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화려하고 웅대한 막을 올리며 17일간의 지구촌 스포츠 대축제를 시작하는 개막식을 열었다. 중국이 ‘100년간 기다린 꿈’이라던 그 시간을 드디어 맞이한 것이다.
이런 가슴 설레이는 축제가 열리는 건 베이징 올림픽 뿐 만이 아니다. 국내 만화계에서도 내년 2009년 100주년을 맞는 한국 만화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입주를 앞두고 한 걸음 더 진화된 모습의 제11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2008)가 오는 8월 14일에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간 성대한 축제를 개최한다.
BICOF2008은 부천만화정보센터의 주최로,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회(위원장: 박재동)가 주관하여 한국 만화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해외 만화와의 교류를 통해 한국 만화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이다. 만화, 만화가, 만화관련업체, 독자 등 만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모여 만화를 주제로 기획전시, 이벤트, 만화페어, 학술행사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중국의 100년간 기다리던 꿈이라는 베이징 올림픽과 내년에 100주년을 맞는 한국 만화계의 대표적 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는 ‘100년’이라는 기간 동안 소망하고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두 행사의 슬로건도 흥미롭다. 베이징 올림픽이 ‘하나의 세상,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60억 ‘지구촌’이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됨을 상징한다고 하면, BICOF2008은 ‘천 개의 펜, 만화교향樂’이라는 슬로건으로 창작자(만화가)가 한자리에 모여 선보이는 환상적인 만화교향악을 얘기한다.
지휘자와 연주자가 음과 악기로 멋진 교향악을 만들어내듯 만화가는 펜 끝에서 작품을 만드는데, 천 개의 펜은 다양한 작가와 작품이 한 데 어우러져 웃음, 눈물, 감동을 이끌어냄을 의미한다.
베이징 올림픽과 BICOF2008의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을 비교하는 것도 흥미롭다.
베이징 올림픽은 전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답게 화려하고 웅대한 개막식으로 성대한 막을 올렸다. 관중들의 3,2,1 카운트다운 소리와 2008명 젊은이의 북소리로 시작을 알리며 시작된 개막식 총감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맡았다. 그는 줄을 타고 휙휙 날아다니는 곡예 수준의 공연 대신, 중국의 과거·현재·미래를 무대 중앙에 설치된 산수화 한폭 위에 그려내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
BICOF2008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 행사는 8월 14일 오후 5시 복사골 문화센터 2층 아트홀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경기도지사, 부천시장, 국회의원 및 국내?외 만화관련 단체 및 만화가 등 약 500여명의 관객이 참석해 공식행사 및 다채로운 공연을 감상하게 된다.
사회는 정식 만화가로서 BICOF2008에 참여하는 인기 개그맨 임혁필씨가 진행하며, 박재동 축제운영위원장의 개막선언, 부천만화정보센터 조관제 이사장의 인사말, 총감독을 맡은 임형택 상임이사의 행사 소개로 이어진다. 각계에서 보내온 축하 영상도 선보인다. 또한 최근 1년간 출판된 만화 중 최고의 만화작품을 선정, 시상하는 부천만화상 시상식이 열리게 된다. 2008 부천만화상의 대상은 이희재 작가의 <아이코 악동이>가 받게 된다. 올림픽의 금메달과 같은 만화계의 영광의 상징이다.
금번 개막식은 의전절차를 가급적 축소하고 관객들이 함께 호응할 수 있는 공연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총 2개의 공연이 준비되는데, 그 중 ‘바보음악가들’이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3,40대 이태리 유학파로 소위 ‘잘나가는’ 성악가들로 구성된 ‘바보음악가들’은 전형적인 클래식 무대에서 벗어나 장애인 시설, 양로원, 보육원 등 소외된 곳을 찾으며 바쁜 일정을 쪼개 무료 연주를 여는 음악가들로서 보수적인 음악계에서 ‘바보음악가’로 통한다. 음악을 통해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그들이 부천국제만화축제를 찾은 사람들과도 따듯한 공감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두 번째 공연은 EBS에서 시즌 2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고 세계 20여국에 수출되기도 한 인기애니메이션 ‘빼꼼’을 뮤지컬로 제작한 ‘빼꼼의 아이스크림 여행’하이라이트를 10여분간 공연한다.‘난타’로 잘 알려진 창작 뮤지컬 전문 제작사 PMC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가족 뮤지컬이다.
베이징 올림픽이 세계 최고를 가리는 경기장에 오기까지 4년간 쉬지 않고 실력을 갈고 닦은 선수들의 땀과 의지를 느낄 수 있는 행사라면,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21세기 문화 콘텐츠 전쟁의 가장 큰 기대주이면서도 열악하고 척박한 시스템에서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만화가들의 창작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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