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상배기자] '유류세 인하' 요구에 시달려온 정부가 반격에 나섰다. 유통단계별 휘발유 가격 구조를 공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휘발유 가격의 올해 상승분 가운데 69%가 정유사의 정제마진 확대에서 왔다는게 핵심이다.
재정경제부는 11일 '원유 및 휘발유 등 석유제품에 대한 할당관세 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휘발유 유통마진 추이'라는 자료를 첨부했다.
대한석유공사가 분석한 이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휘발유 소비자판매가격의 상승분인 리터당 123원 가운데 85원(69%)이 정유사 정제마진 증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 정제마진은 작년말 리터당 144원에서 올 5월 229원으로 59% 뛰었다.
같은 기간 원유 도입가격은 리터당 36원 올랐고, 유류세는 11원 상승하는데 그쳤다. 주유소 유통마진은 오히려 리터당 9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기름값 상승의 원인을 유류세 증가로 돌리는데, 실제로 올들어 단위 판매량 대비 유류세는 큰 변화가 없었다"며 "유류세를 구성하는 부가가치세, 교통세, 지방주행세, 교육세 가운데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세목은 종량세여서 유가 변동과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로 만든 석유제품 가운데 휘발유는 10%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중유, 벙커C유 등"이라며 "휘발유에서 마진이 생겨도 중유나 벙커C유에서는 역마진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휘발유만 놓고 정제마진 확대를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상배기자 p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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