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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사교육비 실태조사가 시사하는 것



(서울=연합뉴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07 사교육비 실태조사'는 사교육의 원인과 대책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 차원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사교육 의식과 전국의 사교육비 실태를 직접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슨 문제든 원인을 알면 해법은 찾기 쉽다. 실태 파악이 건성으로 이뤄지면 진단과 처방도 대충 내려지게 된다. 정확한 원인 파악만으도 문제의 절반 이상이 해결될 수 있다. 새 정부는 조사 결과를 공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 경감 대책 마련에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사교육의 가장 큰 원인으로 기업 채용시 학벌 중시와 주요 대학의 시험 점수 위주 신입생 선발을 꼽았다. 새 정부가 사교육비(작년에만 20조400억원)를 줄이려면 능력 중심의 채용 방식 확산과 대입제도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함을 시사한다. 기초학력 부진 학생 지도 강화와 교육방송(EBS) 수능 강의 활성화, 원어민 보조교사 확충, 교원평가제 실시 등의 교육정책은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가 있다'는 응답이 많은 만큼 정부와 정치권은 예산 지원과 관련 법안 처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국어ㆍ영어ㆍ수학 등 일반교과와 논술 관련 사교육의 수강 목적을 보면 선행학습(31.8%), 학교수업 보충(27.5%) 진학 준비(24.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교에서는 수학, 초ㆍ중에서는 영어 과목에 지출이 많았다. 중ㆍ고교생은 `학교 공부만으로는 전 과목을 잘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교육 현장에서 점수와 서열 위주의 경쟁이 계속되고 공교육 경쟁력이 사교육에 뒤지는 한 사교육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다. 영어 공교육 등 차기 정부의 학교 교육 강화 계획이 성공하려면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전체 초ㆍ중ㆍ고교생의 77%가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상당수가 사교육을 통해 진학과 학습 정보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인성 함양에도 도움이 됐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사교육의 부정적 영향으로 체력 저하와 스트레스 증가가 꼽혔으나 순위에서 밀렸다. 사교육의 긍정적 영향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더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학교가 교육 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학습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고교생과 그 학부모들은 교육 당국과 대학들이 전형방식을 사전에 충분히 알리고 시ㆍ도 교육청별로 입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원하고 있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 지출 규모가 크고 참여율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과 광역시, 중소도시, 읍면지역 등 지역별 격차도 컸다. 특히 서울에 살수록, 부모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특목고나 자사고 희망률이 높았다. 그 이유로는 명문대 진학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소득 격차 등에 따라 교육 격차가 벌어지는 `가난의 대물림' 현상은 막아야 한다. 사회 불안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교육정책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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