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감식관 발언..자작극 논란 재연
(타이베이=연합뉴스) 이상미 통신원= 지난 2004년 대만 대선 직전 발생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저격 사건의 감식을 맡았던 전문가가 "목표는 천 총통이 아닌 뤼수롄(呂秀蓮) 부총통"이라고 밝혀 대만이 다시 떠들썩하다.
대만 일간 중국시보(中國時報)는 22일 미국에서 저명한 형사감식 전문가로 활동중인 리창위(籬昌鈺) 감식관이 미국내 강연에서 "총격의 목표는 천 총통의 바로 뒷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천 총통의 뒷자리에는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뤼 부총통이 있었다.
리 감식관의 발언은 당시 선거전에서 수세에 몰린 민진당측이 동정표를 얻기 위해 자작극을 벌였을 개연성이 더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천 총통이 목표였다면 저격범의 의도는 천 총통을 혐오, 민진당의 재집권을 막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지만 실제 정치적 의미가 크지 않은 뤼 부총통을 겨냥했다면 선거판세에만 영향을 주는 사건을 만들려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뤼 부총통도 당시 저격사건 이후 자신이 실제 타깃이 아니었겠느냐는 의구심을 자주 드러냈었다.
리 감식관은 자신의 발언으로 대만이 시끄러워지자 곧바로 "저격수의 목표가 뤼 부총통이었다고 한 것이 아니라 총알의 방향을 추정해 봤을 때 저격수의 총알이 뤼 부총통를 겨냥했을 것이라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국민당은 즉각 뤼 부총통이 경찰의 조사에 협조해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총통의 범인으로 지목됐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천이슝(陳義雄)의 유족들은 리 감식관의 발언에 "왜 이제야 그 얘기를 털어놨느냐"며 "당시 이 사실을 얘기했다면 그가 범인으로 지목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총격 사건으로 천 총통은 가벼운 총상을 입었고 대선에서 3만여표 차이로 국민당의 롄잔(連戰) 후보를 물리치고 연임에 성공했었다.
이후 야당측이 자작극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자 천 총통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리 감식관을 초청, 사건을 재검토했으나 리 감식관은 "천 총통의 상처는 총상일 것"이라는 `허무한' 말만 남기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yunf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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