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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사태, 박진영 그릇된 한류관이 원인

박진영의 민족과 국가를 철저히 배제한 채 해외시장 공략법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이 2PM의 활동 계획에 대해 밝혔다. 박진영은 17일 오후 소속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안녕하세요, 박진영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 글에서 박진영은 “2PM은 예정된 스케줄대로 6명의 멤버가 활동을 시작한다.”며 “향후 행보에 관해서 회사 관계자 분들, 2PM멤버들, 재범군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재범은 여전히 죄송하고 여전히 부끄러워서 무대에 설 수가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재범의 복귀를 요구한 2PM 팬클럽의 요구를 정면에서 거부한 것.

박진영은 홈페이지에 남긴 글에서 모든 것은 박재범 본인과 상의하여 결정한 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박진영이 여론이 악화되자 박재범을 탈퇴시키며 미국으로 돌려보냈다는 여론의 따가운 비판을 의식한 것. 박진영은 “재범군을 끝까지 붙잡지 않은 이유는 재범이가 지금 2PM을 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재범이 전체 인생을 놓고 보자면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라며 이번 결정이 철저히 박재범의 입장에서 내려졌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박진영은 과연 박재범과 상의를 하기나 했는가

또한 “재범이에게 쏟아졌던 비난의 말씀이 과했다고 생각했던 것만큼, 지금 당장 재범군의 탈퇴철회를 요구하는 말씀도 조금 과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대를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그의 의견을 존중해 주고 , 후에 만일 그가 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고 말한다면 그 때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격려와 응원도 그 때 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며 박재범과의 관계가 유효하다는 점도 팬들에 알렸다.

그러나 이러한 박진영의 해명에도 2PM 팬클럽은 “과연 박진영이 박재범과의 대화 끝에 내린 결정인지 의문”, “박재범이 국내로 돌아올 수 있느냐의 여부는 모두 박진영의 판단에 달려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JYP측은 여전히 박재범과의 전속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박진영 측이 박재범의 전속계약권을 갖고 있다면, 박재범을 국내로 복귀시킬 수 있는 권리는 오직 박진영에게만 있는 셈. 만약 여론이 호전되지 않거나, 혹은 박재범에 대한 무관심으로 돌아서면 박재범의 국내 복귀는 사실 상 불가능한 상태이다. 반면 여론이 좋아지거나 박재범이 빠진 2PM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면, 박진영의 판단 아래 언제든지 박재범을 데려올 수도 있다. 전체적인 계약 상황 상 박재범의 자율적 판단의 여지보다는 박진영 측의 결정에 모든 것이 종속되어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2PM 팬클럽의 우려는 박진영의 JYP 측이 GOD의 윤계상, 원더걸스의 현아 등, 기존의 멤버가 탈퇴한 뒤에도, 팀이 무너지지 않고, 정상적인 활동을 했다는 자신감에 기이한다. 아이돌그룹의 경우 개개인의 재능보다는 프로듀서의 기획력에 승부를 걸게 되는데, 박진영은 자신의 프로듀싱 능력에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 실제로 박진영의 문화관과 한류관을 보면 이러한 우려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 박진영의 한류관은 이른바 현지화, 세계화로 표현된다.

박진영, "아시아인인 것이 드러나 2류로 단정지을까 두렵다“

박진영 대표는 지난 2007년 연세대에서 ‘한국 문화의 세계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활동하게 될 영역은 아시아가 아니다. 나는 미국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연예 상품들은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대표는 같은 해 미국 뉴욕 기반의 비즈니스 전문지 <크레인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힙합 아티스트들에게 처음으로 데모 CD를 보내기 시작했을 때 본명을 쓰지 않고 ‘JYP’라고 썼다. 나는 그들에게 내가 아시아인인 것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들이 지역색으로 나의 음악을 2류로 단정지을까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박진영의 한류는 애초에 민족성과 국가를 배제한 채,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특히 미국시장에서 인정을 받겠다는 전략으로 진행되어왔다. 그가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인식되게 되면 그의 음악이 2류로 단정될까 두려워했다는 발언은, 미국인 박재범을 스카웃해오고, 박재범이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비하하는 생각을 갖게 된 것과 일맥상통한다. 즉 박진영에게는 미국식 랩을 구사할 수 있는 한국계 미국인이 필요했던 것이지, 한국팬들과 소통과 교감하는 스타가 필요했던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박진영의 구상은 더욱 더 적극성을 띄게 된다.

