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가좌역 선로의 지반이 침하되기 직전에 열차가 사고 지점을 교행하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철도시설공단은 4일 새벽 사고대책 브리핑을 통해 "어제 오후 4시58분께 승객을 실은 서울-문산, 문산-서울행 통근열차가 사고지점인 가좌역 종점을 지났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시간은 오후 5시14분으로 선로 침하가 16분만 일찍 일어났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던 것이다.
공단은 또한 용산발 목포행 무궁화호 열차가 사고발생 2분 전에 가좌역의 직전 정거장인 수색역을 지났지만 사고 조짐이 짙어짐에 따라 열차를 멈추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용산에서 출발할 열차로 승객은 전혀 타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사고징후를 미리 알고도 혹시나 하고 열차를 운행한 안전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줬다.
공단은 오후 4시30분께 공사장 옹벽이 무너질 조짐을 인지하고 공사장의 인부와 장비를 모두 대피시켰지만 예정된 열차에 대해서는 서행하라는 주의 조치만 내린 채 그대로 운행했기 때문.
한편 공단은 2005년 6월에 착공한 근처 가좌역 지하철역 공사장 옹벽에 변형이 생긴 것을 선로 침하의 원인으로 꼽았다.
공단은 "사고원인은 가설옹벽 부실시공, 지하수 등 유입으로 인한 토압가중, 주변지역 진동 등으로 추론할 수 있다"며 "옹벽에 변형이 있었다고 예측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응급복구가 끝난 뒤 더 조사해야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경의선의 유실로 고양 차량기지에서 청소를 해야 할 KTX 열차를 서울역에서 청소하게 됐다"며 "서울역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KTX가 지나는 선로를 미리 오늘 오후 10시까지 복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5일 정오까지 유실된 경의선 선로가 완전 복구되고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