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포인트 차로 이긴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안용수 기자 = "마지막 투표함을 여는 순간까지 결과는 알 수 없다. 대역전을 자신한다."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를 결정짓는 전당대회를 코 앞에 둔 20일 오전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분위기는 전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예상 밖의 높은 투표율과 주변의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막판 대역전'이 확실하다는 `희망적' 분위기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일부 언론사가 이날 당 선거인단과 일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시뮬레이션(모의실험) 을 실시한 결과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에 비해 7.0% 포인트로 뒤진다는 보도를 한 데 대해서는 적잖이 신경이 쓰이는 눈치이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들에게 "6% 포인트 차 이상으로 분명히 이긴다"며 "투표율이 원래 65% 정도 돼야 하는데 70%가 나온 것은 문제가 된 휴대전화 투표지 촬영에 당원들이 분노해서 투표장으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병훈 공동 선대위원장도 기자들에게 "대역전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 (이 전 시장 승리) 보도를 했구먼..."이라며 웃는 여유도 보였다.
오전 캠프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문제의 언론사 보도에 대해 "18일자 조사인데다 높은 투표율이 반영이 안됐고, 샘플수나 응답률도 낮아 가치없는 조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홍 위원장은 "나는 물론 캠프 상당수의 역할이 오늘로써 끝났다. 오늘 짐을 정리하고 내일부터는 안나오려고 한다"며 "캠프 관계자들은 회고담을 하지 마라. 후보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또 여론조사에서 20~30대 450여명이 응답하지 못한 데 대한 이 전 시장측의 문제 제기를 거론하며 "우리에게 미세한 `역(逆)손해'가 있을 것"이라며 `호재'임을 강조하고, "여론조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개표가 불가능해질 수 있는 만큼 여론조사는 애초 경선관리위가 정한 규칙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해당 언론이 이 전 시장에 대한 `팬서비스' 차원에서 기록을 남겨두려 한 게 아닌가 한다"며 여유를 나타내고 "우리는 3~6% 포인트 차로 낙승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가 이긴다면 그동안 대한민국 모든 여론조사기관이 얼마나 허구적, 편파적 여론조사를 했는지, 그리고 거기에 언론사가 얼마나 농락당했는지를 깊이 인식할 수 있었으면 한다"면서 "언론사도 여론조사가 적중하지 않은 이유를 여론조사 기관 탓으로 돌리지 말고 국민의 높은 정치적 수준을 인식하지 못한 자신들의 통찰력 부족으로 생각하고 `내탓이요'하는 보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유승민 정책메시지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북 투표율이 90%여서 생각보다 박 전 대표가 크게 이길 것이고, 서울도 투표율이 70% 가까이 돼 (박 전 대표가 강한) 일반국민의 참여가 많았을 것이며 여론조사의 경우, 이 전 시장이 강한 20~30대 450명 가량이 빠졌다"며 박 전 대표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로 들었다.
다만 이런 `자신감' 속에서도 이 전 시장 승리를 예상하는 전망들에 대한 당혹감도 묻어났다.
한 핵심관계자는 "캠프는 모두 다 결과가 좋다는 입장인데 이렇게 보도가 되니 할 말이 없다"면서도 최근 일부 신문이 여론조사와 관련해 `오보'를 내 사과문을 낸 점을 거론하며 "이 신문도 내일 사과문을 내지 않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겸허하게 수용하겠지만 한나라당이 그동안 부패 이미지를 벗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부패 이미지를 덧씌운 경선의 타락성에 대해서는 개탄스런 마음"이라며 "(이 문제가) 경선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투표용지 촬영 등의 `부정 행위'에 대한 검찰 조사가 경선 이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리 가정해서 말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중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전당대회장인 올림픽 체조경기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후보로 당선될 경우 수락연설을 통해 "경선 과정에서 노정된 갈등을 조속히 치유, 한나라당을 화합의 길로 이끌어 당의 숙원인 정권교체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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