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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예외없는 비리인사 배제론' 충격>

박재승 "큰 일 치를땐 희생하고 가는게 역사"

당사자들 반발.."옥석 가릴 필요"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이상헌 기자 =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비리.부정 전력자에 대한 예외없는 적용 원칙을 천명함에 따라 당내 파란이 예상된다.

비리.부정 전력자 전원에 대한 `읍참마속'이 현실화할 경우 `호남 현역 30% 이상 교체' 방침과 맞물려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 바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리.부정 전력자에 대한 세부 공천기준은 민주당 공천쇄신의 폭과 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당 안팎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아왔지만 공심위에서 당내 및 당내 위원간에 각각 현실론과 원칙론이 충돌하면서 결론 도출이 지연돼 왔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4일 공천기준 확정을 위해 소집된 공심위 회의에서 "뇌물,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 파렴치범, 개인비리, 기타 모든 형사범 가운데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자는 심사에서 제외한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비리 전력자 전원 물갈이 쪽으로 급격히 쏠리는 양상이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 30분께 시작돼 오후 1시30분까지 3시간 가량 마라톤으로 진행되다 잠시 휴회를 거친 뒤 오후 4시께 속개됐다.

박경철 공심위 간사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격론이 오갔다"면서 "많은 부분에서 이견이 좁혀졌으나 일부 부분에 대한 조정이 남아있어 아직 안갯속이다. `교황식 선출 방식' 처럼 만장일치가 될 때까지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리 전력자들의 무더기 탈락이 예고되면서 해당 인사들은 당장 "승복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벌써부터 당 일각에서는 일부 인사들이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택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측 박지원 비서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지원, 김홍업은 개인비리가 아니라는 억울한 사정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공심위는 억울한 사안을 경청하고 밝혀줘야 하는 것이지, 정치적 희생양을 만드는 데 동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발했다.

김홍업 의원측도 "억울하다. 이미 유권자들에 의해 정치적으로도 사면복권이 완료된 상황 아니냐. 정치적 사안에 일률적인 법적 판단기준을 적용, 죄인처럼 다루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고, 김민석 의원은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신계륜 사무총장은 "본인들이 납득해야 하는 게 중요한 기준임에도 불구, 그러한 부분들을 간과한 것은 문제"라며 "일괄적 적용은 당헌.당규 위반이며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사법처리됐던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이 출마할 수 있도록 지역구를 포기했던 이화영 의원도 "개인적 흠결 차원이 아니고 당을 위해 대속양이 됐던 것인 데 지나친 처사다.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우세한 가운데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민생쇄신모임' 소속 의원은 "한나라당보다 좀 더 과감한 공천기준을 적용해야만 국민들도 표를 줄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고 환영했고, 수도권 초선 의원도 "억울한 분들도 있겠지만 당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전체 기류를 바꾸는 상징적 사건인 만큼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일부 인사가 낙마하더라도 수도권에서의 전체 경쟁력은 올라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수도권의 다른 의원은 "아무리 공심위의 독립성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엄연히 정치현실이란 것이 존재하는 데다 당선 가능성이란 잣대도 무시해선 안된다"며 "억울한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옥석을 가려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 관계자도 "사안별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게 옳지, 무작정 모든 대상자가 큰 범죄자나 되듯이 주홍글씨를 새겨선 안된다"며 "납득하기 힘든 처사로, 후유증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박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당내 파장이 커지자 손학규 공동대표는 당초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서둘러 당사로 복귀해 박상천 공동대표와 함께 박재승 위원장을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30분 가량 면담했다.

손 대표는 "공천 개혁을 하려면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그게 공천개혁 아니겠느냐"는 짧은 말과 함께 면담장으로 들어갔고 먼저 도착한 박 대표는 심각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는 모습이었다.

오후 4시 넘어서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유인태 최고위원 등 중진들이 당사에 합류, 두 공동대표와 함께 공심위 회의 상황을 예의주시했으며 당 지도부는 오후 6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당 지도부는 당초 부정.부패 전력자에 대한 공천기준과 관련, 탄력적인 룰 적용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당 안팎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당 지도부와 박 위원장간에 갈등기류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두 공동대표는 박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도 이 같은 지도부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고 유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 위원장의 방침을 수용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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