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가구당 5천102만원 이익 챙겨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대한주택공사가 고양 풍동지구에서 주택을 일반 분양하면서 분양원가 대비 30%가 넘는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공사는 작년에 대법원이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판결한 고양 풍동지구 2개블럭 1천270가구 및 화성 봉담지구 2개블럭 1천616가구에 대한 분양원가를 원고측에 통지했다고 29일 밝혔다.
풍동지구는 작년 6월에, 봉담지구는 작년 8월에 각각 판결이 내려졌으나 주택공사는 공개를 꺼리다가 판결사항 이행을 강제하는 '간접강제 신청'이 접수되자 마지못해 통지했다.
주택공사가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고양 풍동지구 2, 3블럭에서는 분양원가가 1천946억원, 분양가격이 2천594억원, 수익이 648억원으로 분양원가 대비 수익률은 33%였다.
특히 2블럭은 분양원가 1천310억원, 수익 500억원으로 수익률이 38%에 이르렀다.
주택공사가 풍동지구에서 주택 한 가구를 분양하면서 평균 5천102만원의 이익을 챙긴 셈이다.
화성 봉담지구 5, 6블럭에서는 분양원가가 2천645억원, 분양가격이 2천774억원, 수익이 129억원으로 수익률은 4.9%였다.
주택공사는 분양원가의 세부내역인 토지비, 건축비, 기타 부대비용 등은 원고측에 통보했지만 언론에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 사실상 세부내역의 공개는 거부했다.
주택공사는 풍동지구에서 과도한 수익을 올린 데 대해 "단지별 건설원가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주거여건, 주변시세, 타 지구 공급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근 시세보다 낮은 수준에서 분양가를 결정한다"면서 "분양가를 시세나 민간주택에 비해 과도하게 낮게 책정할 경우 입주자가 과도한 수익을 올리고 투기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즉 입주자에게 과도한 이익이 돌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주택공사가 수익을 대신 챙겼다는 설명이다.
주택공사는 또 "국민임대주택건설, 다가구 매입.전세임대, 소년소녀가정 전세지원 등의 주거복지사업은 막재한 재원이 소요되는 반면 재정지원이 부족해 손실발생이 불가피하다"면서 "분양주택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국민임대 등 공공적 성격이 강한 주거복지사업에 교차보조 형태로 재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재정 여건상 불가피하다"고 강변했다.
한편 주택공사는 작년 대법원 판결이 난 뒤 소송 대상이었던 단지뿐 아니라 2002년 이후 일반분양한 단지의 분양원가를 전부 공개하는 방침을 검토중이라고 밝혔으나 아직까지도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해 구호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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