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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에 대한 진보언론들의 집단 이지메

한계를 지적하되, 가능성의 싹까지 자르지 마라

진보언론들의 문국현 띄우기, 자체가 틀렸다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대표가 총선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전국 선거운동을 위해 비례대표로 출마하느냐, 서울의 상징적 지역구에 출마하느냐의 기로에서,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문국현 대표의 결단은 최소한 창조한국당을 문국현 하나 살기 위해 창당했다는 비난은 차단시킬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문국현 대표가 넘어야할 산은 너무도 많다. 우선, 대선 전까지만 해도, 무차별적으로 문국현 띄우기를 했던 진보언론들의 적대적 보도 태도이다.

문국현 대표와 창조한국당은 대선을 앞두고 갑작스레 정치시장에 나오게 되었다. 이들은 조직도 없었고, 인지도도 없었다. 이런 문국현 대표가 대선에서 130만표를 얻게 된 데에는 진보언론들의 집중적인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물론 문대표 스스로 내건 가치에 대해 유권자들이 동의해준 면도 있지만, 그런 가치도 언론의 호응이 없었다면 전달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진보언론들이 대선 이후 문국현 후보 측에 호의적이긴커녕 적대적 보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문국현 대표가 진보진영의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후보단일화를 거부했을 때부터 예상되었던 일이다. 지금의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200석 이상을 얻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진영에서의 문국현이란 존재는 통합민주당의 표를 갈라먹는 애물단지에 불과하다. 문국현에 호의적인 언론이란 있을 수 없다.

필자는 일찌감치 대선 당시 진보언론들의 무분별한 문국현 띄우기를 여러차례 비판했다. 검증도 되지 않은 다국적 기업의 CEO가, 노정권의 실패를 틈타, 대선후보로 부각되는 것 자체가 정당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향후 문국현 대표의 정치적 행보가 가치나 원칙에 어긋났을 때, 어떻게 책임지려고 함부로 검증없이 사람을 띄우냐는 것이다.

예상대로 그들은 대선 이후 문국현을 내팽겨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유가 전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문국현을 띄웠던 논리는 기존 정치판에 의존하지 않는 참신한 도전이라는 것이었다. 지금 모든 언론이 “문국현과 창조한국당은 끝났다”고 단정내리는 근거는 몇몇 정치인과 당 요직에 있었던 명망가 30여명의 탈당이다. 이를 근거로 이제 와서 창조한국당은 문국현 사당이라 비난해댄다.

이것은 언론의 윤리 이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문국현의 창조한국당은 처음부터 문국현의 대선출마를 위해 급조된 정당이었다. 이것을 몰랐던 사람이 있었나? 대선 전의 한창 문국현 띄우기 할 때 진보언론의 기사를 검색해보라. 창조한국당의 급조 창당이나, 사당화에 대한 비판 기사는 하나도 찾을 수 없다. 문국현이 창조한국당의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부터 대충 박수쳐서 된 것 아니던가. 당내 경쟁자가 있었던가 대안이 었었던가. 그럼 이 당시에는 문국현 띄우기가 아닌 냉정한 분석 기사와 검증기사가 필요했을 때이다. 진보언론은 이런 보도 원칙을 무시했다.

문국현과 3만 당원의 진짜 실력을 보자

지금은 오히려 그 반대이다. 문국현 후보는 진보패거리들의 사퇴 협박에 굴하지 않고 버텨냈다. 그리고, 정치를 포기할 것이라는 세간의 의혹과 달리, 본인 스스로 서울 출마를 선언하며 돌파하고 있다. 현재의 창조한국당의 당세로는 문국현 사당화 탈피는 불가능하다. 현재의 창조한국당에 누가 정치자금을 투자할 것이며, 누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도전하겠는가. 총선 때까지 어쩔 수 없이 문국현 대표가 앞장서서 끌고 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일단은 최소한 문국현 띄우기에 혈안이 되었던 매체라면, 그의 행보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보도하며, 오히려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게 정당한 보도태도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예 문국현과 창조한국당은 총선판에서 완전히 사라진 듯 단정짓고 있다. 정략적 목적으로 총선을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양당 구도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다. 한 일간지의 사설에서는 창조한국당의 실패를 교훈삼자며 확인사살까지 해버렸다.

필자는 문국현의 도전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대선 전의 문국현은 진보언론의 띄우기 전략으로 거품이 가득 끼었었다. 그 때문에 무언가 하나 얻어보려고 캠프에 합류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이제 그들은 다 떠나고 문국현과 3만 개미 당원만 남았다. 그들의 본 실력이 드러날 때이다.

지금으로선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지만, 호남에서 공천 대혈투를 벌일 신당이나, 인수위의 미숙함과 이명박-박근혜의 공천 전쟁이 부담인 한나라당 사이에서, 문국현과 창조한국당은 예상 외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문국현과 3만 당원의 노력에 달려있다.

그렇게 혹시, 문국현 대표가 총선에서 대박이라도 터트리면 그때 다시 문국현을 진보의 영웅으로 포장하여 마구잡이로 띄워대지 않았으면 한다. 가능성의 가치를 부각시키되, 그 한계도 함께 다루고, 한계를 지적하되, 가능성의 싹까지 자르지 않는, 냉정한 정치 보도를 정녕 볼 수 없단 말인가.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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