못한 데 있기 때문이다.

한때 한나라당 쇄신과 개혁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남경필이란 이름에서 더 이상 젊고 패기있는 개혁의 이미지가 아닌 기회주의와 수구란 너절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 점,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폴리뷰 대표필진 - 박한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