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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무회의도 `일 중심'으로>(종합)



취임 1주일..`창조적 격식파괴' 행보 가속화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의 격식 파괴가 계속되고 있다.

탈(脫) 형식과 의전 축소 등 번잡한 외형에 얽매이기 보다는 일 중심의 실용성 관철을 가속화시켜 나가고 있는 것.

이 대통령은 취임 1주일 동안 여러 면에서 강도높은 변화를 주문했고, 곳곳에서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부터 솔선수범하라"며 거의 매일 참모들을 압박하고 있고, 특히 대통령 본인 또한 변화의 선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당장 대통령 부부의 호칭에서 `님'자를 빼 `이명박 대통령', `김윤옥 여사'로 부르게 하는가 하면 회의 방식도 `보고' 위주에서 `토론' 위주로 확 바꾸도록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 주재로 열려 새 정부 들어 사실상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 3일 국무회의도 면모가 확 바뀐다. 형식상의 절차와 배석 인원을 대폭 줄여 정책을 생산하는 실질적인 토론의 장으로 만든다는 게 이 대통령의 복안이라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국무회의가 실질적이고 심도 있는 토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요 정책과제 에 대한 토의를 중심으로 운영하되 이견이 없는 법령 등 의결 안건에 대한 설명은 간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월 1∼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주요 정책토론을 이끌고, 의례적으로 상정되는 의결 안건 처리를 위한 국무회의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주재하기로 했다. 또 토론 과제를 1∼2주 전에 미리 선정, 통보함으로써 충분한 사전 준비와 함께 해당 업무가 아니더라도 전 국무위원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배석 인원도 과거 통상 30여 명에 달했던 것을 최대 18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우선 대통령실 비서관의 배석 인원을 종전의 21명에서 10명으로 축소하는 한편 상시 배석자를 국무총리실장,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법제처장, 국가보훈처장, 서울특별시장 등 6명으로 한정하고 임의 배석자도 줄이기로 했다.

배석자가 많으면 대외 보안 등의 부담으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ROTC 임관식, 청와대 회의, 3.1절 행사 등을 통해 두드러진 탈 격식 행보를 보여왔다. 내부 수석회의나 확대비서관 회의시 자리를 지정하지 않고 서열 없이 편하게 앉게 하는가 하면 각종 행사에서 표창받는 사람이 중심이 되도록 자리배치를 바꿨다.

경호 문제의 경우도 과도한 경호가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만큼 최소한의 자연스럽고 친근한 경호를 주문하고 있다.

3.1절 행사 뒤에는 경기도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 구내 식당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포함한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 하며 애로를 직접 청취했다.

청와대는 이런 일련의 변화에 대해 `창조적 격식 파괴'로 정의한다.

3.1절 행사에 앞서 이 대통령은 오전 8시 수석비서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도 한 시간 가까이 부부동반 조찬 모임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휴일 아침 8시에 임명장을 수여하는 것은 기록이나 기록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임명장 수여는 부부동반으로 하자"고 제의하기도 했다.

일요일인 2일 오전 9시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린 시간에 이 대통령은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경내를 함께 걸어다니며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이 바람에 회의는 이종찬 민정수석이 주도했는데 이도 탈 격식의 한 단면이 아니겠느냐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이 같은 이 대통령의 기조에 맞춰 비서관실 내부 칸막이를 제거하고 회의실 의자도 기존의 딱딱한 고정형 의자에서 바퀴 달린 기능성 의자로 바꾸는 등 일 중심의 업무 공간으로 꾸몄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변화는 물 스며들 듯 해야지 강제로 명령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고 자발적인 변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h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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