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발의한 '이명박 특별검사법안'과 'BBK 수사검사 탄핵소추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실력 대치하는 등 대선정국 막바지에 '일촉즉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통합신당 측은 오늘(11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 임시국회 본회의를 단독으로 개의하여 민주노동당, 민노당 및 창조한국당과의 공조를 통해 이들 법안들을 직권상정하기로 결정했다. 통합신당 지도부는 이같은 의총 결과를 토대로 임채정 국회의장을 찾아가 법안 직권상정을 요청했으며, 임채정 의장은 '여야 합의'를 전제로 직권상정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BBK 검찰수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구성된 신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은 처음부터 지지율 1등짜리 대선후보를 기소할 수 없다는 선을 미리 그어 놓고 특정 후보에 유리한 진술을 강요하면서 수사결과를 짜맞추려 했다"며 "이는 명백히 헌법과 법률이 정한 검사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신당이 탄핵 심판을 청구하고 특검법을 발의한 것은 결국 검찰을 흠집내고 그렇게 해서 대선을 자기들한테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정략에 불과하다"고 신당 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정략적으로 검찰을 탄핵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어 국회에서 법치주의를 지키는 행동에 나선다"며 "온몸을 던저 법치주의와 헌정질서를 지키고 대선을 공정하게 치러 국민주권이 훼손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에서 "신당의 검찰 탄핵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로 국민의 상식을 탄핵하는 폭거"라며 "어차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것을 알면서도 요건에 맞지 않는 탄핵발의를 하는 것은 정략적 선거용 탄핵이다. 한마디로 생떼쓰기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당초 1시 30분경에 열기로 예정되었던 의원총회를 전격 취소한 가운데 심재철 의원을 비롯한 3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후 2시경부터 국회의장석 점거에 들어갔다. 이들은 국회의장석 뒷편에 '탄핵소추 발의는 반헌법, 반민주 폭거'라고 적힌 종이를 써붙이며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후 2시 45분경 의총을 마친 신당 의원들 30여명은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왜 한나라당이 검찰을 보호하는 거야?"라고 소리쳤다. 이에 심재철 의원은 "헌법을 보호하는 거지"라며 맞받아쳤다. 한나라당에서 "김경준은 국제범죄자"라고 소리치자, 신당측에서는 "국제범죄자를 누가 데리고 왔어?"라고 맞받았다. 이에 한나라당측에서 "온 천하에 다 드러날 거야"라고 반박하자 신당측에선 "이명박이는 전과 14범이잖아. 이명박이가 도와줬잖아"라고 맞받았다.
그러나 오후 3시 40분 경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에 나타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철수하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 등은 또한 이날 오후 임채정 국회의장을 직접 찾아가 검사 탄핵소추안 보고 및 이명박 특검법안 직권상정이 부당하다고 역설하는 한편 여야간 합의되지 않은 본회의를 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임채정 의장은 현재까지는 '직권상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검찰 BBK 수사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높은 만큼 직권상정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네이션코리아(http://www.nakore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