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방화는 매우 가슴 아픈 사건이다. 그러나 필자의 가슴이 지금보다 더욱 아픈 사건이 있었다. 진중권에 의하여 아리랑이 촌스러운 음악으로 추락한 2007년 8월 10일의 MBC 100분 토론 사건이었다. 아리랑은 우리 선조들의 가슴속에서 살아왔던 문화유산이다. 무형의 문화유산 또한 유형의 문화유산처럼 소중한 것이다. 어쩌면 무형의 문화유산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우리가 문화재를 관리하는 것은 조상의 화려한 문화유산을 보고 우리민족의 발달된 문화에 대한 긍지와 사랑을 고취시키기 위한 것이다.
숭례문은 조선 초기에 건축된 약 600년 된 건축양식이다. 그 후로 몇 차례 보수가 진행되어서 엄밀히 말하면 600년 전의 건물은 아니다. 그리고 숭례문은 600년 전의 형태로 재현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문화는 천박한 것이고 서구 문화는 좋다는 문화의 사대주의는 수리조차 불가능 하다.
일본의 '오사카 성'도 근대에 재건축 된 것이다. 그리고 '오사카 성'도 현재 일반의 관람이 가능하도록 개방되어 있다. 숭례문의 소실에 대한 책임소재를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모두의 뜻과 성의가 있는 숭례문의 복원도 가치가 있다. 일본 오사카 성의 복원도 오사카 지역의 기업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복원 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국고로 숭례문 복원을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숭례문 복원에 소요되는 금액은 수백억원 정도 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집 주변 환경 정비에 사용되는 금액정도면 복원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 정도의 금액을 국고에서 지급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숭례문 복원은 복원에 사용된 투입 비용보다도 그 자금의 출처가 의미가 있다. 가능하면 시민이 모금을 하여서 복원하는 것이 우리 문화자산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 될 것이다. 숭례문이 복원되면 방화 및 복원에 대한 역사 기록실이 생겨야 한다. 그 곳에는 방화범의 이름과 방화 사유가 기재되어 있어야 하고 또 다른 곳에는 숭례문 복원에 참여한 복원 성금 기증자들의 이름이 기록된 기록실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어두운 과거를 후손들이 보면서 두 번 다시는 문화재에 대한 방화가 발생하지 아니하는 역사의 교육장이 되어야 한다.
유형문화재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의 문화를 사랑하는 것이다.
숭례문 같은 유형문화재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음악, 영화 등의 우리 문화도 이번 기회에 관심을 갖자.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서는 국내 대중가수가 공연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예술의 전당”에서 서구의 작품을 주로 상영한다면 숭례문이 소실되는 것처럼 우리의 머리 속에서는 우리의 예술이 불타서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6년 개봉된 ‘복면 달호’라는 영화는 우리의 트로트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도록 하는 영화이다. ‘복면 달호’는 록 가수가 되고 싶은 달호(차태현)가 [큰소리 기획사]의 사장(임채무)의 눈에 들어서 트로트 가수로 변신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록 음악을 하면 예술가 이고 트로트를 하면 예술가가 아닌 것 같은 문화의 사대주의를 비웃고 진정한 예술의 의미를 말하여 주는 깊은 의미가 있는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 또한 제작자가 코미디언이라는 이유로서 코미디 영화라는 비판을 받았다.
[열혈 로커의 트로트 가수 되기를 그린 ‘복면달호’는 지난달 15일 개봉해 4일까지 관객 133만명을 동원했다. 코미디 영화 성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코미디언 이경규가 절치부심 제작해 화제를 독점한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또 기존 기획 코미디 영화의 ‘대박’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복면달호’ 역시 기획 코미디 영화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 (‘문화일보’의 모 기자는 이 영화를 코미디 영화라고 단정하면서 매우 비판적으로 기사를 적었다.)
‘복면 달호’는 “예술이 무었인가”에 대하여 깊이 있는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문화일보의 모기자의 주장처럼 코미디 영화로 전락되어서는 않되는 영화이다.‘예술은 흉내다’는 대사가 있는데 이것은 코믹이 아니라 예술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말이다. 무지한 영화평론가, 무지한 기자들이 우리의 예술을 죽이고 있다. 그들이 극찬한 영화 ‘괴물’이나 ‘우아한 세계’는 일본 등의 국외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올렸다. ’괴물‘은 미국에서 ’THE HOST'로 상영되었어나 김기덕 감독의 저예산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보다 저조한 흥행실적을 올렸다. 2006년은 화려한 국내 영화산업의 흥행성공과 저조한 국외 영화수출의 한 해를 기록하였고 2007년은 ‘디워’가 영화의 중심에 선 시기였다. ‘디워’에 대한 논란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시기였다. 여기에 하이에나 같은 인간이 나타나서 아리랑은 촌스럽고 용의 전설을 지렁이의 전설로 만들어버린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는 언제나 싸움터에 나타나서 애국은 파시즘으로 몰아버린다. 숭례문 복원은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성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좋다. 이것을 정치적으로 몰고 가서도 아니 된다. 또한 순수한 마음을 파시즘으로 치부하여서도 아니 된다. “숭례문이 무슨 불우이웃인가”라는 그의 말은 문화유산을 걸인으로 전락시키게 된다. 문화유산은 복원되어야 하며 복원과 동시에 불행한 방화의 교훈도 함께 보존하여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전통, 우리의 전설도 소실되지 않고 번영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숭례문 사건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