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대중매체들이 '영화관람료 인상'에 관한 뉴스를 일제히 보도했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영화관람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영진위는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이어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측은 "최근 창원지역 3개 멀티플렉스가 요금을 일제히 1000원씩 올리는 등 전국 26개 극장 196개 스크린이 올해 500원에서 많게는 1000원까지 요금을 인상했다"고 전해 관람료 인상이 이미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천영세 의원이 밝힌 요금인상이 이뤄진 극장은 서울 지역의 CGV 강동, 한일시네마, 씨네11, 경기도 지역의 롯데시네마 구리, CGV 수원, CGV 동수원, CGV 북수원, 프리머스 평택, 경상남도의 CGV 김해, 마산 시네마, 메가라인 마산, CGV 마산, 롯데시네마 마산, 대전시의 MCV 아카데미, 롯데시네마 대전, 스타식스 타임월드, 프리머스 대전둔산, 씨너스 대전 등 전국 26개 극장이다.
2천억 영화진흥기금은 영화관람료에서 모금?
지난해 11월 4천억 원 규모의 영화발전기금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총 5천억원에 달하는 영화발전기금은 정부 출연금 2천억 원과 영화 관람료에 부과되는 부과금 2천억 원, 영화진흥금고의 잔액 1천억원으로 조성된다. 문제는 영화관람료에 부과예정인 2천억원으로 극장 입장료의 3-5%수준의 금액을 모금하는 것으로 이에 따른 영화관람료 인상은 이미 예견되어 왔다.
실제로 영화관람료에 대해서 1985년부터 극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안으로 영진위나 정부의 결정에 따른 사항이 아니다. 또한 극장사업자도 회사 방침에 따라 가격조율이 이뤄지고 각 지역 극장점장의 재량에 따라 별도 추진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영화시장이 최근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헐리웃 영화들이 대거 시장공략에 나서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관람료 인상을 반대할 곳이 바로 극장가다.
천영세 의원이 지적한 26개 극장의 관람료 인상은 영화진흥기금과는 상관없이 지방상영관 수지타산 및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어 적용된 부분이 크다고 볼수 있다. 또 주말 프라임 상영 가격 차등적용은 2002년부터 적용되어 온 것이다.
몇몇 극장의 관람료 소폭 상향은 진행됐지만 전체적인 관람료 인상이나 대폭적인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영화관람료 인상'에 따른 파문이 클수 밖에 없는 것은 '괴물' 이후 '스파이더맨3'로 이어지는 '스크린독과점 논쟁'과 동시에 불거진 '극장부율(입장수익분배율)'문제 그리고 공정위의 '가격담합'조사등 영화계가 안고있는 고질적 병폐가 드러나고 2천억원에 달하는 기금을 관람료에서 거두겠다는 예고가 대중들의 시선을 날카롭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수익 팝콘과 스크린광고가 80%
지난해 국내 최대 극장체인인 CJ CGV의 공정공시를 보면 전체 매출액의 75%는 영화상영이 차지했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매점 운영이 47%, 스크린광고가 3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CGV를 비롯한 롯데시네마, 프리머스, 메가박스등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그 규모가 매우 크고 매장 규모, 근무인원, 극장 유지 및 시설보수등 덩치에 맞게 엄청난 비용이 소모된다. 즉 입장권만으론 수익을 만들수 없는 구조다.
멀티플렉스에 입점해 있는 매점이나 푸드코트등이 일반 식당가나 매점에 비해 상당히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속사정에 기인한다. '상품판매'는 극장이 가격을 마음대로 정할수 있고 수익을 독점할수 있다.
CGV가 극장내 매점에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해외극장을 탐방하고 연구해 새로운 팝콘과 각종 먹거리 상품을 출시한 목적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또 각종 할인이벤트로 실제 영화상영으로 인한 수입은 줄어들고 '극장부율'논쟁으로 기존의 5:5(극장)에서 6:4(극장)으로 조율되면 멀티플렉스들은 더욱 매점을 비롯한 부대사업에 집중할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극장내 매점 상품들의 높은 가격이 도마위에 올라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발전을 위해 조성하는 기금을 영화관람료에 부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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