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 "인수위원은 영원한 동지"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22일 오전 삼청동 금융연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해단식은 이명박 당선인의 표현대로 `학교 졸업식'과 같은 분위기였다.
지난 두달간의 숨가쁜 강행군을 마무리하는데 따른 홀가분함과 아쉬움, 그리고 새 정부 출범을 앞둔 기대감과 설렘이 뒤엉켰다.
해단식은 인수위원과 전문.실무위원 등 모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성운 행정실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당초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었던 해단식은 이 당선인이 헬기 추락사고 합동영결식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인해 한시간 가량 늦춰졌다.
이 당선인이 오전 11시를 약간 넘겨 대회의실에 도착하자 참석자들은 회의실 중앙을 기점으로 양편으로 도열한 채 이 당선인을 향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이어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이명박 당선인에게 국정과제 보고서와 규제개혁보고서, 예산절감 보고서를 전달하는 것으로 지난 두달간의 활동에 공식적인 종지부를 찍었다.
이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참으로 만감이 교차한다.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이 자리를 끝으로 50여일에 걸친 숨가쁜 여정을 마치고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간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섬기는 인수위가 되어 섬기는 정부를 출범시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며 "인수위가 거둔 성과는 비단 새 정부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심화.발전시키는데 하나의 훌륭한 전범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어느 위치에 있든지 여러분은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어야 하는 주체가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뒤이어 연단에 오른 이 당선인은 가벼운 유머를 섞어가며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도했고 좌중에서는 폭소가 끊이지 않았다.
이 당선인은 먼저 인수위원들을 둘러본 뒤 "다 능력있고 다 국가관이 투철했다고 인정한다"면서도 "여러분들이 다 그전부터 그런게 아니라 여기와서 변한 사람도 있는 것 같더라"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주 국무위원 워크숍 다음날 조깅을 한 사례를 거론하며 "15바퀴를 도니까 나이든 사람들이 앞에 가고 젊은 사람들이 따라오기 힘들어하고 그중에 몇명은 아예 일어나지도 못했다. 눈이 작아도 한번 척보면 안다"는 등의 농담을 던졌다.
이 당선인은 이어 이날 해단식을 "학교 졸업식 같다"고 표현하고 "(여러분들은) 정든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의 심정이고, 이경숙 위원장과 저는 떠나보내는 학교교장의 심정을 갖고 있다"며 "떠나는 것은 섭섭하지만 학생들은 발전적으로 더 나은 길을 가기 때문에 졸업식은 마음은 섭섭하지만 희망에 가득찬 행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위는 전투다. 아주 짧은 시간에 효과를 거둬야 하는 한시적 활동이어서 사생활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며 "여러분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아침 일찍 나와서 밤늦게 까지 있었으니까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돌격부대도 아니고..."라며 그간의 노고를 치하했다.
그는 특히 부친상을 남모르게 치른 진현환 건교부 실무위원, 부친이 위독한데도 문병을 제대로 가지 못한 규제개혁TF 김용진 실무위원, 누나가 암 말기인데도 병문안을 가지 못한 당선인 비서실 일정담당 이상휘씨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고 위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수위원들에게 "여러분은 영원한 새 정부의 인수위원이고 같은 생각을 가진 동지"라며 "자기 위치로 돌아가더라도 누구보다 새로운 정권에 대한 애정을 가질 것이고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여러분들은 사라지는게 아니라 잠시 자기위치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뜻을 같이하는 동지인 만큼 주저하지 말고 새 정부에 대한 애정어린 제안과 충고, 권고를 서슴지 않고 해달라. 이것이 인수위원의 의무이고 내가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의 `노 홀리데이(No Holiday)' 근무방침과 달리 이 당선인이 앞으로의 업무과정에서의 `적절한 휴식'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이 당선인은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것"이라며 "쉴 때 일하는 것처럼 비효율적인 것이다. 휴식이라는 것은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그러나 "국민을 편안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 정신없이 허둥지둥 일하는 모습은 국민을 피곤하게 할 수 있다"며 "편안한 자세로 효과적으로 일하면 된다"고 주문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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