박진영은 2008년 건국 60주년 기념 강연 당시 “미국, 일본 등 1억명 이상 인구의 내수 시장에서는 어떤 분야든 성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한국처럼 4000만 명으로는 힘들다”면서 “할리우드의 주인, 미국의 음반사 사장 중에는 유대인이 많다. 그러나 그들은 민족주의적인 색채를 뺀 덕택에 실질적인 주도권을 갖고 세계 시장에서 문화상품을 팔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대표는 특히 “한류라는 단어는 사실 사라져야 한다”면서 “이는 굉장히 민족주의적인 색채를 보여 태극기를 가슴에 붙이고 싸우는 것과 다름없다”고 경계했다.

더 나아가 “이제는 시스템, 즉 콘텐츠를 만드는 공장을 수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미국, 일본, 중국 등과 함께 음악, 드라마를 만들고 인종과 관계없이 가수와 배우를 길러내 함께 만든 콘텐츠를 공동으로 소비해야 한다”며 “현지인을 키우는 것은 언어가 통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에서 흑인 가수를 트레이닝 중이고, 중국에서 중국 가수를 데뷔시키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진영이 주도한 해외시장 공략, 성공한 적이 없다

이러한 박진영의 발상은 그 자신의 프로듀싱 능력에 대한 절대 과신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등에 JYP 현지 법인을 세워, 미국인, 중국인, 일본인 가수를 키워서 해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경영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는 아티스트 개인의 중요성은 크게 떨어진다. 박진영으로서는 박진영이 프로듀싱한 기획을 충실히 따라줄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한 셈이다. 박진영이 여타의 아이돌그룹 운영 기획사와 달리 GOD, 원더걸스의 멤버들을 수시로 교체하는 것도 바로 이런 발상 탓. 박진영의 시각으로는 전 세계에서 자신의 음악을 소화해줄 가수 지망생은 널려있기에, 한 가수에 집착할 이유가 없는 것. 자신이 키워낸 톱가수 ‘비’와의 결별도 이런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박진영식 문화경영관은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언론에서 이른바 ‘내치기’라 표현할 정도로 박진영이 깊이 개입하여 아이돌그룹을 상품화했을 때, 아이돌스타 개개인을 좋아하는 팬과의 갈등은 불가피하다. 팬의 신뢰를 잃기 시작할 때 과연 그의 음악이 인정받겠냐는 것이다.

또한 민족성을 철저히 배제한 상태에서 과연 해외시장 진출이 성공할 것이냐의 물음표도 따라붙는다. 박진영의 방식은 미국에서 흑인 랩퍼를 스카웃해서 자신이 프로듀싱하면 얼마든지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민족성을 배제한 만큼 미국, 일본, 중국의 민족성에 대한 이해도 역시 떨어진 상황에서 해외 현지 시장을 공략할 킬링 포인트를 찾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박진영이 주도한 해외시장 공략 중 아직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다. ‘비’의 미국 투어의 경우 “미국 랩퍼의 짝퉁”이라는 비난 공세를 받으며, 공연 취소 문제로 거액의 소송까지 당한 바 있다.

더구나 박진영의 방식이라면 박진영은 물론 연예기획사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국가적 지원이라는 명분도 사라진다. 한국인과 한민족임을 숨긴 채,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현지화 전략을 쓰는데 이에 대해 왜 국민이 지원해야하는지 설명할 논리가 마땅치 않다.

원천적으로 한류현상에 대한 철학적 깊이없이 자신의 사업적 잣대로만 판단하여 문화예술을 너무 가볍게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한류에는 민족성과 역사성에 깊이 개입되어있다는 것이 일본의 역사학자 와다 하루끼의 판단이며, 실제로 ‘겨울연가’와 같은 성공사례를 분석해보면 와다 하루끼의 진단은 100% 맞아떨어진다. 오히려 ‘겨울연가’의 성공 이후 박진영과 같이 현지화 기획을 통해 무분별하게 해외시장을 공략하면서 실패사례가 수두룩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결국 박진영의 발상은 연예인 아티스트를 상품의 도구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는 원천적인 한계를 갖게 되고, 바로 이 때문에 박재범 사태조차 풀리지 않으면서 2PM은 물론 JYP의 신뢰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자국 팬들의 신뢰 상실 속에서 박진영이 종교적 신념 수준으로 실천하는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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