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민-좌파당 연정 움직임 기민당 반발.. 조기총선은 배제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올해 들어 잇따라 실시된 독일의 3개 주의회 선거 이후 독일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주의회 선거는 총선 판세를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인식되고 있어 선거 결과가 독일 정치권의 향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실시된 헤센 및 니더작센 주의회 선거와 지난 24일 실시된 함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집권 기민당의 지지율은 크게 하락한 반면, 좌파당이 이들 3개 주에서 모두 의석저지선을 돌파함으로써 독일 정치 격변의 핵으로 부상했다.
좌파당은 지난해 5월 브레멘 주의회 선거에서 8.6%의 지지를 얻어 서독 지역 주의회에 처음으로 진출한 데 이어 올해 실시된 3개 주의회 선거에서 잇따라 의석저지선을 넘는 지지율을 얻음으로써 전국 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좌파당은 서독 지역 주의회에 잇따라 진출한 데 이어 헤센주에서 연정에 참여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헤센주 선거 결과 집권 기민당과 야당인 사민당은 똑 같이 42석을 확보해 연정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다양한 연정 가능성을 모색해온 사민당은 녹색당 및 좌파당과 연정을 구성할 계획을 밝혔다. 당초 안드레아 입실란티 헤센주 사민당 위원장은 좌파당과 연정을 배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좌파 연정 구성을 위해서는 좌파당을 끌어들이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쿠르트 벡 사민당 당수도 당내의 일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헤센주 사민당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민당은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함으로써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 간의 대연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기민당 지도부는 사민당이 서독 지역 주정부의 연정에 좌파당을 받아들이는 것은 대연정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대연정의 존속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좌파당이 서독 지역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구 동독 공산당과 연결된 좌파당에 대한 서독 지역 주민의 거부감이 거의 사라지고 좌파당이 독일 좌파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좌파당은 분배 정의를 강력하게 요구함으로써 사회복지 혜택 축소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노동자 계층에 진정한 좌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주의회 선거에서 사민당과 좌파당이 지지 기반을 넓힘에 따라 불안하게 유지되고 있는 대연정이 붕괴할 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의회 선거 이후 사민당이 좌파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기민당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민당은 지난해 10월 전당대회에서 좌파적 성격을 강화하고 사회적 연대를 강조하는 새로운 강령을 채택했다.
사민당은 지난 2005년 총선 이후 기민-기사당 연합이 이끄는 대연정에 참여한 이후 대연정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끌려다니면서 정체성 위기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민당은 좌파적 성향을 강화하고 복지와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는 정책으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연정 후반기에 기민당과 사민당이 이념과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심지어는 이들 양대 정당이 대연정의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조기 총선에 대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민당을 이끌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대연정 정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기총선 가능성을 일축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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