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참여당 대표가 1일 참여정부 당시 추진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내가 그 당시 대통령이었다면 그런 방식으로 그렇게까지 한·미 FTA를 추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정부에서 실질적인 정책 브레인이었던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6월 25일 노대통령 서거 2주년 특별강좌에서 "노대통령은 한미FTA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고 주장하여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김 전 실장은 "참여정부에 관여했던 분들 중에도 이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이상하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입장이 곤란해서 그러는지 아니면 편한 게 좋아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치 대통령께서 한미 FTA에 대해 후회를 하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김 전 실장은 "개방을 한다? 개방을 하고 난 다음에 엄청나게 많은 문제와 시련이 겪게 될 텐데, 이를 이겨나갈 수 있을까? '틀림없이 이겨나갈 것이다' 이런 확신이 있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많은 분들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노대통령의 의지를 회고했다.
또한 김 전 실장은 " 결국 경제와 사회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화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지요. 우리는 브라질 사람도, 멕시코 사람도 아닙니다. 숱한 어려움을 넘어 왔던 한국 사람입니다. 다를 수 있죠."라고 노대통령이 한국인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다른 강의에서 성장과 복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진보진영에서 다음 대통령이 나온다면 어떻게 할까요? 성장을 생각하지 않을까요? 반드시 생각하고 성장정책을 중요한 정책으로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복지만으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대통령이 되면 달라질 겁니다. 산업구조조정과 서비스 산업을 포함한 신산업의 문제, 자본시장과 금융의 문제 등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 때 어떻게 할 겁니까? 다시 대통령의 얼굴에 ‘시장주의자’와 ‘신자유주의자’의 낙인을 찍고 그 등에 칼을 꽂을 건가요? 이런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해서는 진보정권과 개혁정권이 설 수 없습니다. 설 이유도 없습니다"라며 참여정부 당시 민노당 등 진보좌파 진영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김 전 실장의 이런 설명은 최근 유시민 참여당 대표가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위해 참여정부의 정책 기간을 180도 뒤집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전 실장의 강의록 전문은 사회디자인연구소(소장 김대호)의 홈페이지(www.socialdesign.kr)에 수록되어있다.
사회디자인연구소는 대표적인 진보적 연구기관이지만, 반값등록금, 경제개혁 등등에 대해 매우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며 전문적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김대호 소장은 진보좌파진영의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참여에 대해 "저는 김진숙 위원과 '희망버스'의 아름다운 정신은 이해합니다만, 진보의 대안도, 미래도, 희망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되어서는 안됩니다. 진보가 경영할 나라는 조직노동만을 위한 나라도, 노동만을 위한 나라도 아닙니다. 노동이 되고 싶은데 못된 사람들과 노동을 업고 있는 수많은 기업(자본)을 위한 나라이기도 합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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